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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돈 지 30여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여행을 경험했습니다. 렌터카 도시여행, 트럭오지여행, 캠핑여행, 학술답사여행, 가족여행, 취재여행 등 지역뿐만 아니라 여행의 방식과 수단도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제일 가슴 뛰게 하는 것은 여전히 배낭여행입니다. 모든 것이 예정되지 않은, 그 불확실의 세계로 몸을 던지는 것 말입니다.

 

하지만 이 가슴 뛰는 노정에 오르는 데는 몇 가지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여행을 더욱 값지게 할 것들이지요. 사실 모든 여행이라는 게 종국에는 길을 묻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생이라는 길을……. 

 

길을 묻는 자의 참된 자세는 '겸손'과 '관용'일 것입니다. 거기에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경'을 얻으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 이 여행 팁 기사에서는 제가 그동안 길 위에 있으면서 필요했던, 그러나 유효기간 없이 유용한 것들이 몇 차례로 나누어 연재될 것입니다.  

 

오늘은 그 모든 것들의 위에 두어야할 두 가지입니다.

 

배낭과 함께 챙겨가야 할 중요한 몇 가지

 

- 깔깔하고 매끈한 버르장머리

지구촌 어디를 가나 예의 바른 사람이 환영받습니다. 행색은 개성을 한껏 또는 혐오스러울 만큼 드러낸 젊은이라도 매너는 짱인 친구들을 적지않게 만납니다. 알록달록한 변발辮髮머리라 할지라도 버르장머리만 있으면 여행은 순조롭습니다.

 

- 궂은 일에 앞장설 솔선수범

여행을 하다보면 일행이 힘을 합해야 할 일이 분명히 발생합니다. 필요에 의해 만났다가 다시 각자의 길을 가야하는 짧은 만남이라 할지라도 집단이 형성되고 그 집단에는 사회의 보편적인 규범이 적용되어야합니다. 그때 모든 인간성들이 확연히 구분됩니다. 지난 밤의 파티에서는 종횡무진 지칠 줄 모르던 친구가 설거지를 해야 하는 다음날에는 꽁무니를 뺍니다. 마을 모두가 함께하기로 한 마을의 공동청소에는 너무 바빠서 나올 수가 없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마을공동기금이 사용된 마을 파티에서는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절대 함께 여행의 동반자로 삼아서는 안 되는 분류의 사람들입니다.

 

- 사람을 인종과 종교와 성별에 따라 구분하고 차별하지 않는 겸공謙恭의 마음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도, 부처님을 섬기는 사람도, 알라을 위해 하루에 다섯 번 절하는 사람도, 조상신을 모시는 사람도, 마당의 오래된 느티나무를 목신으로 모시는 사람도 여행지에서는 평등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권능과 알라의 유일함을 증거하기 위해 여행 중이라 할지라도 때와 장소 그리고 경우를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문화적 차이를 우열로 가르지 않는 존중의 마음

'차이'를 '차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리고 자신이 모두 우등하거나 열등하다는 선입관은 금물입니다. 이것은 유리알 대신 철판 알로 된 선글라스를 끼고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 모든 동식물들을 인간의 유용성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 평등한 자세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꽃을 피우고 지는 수많은 들풀들. 우리는 그것들을 '잡초'라고 싸잡아 부릅니다. 그것은 인간의 효용성에만 기준한 차별된 호칭이지요. 절대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것보다 더 욕심내는 법이 없는 동물들은 사람들이 토굴에서 수십 년 수양해도 도달키 어려운 성인의 경지입니다. 어찌 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 있겠어요? 오히려 스승으로 삼아야할 대상입니다. 

 

- 경청할 수 있는 큰 귀

집단에서 항상 목청을 세우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의 지식과 논리가 존경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자와 마주치고 그의 내공이 범상치 않음을 알았을 때 우리가 존경해야할 것은 '입'보다 '귀'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 긍정적인 시선과 은은한 가슴

매사 부정적인 시각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우주복을 입고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행은 소통입니다. 스펀지처럼 모든 문화를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은은한 가슴입니다.

배낭과 함께 챙겨서는 안 될 중요한 몇 가지

 

- 지나친 결벽증

여행지의 환경은 분명 자신의 안온한 거실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트집 잡는 자는 자신의 거실을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 까칠한 언동

꼬투리는 언제나 있습니다. 그것에 가탈을 부린다면 여행의 계속은 피아彼我 모두에게 짐이 되는 일입니다.

 

- 음충맞은 성질

여행에서 자신과 다른 성격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또한 그것이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자신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사람과의 동행은 외투를 입지 않은 채 스키를 타는 것만큼이나 차가운 일입니다.

 

- 뻔히 보이는 표리부동

사람들은 누구나 얼마만큼의 천부적인 투시력이 있습니다. 아무리 겉을 포장하드라도 겉과 다른 속이 보입니다. 언제나 솔직할 일입니다.

 

- 자신의 주장만이 항상 옳아야하는 아집

자신의 주의나 주장이 얼마만큼의 보편성을 가졌는가를 스스로 검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상대를 나이로 구분하는 습관

물리적 나이는 생몰연대를 표기해야하는 묘비에나 필요하지요. '당신, 몇 살이야?' 이 말은 상대와 평등한 관계로 가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아들과 딸을 친구로 삼는 자세야 말로 여행지에서뿐만 아니라 집의 안팎 일상에서 공기만큼이나 당연한 것이 되어야합니다.

 

- 음식을 가리는 습성

특정 지역의 식습관에는 수천 년 그들의 풍토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것을 존중하고 경험하는 것은 충분히 참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오지에서 코카콜라를 찾는다면, 아프리카에 내리자마자 고추장과 김치를 테이블 위에 내놓는다면 당신은 왜 여행하시나요?

 

- 게으름

현지의 일상은 '낮'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가 뜨기 전 새벽의 풍경이 있고, 별이 빛나는 밤 큰 강으로 흐르는 은하수가 마음을 뒤 흔들 수 있습니다. 나미비아 듄45 모래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3시에 기상을 해야 합니다. 침대의 안온함을 박차는 부지런함이 동반되지 않으면 결코 그 장관을 볼 수가 없습니다.

 

- 쇼핑욕구

여행하는 자에게 배낭이 가벼울수록 편합니다. 배낭무게를 늘리는 것은 대체로 마음을 비우기위해서 길 떠나는 여행자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지나친 쇼핑욕구는 금전적 궁핍과 양어깨의 무리를 요구합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여행, #여행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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