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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만해NGO센터에서 기본소득연합 발족식이 열렸다. 기본소득연합은 지난 3월 1일 사회당의 제안으로 준비되었으며,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연합의 시도로 기획되었다.

 

기본소득연합은 기본소득 의제의 사회적 확산과 6월 지방선거에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후보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러한 시도는 2009년의 독일 총선과 올해 3월의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도 전례가 있었다. 발족식의 사회를 맡은 최광은 사회당 대표는 기본소득연합에 대해 "한국 사회 최초의 대안 연합이 될 것이다. 기본소득과 보편적 복지 실현을 위해 기본소득연합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소득연합에는 50개 단체와 771명의 개인이 참여했으며, 사회당 후보 23명, 민주노동당 후보 3명, 진보신당 후보 2명 등 현재까지 28명이 기본소득 후보로 참여했다. 이 외에도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기본소득네트워크 대표, 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 이수봉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부총장, 곽노완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 금민 사회대안포럼 운영위원장, 김미정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부원장, 김세균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이성백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장, 백승호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최광은 사회당 대표 등 지난 1월 진행된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첫 발언을 맡은 곽노완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은 "기본소득네트워크를 만들고 1년이 지났는데 사회당에서는 부속강령으로 채택하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많은 분들이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출발이 얼마 되지 않았고 작은 첫걸음일 뿐이지만, 전체 인류를 향한 발걸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기본소득 후보들을 향해 "기본소득 의제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더 많은 공감대를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앞으로 10년 이상을 바라보고 더 많은 주체가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성백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소장은 처음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를 기획할 당시만 해도 기본소득이 가진 대안적 의미에 대해 막연히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고 고백하고는 "학술대회에 참석해서야 그 대안을 느끼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동해방의 미래가 어떤 것인가 생각을 해봤는데, 이제는 어디 일자리에서 연봉이건 뭐건 받고서 먹고사는 시대가 끝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동과 분배라는 것이 제도적으로 분리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에서 좀 늦었지만 더 미래적이고 선진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소득이 바로 그 미래지향적 대안 중 하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금민 사회대안포럼 운영위원장은 "신자유주의와 현실 사회주의 문제를 한꺼번에 넘어설 수 있는 21세기적 대안이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명박 시대, 부자 감세와 수탈 경제로 대표되는 이 사회에서 조세 문제를 바꾸는 데 기본소득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기본소득을 주장한다기보다 기본소득을 포괄한 대안을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본소득은 시급하고 긴급한 요구"라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당장 새로운 세상을 열 힘은 부족하나,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출발점을 만들기에 충분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제 옆자리의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가 계시고, 이 자리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이윤상 진보신당 후보도 기본소득 연합후보로 나섰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진보3당에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골고루 있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을 다 통하는 하나의 의제가 되었습니다. 기본소득네트워크 역사가 1년 밖에 안되지만 곽노완, 이성백 선생님처럼 기본소득을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이론적인 정치적인 힘을 충분히 얻었다고 봅니다."

"가치와 대안을 중심에 놓는 미래지향적 연합 필요"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발목이 꽉 붙잡혀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운을 띄우고는, "처음 기본소득을 접했을 때, 바꾸려면 이렇게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500억을 들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각종 복지제도 홍보를 언급하면서 "제도를 많이 이야기하니까 얼핏 보면 오세훈이 많이 하는구나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건 보편적 복지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찔끔찔끔 주고 있는 조각난 복지"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장애인수당을 장애인연금으로 바꾸면서 천원을 인상했습니다. 이게 무슨 장애인 연금입니까? 주거권 노동권 모든 문제가 지금 분산되어 있는데, 차라리 모든 장애인에게 200이건 300이건 주는게 낫다는 게 곽정숙 의원실의 기본입장이기도 합니다.  아직은 이런 분위기가 기본소득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지만, 분산되어 있는 복지항목을 모아나가자는 것이 시대의 추세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사회당에서 선도적으로 나서는 것을 고무 찬양하는 바입니다."

이향희 사회당 울산시 광역비례대표 후보는 지난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에서 "19세기 노예제 폐지, 20세기 보통선거권 획득, 21세기에는 기본소득"이라는 문구를 보고 묘한 전율을 느꼈다면서 "한국 사회 최초의 대안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소득연합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정치인으로서 매우 흥분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방선거 연대논의가 반MB연대라는, 야합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선거공학적인 것이 횡행했는데, 그래도 우리가 여전히 진보적인 대안을 갖고 대안연합을 만들고 오늘 이렇게 발족을 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이날 발족식은 주요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진 뒤, 발족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되었다. 참가자들은 발족선언문에서 "민주주의 운동의 과제는 단순히 이명박 정부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민주회복에 그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또 "가치와 대안을 중심에 놓는 미래지향적인 연합 논의가 들어서지 못한다면", 진보의 미래 또한 제대로 기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들은 "기본소득이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진보의 내용을 새롭게 채우고, 실질적인 대안연합을 실현"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광은 사회당 대표는 "현재 기본소득 후보가 28명인데, 적다고 할지 많다고 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2012년 총선 때는 기본소득 후보가 "100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프로메테우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기본소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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