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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가 20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 토론,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토론'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
 6.2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왼쪽부터)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가 20일 밤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 토론,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토론'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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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말라."

25일 오후 80분간 진행된 OBS 경인TV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김문수(한나라당), 유시민(국민참여당), 심상정(진보신당) 후보는 각각 나머지 두 후보를 향해 거짓말을 그만두라고 외쳤다.

김문수 후보는 유시민 후보의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한 옛 발언을 들춰내 진정성을 의심했고, 유시민·심상정 후보는 각각 천안함 침몰과 토건정책에 대한 김문수 후보의 의견을 거짓말이라고 몰아세웠다.

이날 토론회에서 유·심 후보의 공조는 거기까지였다. 심 후보는 유 후보에게도 가차없는 비판을 가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사석에서 심 후보는 단일화를 요구하는 유 후보에게 "아쉬울 때만 친구를 찾는다"며 선을 그었다.

"전쟁공포 분위기 조성 말라" - "김정일·유시민만 천안함 결과 못 믿어"

토론회에서 천안함 관련 이슈는 단 한 차례만 언급됐지만, 공방은 뜨거웠다. 선공을 한 건 유시민 후보였다. 유시민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이명박 정부의 안보무능을 지적하자 '친북이냐?'고 해 당황스러웠다"며 "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전쟁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격은 거셌다. 김 후보는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한) 확실한 증거가 있고, 외국에서 온 조사단도 모두 천안함이 북한의 중어뢰에 의해 공격당했다고 했다"며 "조사결과를 믿지 못하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유시민 후보 두 사람 정도"라고 반박했다.

이에 유 후보가 "TOD 동영상 등 확인된 거짓말이 너무 많은데도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면, 김정일 위원장과 (나를) 묶으려 든다"고 비판하자, 김 후보는 "북한의 거짓말을 비판할 수 있느냐,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군을 불신하면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고 응수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김 후보가 유 후보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김 후보는 "유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 지역에 출마해 '수도권 규제 완화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으로 보는 잘못된 미신을 맹신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 휴보는 "'무분별한' 수도권 규제 폐지를 말한 것"이라며 "비수도권 의원들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균형발전과 같은, 보기 싫은 전임 정권의 정책이라도 살려야 하지 않느냐"고 맞받았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전면 무상급식 실시', '4대강 사업 저지' 방침을 밝힌 유·심 후보와 "재벌 손자도 혜택 받는 무상급식 반대", "4대강 찬성"을 주장한 김 후보의 견해가 극명하게 갈렸다. 

유시민 "한나라당 모두 낙선시켜야"... 심상정 "참여정부도 국민 편 아니었다"

토론회 후반부에서는 김문수·유시민 두 후보를 향한 심상정 후보의 날선 비판이 눈에 띄었다. 특히, 심 후보는 경기도의 개발 정책을 비판하며 김 후보를 압박했다.

심 후보는 "김 후보는 재임시절 (3.3㎡당) 1500만~1600만 원의 고분양가를 용인해 빚을 내고 집을 산 도민에게 큰 고통을 줬다"며 "또한 초호화청사를 추진하고 유사 이래 가장 많은 골프장 건설을 허가하는 등 토건 정책을 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골프장 건설로 세수가 증가했다"며 "또한 초호화청사는 전임 도지사가 추진한 것이고, 임대주택을 많이 안 지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자, 심 후보는 "전임 지사가 계획했던 임대주택 건설은 김 후보가 추진했다고 하고, 문제가 될 만한 초호화청사는 전임 지사 탓을 한다"고 비꼬았다.

심 후보는 유시민 후보 비판에도 인색하지 않았다. 그는 "공약집을 찾아봐도 주택공약이 없다, 집 없는 서민을 외면하지 말라"면서 "사회투자국가 모델이라는 유 후보의 복지정책은 양극화만 심화시키는 실효성 없는 복지"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유 후보가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말을 건넬 수 있는 방법은 투표다, 한나라당 후보를 다 낙선시켜야 한다"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하자, 심 후보는 "참여정부 역시 국민의 편은 아니었다, 이번 선거는 양극화 세력과 복지세력의 대결"이라고 반박했다.

단일화 요구하는 유시민에게 심상정 "아쉬울 때만 친구 찾나"

토론회가 끝난 뒤에도 후보들 간의 설전은 계속됐다.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스튜디오 바깥에서 다시 모인 세 후보는 웃는 얼굴로 서로 "선·후배", "친구"라고 부르면서도 말에는 가시가 담겼다.

유 후보가 심 후보에게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후보들이)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본인은 울산에서 단일화로 당선했으면서 지금은 왜 그러는지 궁금하다"고 말하자, 심 후보는 유 후보의 시선을 외면하며 "유 후보가 잘할 것으로 본다"며 답했다.

이에 유 후보가 "친구 사이에 남 얘기하듯이 말하니 섭섭하다"고 말하자, 심 후보는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유 후보는) 과거 정권 실세 때는 본 척도 안 했으면서, 아쉬울 때 친구를 찾는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와 김 후보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후보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언급하자, 유 후보는 "'선거의 여왕'이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약속 잘 지키고 거짓말 안 하는 보수에게는 표현을 정중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후보가 "메뚜기, 집시라는 표현을 하지 말아 달라"고 하자, 김 후보는 "모르는 일이다, 바로 전화하지 그랬느냐"고 응수했다.


태그:#경기도지사 후보 투론회, #김문수, #유시민,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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