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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의 미래를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인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가 4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교육계의 중요한 논쟁 주제 중 하나였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에 대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사건이 한국과 영국에서 거의 동시에 벌어졌다.

 

한국선 일제고사 파면 김영승 교사에 무효 판결

 

 세화여중 졸업생, 학부모, 동료 교사들로 구성된 '세화여중 김영승 선생님 징계 저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화여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4일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을 설명했다는 이유로 파면 당한 김영승 교사에 대한 징계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4월 22일 서울중앙지법은 일제고사와 사학민주화 관련 사건으로 세화여중에서 파면된 김영승 교사에 대해 파면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일제고사 관련 건으로 파면 해임된 12명 모든 교사들이 법원에서 징계가 무효라는 결정을 받아 승소하는 것으로 1심이 끝났다.

 

지난 해 12월 서울의 공립학교에 근무 중이던 7명의 교사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파면 해임 징계가 무효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뒤이어 올해 2월 강원도에서 똑같은 이유로 해임 되었던 3명의 교사들도 춘천지법에서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았다. 이전에 해임되었던 울산의 교사 역시 해임 취소 결정을 받았다.

 

정부에서는 이후에도 계속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있지만 이미 법원 선고를 통하여 그 정당성이 상당히 훼손당한 상황이고, 이번에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한 상당 수의 후보들이 일제고사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제고사 제도 자체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이미 유엔(UN)의 사회권 위원회가 우리 정부에 일제고사(Iljegosa)를 "학교 간의 불필요한 경쟁만을 유발하고,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접근 기회를 가로막는다"는 등의 이유로 재고를 권고하여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영국선 교장과 교사 대다수가 일제고사 감독 거부 선언

 

영국에서는 11살 초등학생 6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학업성취도평가(SATS)가 다음 달 10~13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웨일스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에서 모든 일제고사를 폐지하였고, 마지막 남은 잉글랜드에서도 2008년부터 고등학교와 중학교 단계에서는 폐지하고 초등학교에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 시험이 다음 달에 예정된 것이다.

 

그런데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메일>,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영국의 전국적인 교장노조(NAHT)와 교사노조(NUT)의 발표를 받아서 일제히 교장과 교사들이 이 시험의 감독을 거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 일제고사가 전국의 학교들을 일렬로 줄세워서 아이들과 교사들을 시험 기계로 만드는 등 교육상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를 반대해 왔는데 이들이 조합원들의 총 투표를 통하여 일제고사 감독을 보이콧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영국 교장노조와 교사노조가 영국식 일제고사(SATS) 감독을 보이콧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좌). 영국교원노조(NUT)가 토요일마다 일제고사(SATS) 폐지를 주장하며 거리서명과 선전전을 하고 있다(우).

이 투표 결과 교장의 61.3%, 교사의 74.9%가 시험 감독 거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교사들은 시험 감독을 거부하는 대신 현장 학습 등을 강화하거나 작년 시험지를 나누어 주는 방법 등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이 투표 조직과 SATS 폐지를 위하여 매주 토요일을 'SATs 새터데이즈(Saturdays)'로 정하고 케임브리지셔(Cambridgeshire), 리즈(Leeds), 랭커스터(Lancaster) 등 전국적으로 거리에서 서명을 받고, 선전전을 진행해왔다.

 

영국 교육당국은 학교장과 교사들에게  "학교장과 교사들은 시험 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면서 직접 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교사와 교장 노조가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일제고사 최후 생존국 영국과 한국 일제고사의 운명은?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아예 전국단위 일제고사라는 시험 자체가 없으며,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과 일본에서도 이미 이를 표집평가로 전환하거나 폐지하였다. 2010년 현재 전 지구에서 영국의 초등학교와 대한민국의 초중고에만 남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2010년 4월 이 두 나라에서도 일제고사의 존폐를 결정한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서울 세화여중의 김영승 교사를 마지막으로 일제고사로 파면 해임된 12명의 교사 전원에 대한 징계가 무효임을 법원이 확인하였고, 영국에서도 초등학교만 남은 일제고사에 대해서 교장과 교사들이 동시에 보이콧을 행동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국과 한국 중 과연 어느 나라가 일제고사 최후 생존국이 될까? 세계 교육사는 이 두 나라를 뭐라고 기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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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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