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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일주학원이 2009년 2월 원고에게 한 파면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1부 법정에 모여 있던 10여명의 교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2008년 10월 일제고사에서 학생 선택권을 안내하고 백지 답안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김영승 서울 세화여중 교사에게 법원은 지난 22일 '파면무효' 판결을 내렸다.

'소청심사청구-행정소송' 절차를 밟은 11명의 일제고사 관련 해직 교사들과는 달리 재단의 파면 처분 이후 '민사 재판'을 진행해 온 김영승 교사는 다른 교사들 보다 약 4개월 늦은 이날 '파면 무효' 1심 판결을 들을 수 있었다. 해직 이후 14개월만이다.

일제고사 선택권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해직교사가 된 서울교사 7명과 강원교사 4명의 해임무효 처분에 이은 김영승 교사의 '파면무효 판결'로, 일제고사 선택권 보장을 이유로 교단을 떠나야 했던 12명 교사 전원에게 교단 복귀 결정이 내려졌다.

법정을 나온 김영승 교사는 "당연히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 여겼지만 자꾸 입이 귀에 걸린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재판 결과를 함께 보기 위해 왔다는 세화여중 학부모는 "파면의 부당성을 알기에 무효 판결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면서도 "막상 결과를 들으니 떨린다. 선생님이 학교로 복직하실 때까지 옆에서 응원 하겠다"고 밝혔다.

 파면무효 판결을 확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승 교사(사진 속 마이크를 든 교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파면무효 판결을 확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승 교사(사진 속 마이크를 든 교사)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 강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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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교조 서울지부는 "김영승 교사의 파면을 막기 위해 학부모,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 지역 사회까지 나섰지만 학교 법인은 징계를 강행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일제고사 강행, 선택권 안내 교사의 배제징계 방침이었다"는 말로 교육당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서울지부는 "교단에서 부당하게 쫓겨난 교사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김영승 교사는 물론 공립학교 해직교사까지 즉시 복직시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박수영 해직 교사 역시 "일제고사 선택권을 보장한 교사의 해임과 파면이 과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면서도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돌아간 교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 역시 현실인 만큼 교육청과 사학재단이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해직교사 전원을 복직시키고 교육 갈등을 봉합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화여중 재단(일주학원)의 항소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 김영승 교사는 다음 주 월요일인 4월 26일부터 복직 촉구 1인 시위를 세화여중 앞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봄꽃이 지기 전 아이들 만나고 싶어요"
 파면 무효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활짝 웃는 김영승 교사
 파면 무효 판결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활짝 웃는 김영승 교사
ⓒ 강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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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1부 재판정은 2008년 10월 일제고사에서 학생 선택권을 안내하고 백지 답안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김영승 세화여중 교사의 '파면무효'를 선고했다. 선고 이유가 소상하게 적힌 판결문을 기대했지만 재판정은 "피고 일주학원(세화여중 재단)이 2009년 2월 원고에게 한 파면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한 마디로 재판 시작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판결을 끝냈다. 재판정을 나서는 김영승 교사는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

다음은 그와 짤막하게 나눈 이야기이다.

- 기분이 어떤가?
"다른 날과 똑같다. 자꾸 웃음이 나는 것만 빼고. 어제 꽃잎들이 날리는 걸 보면서 저 봄꽃들이 다 떨어지기 전에 학교로 돌아가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보다 먼저 해임 무효 처분을 받고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공립학교 해직 선생님들도 계신데 혼자만의 교단 복귀를 꿈꿔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 전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 판결을 예상했나?
"이미 공립 선생님들이 모두 해임무효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하지만 선고 날짜가 다가오니 학교 법인이 가진 힘으로 예상된 판결을 뒤집는 것은 아닐지 두려워졌다가 판결과 동시에 학교가 나를 복직시킬 거라는 희망도 가져보고…. 생각이 극과 극을 달렸다."

- 징계 양정에 대한 것 말고 일제고사가 가진 문제점이 판결문에 적혀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김영승 교사는 22일 오후 6시30분 현재 판결문을 입수하지 못했다).
"결심 공판을 위해 여러 장의 최후 진술을 써갔는데 재판정에 도착해 보니 15분 사이에 6개의 재판이 배치되어 있었다. 결국 최후진술은 서면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판결문에 몇 가지만 명시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하나는 일제고사 선택권을 보장한 나의 징계 양정 수준이 적절했는지를 넘어 일제고사가 가진 교육적 문제점을 지적한 행위의 정당성도 써달라는 것. 다른 하나는 재단이 징계위원회를 여는 과정의 문제점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재단은 일제고사 관련 징계위원회를 열면서 이번 사안과 무관한 내용들로 내게 인신공격을 했다. 학교 급식 문제를 지적해 바꾸도록 한 점, 원칙을 무시한 학운위 교원위원 지명에 문제제기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자랑스러운 활동이라 여기고 있지만 학교는 이 과정에서 진행된 학교 앞 집회 등을 예로 들며 내가 학교를 시끄럽게 했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이 주장은 재판까지도 이어졌다."

- 앞으로 계획은?
"재단이 항소한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당장 월요일부터 복직 촉구 1인 시위를 진행한다. 판결문이 학교 측으로 전달된 것이 확인되면 찾아가서도 복직 요구도 할 것이다.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지만 아무래도 학교에 가야 내 자리처럼 느껴질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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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교육희망>의 강성란 기자입니다.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교육 소식을 기사화 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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