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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부교육청이 25일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서울 동부교육청이 25일 이 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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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부교육청(교육장 김태서)이 오는 7월로 예정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일제고사 문제지를 만들어 이 지역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시험을 보도록 지시하는 공문을 25일 각 학교에 보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4일 기초학력미달 비율을 교장·교사 평가에 반영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서울학생 학력신장방안'을 내놓은 뒤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공정택 교육감 시절보다 더 강한 학력신장정책 발표에 이어 서울의 지역교육청 차원에서도 일제고사를 시행하려는 것이다.

서울의 지역교육청 차원 일제고사 첫 사례

동부교육청은 이 지역 43개 초등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각 학교에서는 6학년 5월 학력 신장 상황 점검을 위한 평가를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여 주기 바란다"면서 "평가도구는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개발 또는 우리교육청 문항을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평가대상은 6학년이고 교과는 오는 7월 학업성취도평가와 같은 과목인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등 5개 교과다.

하지만 이 교육청은 '자율적 실시'란 말과는 달리 응시학생수, 기초학력미달학생수 등을 적은 평가 결과를 엑셀 파일로 작성해 6월 4일까지 보고하도록 해 강제성을 띤 일제고사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각 학교에 제공한 문제지에는 "초등학교 6학년 학업성취도평가 대비"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

동부교육청이 인터넷 등을 통해 각 학교에 제공한 문제의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문제지.
 동부교육청이 인터넷 등을 통해 각 학교에 제공한 문제의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문제지.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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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들어가자 "시험지 회수하겠다" 소동

동부교육청 소속 A초등학교 박아무개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에 따라 교장평가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에서 동부교육청에서 지시한 일제고사를 보지 않을 학교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말만 자율이지 강제로 지역 교육청 차원의 일제고사를 보도록 압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동부교육청은 이날 오후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학교에 제공한 시험지를 모두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청 관계자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을 점검하려는 학교를 돕기 위해 봉사 차원에서 시험지를 만든 것인데 일제고사라는 오해를 받게 되니 문제지를 모두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지에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란 글귀가 들어간 이유에 대해서는 "시험을 출제한 교사가 적어놓은 글귀를 미리 챙기지 못한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권한대행 이성희)은 교육감 선거를 7일 앞둔 지난 24일 공정택 전 교육감의 상징 구호인 '서울학생 학력신장방안'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중견관리는 '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학력신장TF팀이 활동을 마감하는 시기에 맞추다 보니 선거 전에 발표했을 뿐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초·중·고교 교사들의 담임 학급별 '학습부진아' 현황을 인터넷에 공시하기로 했다"는 <조선일보> 24일치 보도와 관련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학력신장방안에는 이와 같은 보도 내용이 들어 있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낼 예정입니다.



태그:#서울시교육청, #일제고사, #공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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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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