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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간 검사들에게 술과 성접대 등을 해왔다"며 '스폰서 검사'를 폭로한 경남의 건설업자 정아무개(52)씨가 23일 오후 부산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한 후 휠체어에 탄 채 병원에 실려가고 있다. (한겨레 하니TV 제공)
 "25년간 검사들에게 술과 성 접대 등을 해왔다"며 '스폰서 검사'를 폭로한 경남의 건설업자 정아무개(52)씨가 4월 23일 오후 부산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음독 자살을 시도한 후 휠체어에 탄 채 병원에 실려가고 있다.
ⓒ 한겨레 하니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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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부산·경남지역을 거쳐 간 검사 수백 명에게 정기적으로 향응 및 성 접대를 해온 사실을 폭로한 건설업자 정모(52)씨의 접대 리스트에는 현직 검사장급이 1명 더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검사장급 인사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비서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세 차례 만나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입력돼 있지는 않지만 접대를 한 별도의 검사들에 대해서도 진술을 했는데, 그 가운데 C씨는 현재 검사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검사장급 스폰서 검사'... 정씨 진술 매우 구체적

이와 관련된 정씨의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다.

"회식하고 2차를 가고, 그때 당시 섹스는 필수적으로 했다. (내가 접대한 검사 중에) 안 한 분은 ○○지검 특수부장 했던 M검사 한 분뿐이었다. 사법연수원 ○○기로 ○○지청장을 했다. 지난번에 검사장 승진 못하고 옷 벗고 나왔다. (내가 접대한 사람 중에) 그분 빼고는 섹스 안 한 사람은 없었다.

1990년대에는 서울 올라가면 진주지청 거쳐 간 검사들을 강남 역삼동의 오○○, 그린 ○○에서 접대하고 삼천포 쥐치포에 30만원씩 넣어서 줬다. 그렇게 십여 년을 관리하니까 다른 검사들을 데리고 나와 그 사람들까지 접대했다."

검사들의 스폰서 문화에서 관행화된 이른바 '스폰서 인수인계' 혹은 '스폰서 새끼치기'다. 정씨는 구체적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C검사는 M검사의 사법연수원 후배인데 한 달에 한두 번 서울에 올라갈 때마다 M검사 소개로 나오더라. 잘 모르는 검사였지만 M검사 만날 때마다 함께 나와 내가 30만원씩 주고, 성 접대하고 그랬다."

정씨가 언급한 M검사는 검찰을 떠났지만 C검사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비서관을 지내고 현재는 검사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과거정권에서 일어난 일" MB의 '물타기' 발언 '무색'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 26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검사와 스폰서' 파문과 관련해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고 제도적인 보완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말해 이번 사건을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로 성격을 규정했다.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이라는 전제를 통해 슬쩍 물타기와 책임 전가를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설령 '과거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더라도, 업자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갖고 있는 검사가 공직자의 비위를 감찰하는 민정수석실 비서관으로 대통령을 보좌했다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커 보인다. 박지원 의원도 이 대통령의 과거 정권 발언 다음날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현안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귀남 법무장관에게 이렇게 질책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김영삼 정권은 '노태우 정권 때 만든 다리'라고 했는데, 경복궁이 무너지면 (흥선)대원군을 탓할 거냐."

곤혹스런 법무부장관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곤혹스런 법무부장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4월 27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한 질의를 받고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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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처지가 난처해진 이귀남 장관은 "어느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든 잘못된 일"이라며 "(검찰의) 책임이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 장관은 또 "사업가 정모씨 명단에 검사장급 이상 인사가 기존 2명 외에 더 있냐"는 주광덕 의원의 질문에 "일부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정씨의 접대 리스트에 올라 있는 '법무부 고위간부'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씨가 말한 C검사는 리스트에 오른 '법무부 고위간부'와는 다른 사람이다. 따라서 정씨로부터 향응-접대를 받은 검사장급 현직 검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그리고 '법무부 고위간부' 등을 포함해 모두 4명이 되는 셈이다.

<오마이뉴스>는 C검사가 과거에 서울에서 근무할 때 M검사와 함께 정씨로부터 향응-접대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C검사는 "당분간 언론과 인터뷰할 일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한편 지난 12일 일부 언론이 정씨의 접대 리스트에 현직 판사도 한 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도했으나, 정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 판사와 관련해 "검사들과의 향응-접대 술자리에 우연히 합석했을 뿐 판사를 정례적으로 스폰하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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