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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보수 및 진보성향 후보에 대해 정보수집에 나선 내부문건이 보도된 가운데, 22일 오후 2010승리를위한국민주권운동본부와 서울시교육감범시민추대위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여당에 대한 충성서약 중단'을 촉구하며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계가 지난 16일 일선 경찰서 정보과에 '좌파'와 '우파' 교육감 후보의 정보를 수집해 5일 내로 보고하라는 지시를 담은 공문에는 "무상급식, 후보단일화  등 좌파세력의 선거전략이 무엇인지" "한나라당의 반전교조전략이 먹혀들고 있는지, 우파가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에서 반전교조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 먹혀들어 가고 있다고 보는지 아니면 영향력이 없다고 보는지. 이에 대한 대비책은 있는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계가 최근 일선 경찰서 정보과에 보낸 문건의 일부 내용이다. 이 문건에서 경찰은 서울시교육감 후보자들을 '좌파'와 '우파'로 나눠 정보를 수집해 5일 내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렇게 경찰도 인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6월 2일 교육감선거를 '전교조 대 반전교조' 구도로 치르고 싶어 한다는 걸 말이다. 경찰이 교육감 선거 정보까지 수집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반면 한나라당이 '반전교조 프레임'으로 교육감 선거를 대비한다는 사실은 이젠 '뉴스'도 아니다.

 

이미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이번 선거를 전교조 심판으로 몰아가겠다"고 공언했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 공개를 강행한 것도 교육감선거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수우익 '전교조 대 반전교조' 구도..."약발 떨어졌네"

 

 교육감 선거에서 반전교조 단일 후보를 내세우려는 '바른교육국민연합' 홈페이지의 문구.

 

정치권만이 아니다. 김진홍 목사, 조용기 여의도 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소설가 복거일 등 보수우익 인사들은 3월 16일 '바른교육국민연합'을 출범시키고 반전교조 교육감 후보 단일화 작업을 시작했다. 당시 이들은 이렇게 선언하고 다짐했다.

 

"보수우파 진영이 총 단결해 반전교조 단일 후보를 내세워 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하자!"

 

교육감 선거는 원칙적으로 정당 개입을 배제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감 후보자의 보혁 성향에 따라 정치권 여야가 각각 연결돼 있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와 여당은 교육감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개 시·도 중 서울 등 주요 지역에서 개혁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 'MB교육'이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진보개혁 진영은 "서울·경기 포함 5곳에서만 승리하면 MB교육을 아웃시킬 수 있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그렇다면 MB교육을 사수해야 하는 보수우익의 상황은 어떨까. 여러 교육계 인사와 전문가들은 "보수우익이 불리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반전교조 구도는 약해졌고, 외고 등 특목고 이슈는 소멸됐으며, 무엇보다 보수 성향 후보의 단일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 그리고 재야의 보수우익이 강하게 밀고 있는 '반전교조 구도'부터 보자. 우선, 조전혁 의원의 전교조 소속 교사 명단 공개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아 보인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들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원이 전교조든 교총 소속이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명단 공개로 달라지는 건 없다"며 "무엇보다 학교와 학부모들도 교원의 소속 단체와 학생 학력은 무관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 자체가 없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교육 이슈가 워낙 많아 반전교조 구도는 이제 신선도가 떨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반전교조 구도는 야권이 이미 선점한 무상급식 이슈를 분산시키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교조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반전교조 구도로 야권이 긍정적인 이슈로 선점한 무상급식 프레임을 깨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권에서 뉴타운 공약, 교육계에서는 특목고 확대 사라져  

 

 조계종 총무원이 서울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전환하기로 한 과정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의 외압이 있었다는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의 주장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던 안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으나 이 사안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한 연구원도 "원래 '반대' '안티' 등의 구호는 전통적으로 여권을 견제하는 야당이 외쳤던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제 '반전교조 구도 피로증'을 느끼고 있고, 그런 징후는 이번 명단 공개 이전인 2009년 경기도교육감 선거와 시국선언 교사 징계 반대 여론에서 이미 표출됐다"고 말했다.

 

실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3월 16일 '바른교육국민연합' 출범식에서 전교조를 겨냥해 "지난 10년 간의 좌파정권 기간 동안에 편향된 교육이 이루어졌다"며 "(그로인해) 극악무도한 흉악범죄들, 아동 성폭력 범죄들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말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서울시교육감에 출사표를 던진 보수성향의 후보들도 정부와 여당의 반전교조 구도에 불편한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회장을 지낸 이원희 예부후보 측은 2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명단 공개 자체는 현행법을 떠나 하나의 대세가 됐다"고 전제한 뒤 "지금은 교총이든 전교조든 소속 단체 때문에 (선거에서) 타격을 받는 시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수성향의 한 후보 역시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 공격 발언이 심한 역풍을 맞은 것이 증명하듯 이제 색깔 공격은 선거에서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전교조 교사 수와 학력과는 무관하다는 게 명단공개로 밝혀졌다"며 "정부와 여당이 '괜한 짓'을 안 하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21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표준점수 합산 성적이 특목고를 제외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숙명여고의 경우 전교조 소속 교사가 17명으로 교총 소속 교사(13명)보다 많았다.

 

수능 3개 영역에서 최상위권인 1등급 학생 숫자가 전국 상위 50위 안에 든 경기여고(21명), 양정고(28명), 경기고(23명), 개포고(17명), 반포고(17명) 역시 전교조 교사의 숫자가 교총 소속 교사보다 많았다.

 

난립하는 보수성향 후보들..."단일화 고민되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또 외고를 비롯한 특목고 추가 설치 등 자신들의 '전통적 공약'을 강하게 제기할 수 없다는 점도 보수우익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권 실세로 통하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를 특성화고로 통합하고 선발고사가 아닌 추첨으로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정 의원은 "외고를 중심으로 한 교육기득권층과 사교육기관, 일부 완고한 교육관료 등 '3대 외고 비호세력'이 있다"며 "학벌·연고주의가 뿌리 깊은 우리나라에서 단지 선발경쟁으로 수월성 교육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하책으로 큰 부작용이 나타나게 돼 있고, 교육은 잘 가르치는 것이지 잘 뽑는 게 아니다"라고 외고 폐지 반대론자들을 비판했다.

 

이렇게 정권 실세가 외고 폐지·전환을 앞장서 주장했으니, 6개월이 지난 지금 보수우익이 반대로 특목고 확대를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정치권에서 뉴타운 등 재개발 공약이 사라졌다면, 교육계에서는 특목고 확대 설치 주장이 쏙 들어갔다. 대신 무상급식 같은 생활형 이슈가 자리 잡았다.

 

이와 같은 선거 구도와 정책은 차치하더라도 보수우익의 큰 고민은 따로 있다. 바로 난립하고 있는 보수성향의 후보들 때문에 단일화 작업에 먹구름이 낀 것이다.  

 

서울 지역의 이원희·김성동·이경복·김경회·이상진 등 예비후보들은 바른교육국민연합에 단일화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영숙·남승희 후보는 단일화에 반대하거나 아직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단일화 참여 의사를 밝힌 후보들도 경선 규칙, 방법, 시기 등은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

 

경기도 역시 진보개혁 진영에서는 김상곤 현 교육감만이 재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보수우익에서는 강원춘 전 경기교총 회장, 문종철 전 수원대학장, 조창섭 단국대 교육대학원장, 정진곤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보고한 보수우익의 필승카드는?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교육청의 인사 비리 문제와 '교육계 MB' 공정택 전 교육감 구속도 보수우익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며 "요즘 국민이 실망하는 것은 교육비리 문제다, 사회제도상 교육감이 선거로 되면서 그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나 생각한다"고 교육감 권한 축소를 시사했다. 이런 대통령의 발언은 교육감 선거를 앞둔 보수우익의 우려와 걱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 동향을 파악하라는 서울경찰청 문건에는 이런 주문 사항도 담겨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전략으로 임해야 우파가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파악하라)."

 

답이 잘 안 보이는 상황. 경찰은 보수우익의 승리를 위해 어떤 묘수를 보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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