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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2시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는 6·2 서울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진보진영의 예비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이부영, 최홍이, 곽노현, 이삼열(당일 기호 추첨순) 예비후보 등 모두 4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게 듣는다- 내가 약속하는 서울 교육은?'이라는 주제로 두 시간여에 걸쳐 교육평론가 이범씨의 진행으로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진보진영의 후보군 가운데 한 사람인 박명기 서울시 교육위원은 진보진영의 단일후보추대위 불참을 선언해 이날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참석자 가운데 최홍이 서울시 교육위원은 유일하게 출마 선언만을 한 상태로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으로 지난 9일 1차('라디오21' 진행)와 12일 2차('민중의 소리' 진행)에 이어 사실상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교육위원 후보 범시민 추대위원회(추대위)의 최종 결정을 하루 앞두고 열린 마지막 공개 토론회였다.

 

▲ 친환경 무상급식 ▲ 공교육 내실화와 혁신학교 ▲ 모두를 책임지는 교육 ▲ 공교육비 가계 부담 완화 ▲ 자유주제 ▲ 진학·진로 지원 등 모두 6개의 주제로 나누어 진행한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각자 준비한 공약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아래는 각 주제별 예비후보들의 답변을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다.

 

[친환경 무상급식] 네 후보 모두 한입으로 동의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후보자들 모두 동의의 뜻을 밝혔다. 최홍이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은 (식재료의) 계약재배가 필수 조건"이라고 밝히고 "농가 소득 보장과 유통기한 단축으로 급식의 질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곽노현 후보는 "학생들이 반드시 급식 평가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와 도의회가 농산어촌만 (제한적 무상급식으로) 제한한 건 법 해석을 잘못한 것이다. 거기서 시작하라는 것이지 그것만 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삼열 후보는 "(친환경 무상급식) 재원에 관한 논란이 있다"고 전제한 후 "보도블록 파헤치고 '디자인서울' 한다면서 망치는 예산 절약하고 4대강 예산의 1/10이면 넉넉하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는 "푸드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해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서울 전역에 친환경 급식지원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 교실 개혁부터 핀란드형 학교까지 다양 

 

'공교육 내실화와 혁신학교' 관련해서는 후보자들마다 다양한 의견과 방법을 제시했다.

 

곽노현 후보는 "교장의 의지와 리더십이 있고 선생님들과 학부모가 참여·협력·소통하고 지역과 네트워킹하고 수업 방식 바꾸고 협동 토론식 수업하니 즐거워진다. 수준별 수업으로 열등감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둠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 공부하는 교사, 이것을 보편화하는 서울형 혁신학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삼열 후보는 "공교육 내실화 위해서는 국영수 중심의 입시학교라는 정체성부터 바꿔야한다. 교사들을 존중하고 학교 수업 중시하는 교실 분위기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학원가서 배우라는 교사는 이제 교단을 떠나야 한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나 창의적인 모습이 나오는 혁신학교를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부영 후보는 "수업 시간에 보조 교사가 들어가서 학생 개개인을 돕는 핀란드처럼 선진국형 혁신학교를 만들겠다. 서울에 있는 거대학교를 작은 학교로 나누어서 효과를 내도록 하고 교실에서 통합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 혁신학교가 서울 전역 전급별 학교에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홍이 후보는 "공교육은 민주시민 육성 교육이다. 학원에서는 민주시민 육성이나 창의성 교육이 안 되잖나? 이를 동일한 선상에서 보면 안 된다. 교육과정에 따라 특성화 교육에 가중치 주는 대학도 없는 게 문제다. 대학 서열이 엄연한 상황에서 국영수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통 교육이 대학의 식민지 (상태를) 벗어나야 공교육이 성공한다"고 말했다.

 

[교육시스템] 모두를 책임지는 교육 어떻게 가능한가

 

후보자 간 질문을 주고받으며 이어진 제3주제 '모두를 책임지는 교육'에서는 학업중단학생, 장애학생, ADHD 등 다양한 형태의 학생들을 책임질 수 있는 교육시스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삼열 후보가 최홍이 후보에게 "학교마다 특수지도반을 만들고 교사나 상담원은 이를 도와야 한다고 보는데 최 후보는 어떤 아이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홍이 후보는 "나도 (교사) 초기엔 성취도 높은 아이를 대우했다. 그러다가 집안과 결손가정 등 환경 때문에 처지는 학생들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모두 함께 끌고 가서 책임져야 한다"라고 결론지었다.

 

이어 이부영 후보는 "장애인 교육 문제를 다루는 전담 부서를 따로 교육청에 설치하고 서울 동부 쪽에 고등학교를 하나 더 세워 (장애인들이) 충분히 교육받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인권 전문가로서 서울 장애인 교육과 관련해 준비된 내용이 있으면 말해 달라"며 곽노현 후보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에 곽노현 후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겐 차이만 있다. 이를 차별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적성진로교육 제대로 해 주는 게 필요하고 통합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수교육 예산에 최우선 순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홍이 후보도 곽노현 후보에게 세계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과 서울 기준 취학 아동 26%가 정신장애를 겪는다는 통계를 소개하며 대처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고, 곽노현 후보는 "매년 자살 학생이 300명 넘는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인가. 아이들 정신 건강 최우선으로 챙겨줘야 한다. 전문 상담교사가 있어야 하고 지역 센터와 함께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공교육비] 학부모 부담 너무 크다

 

'공교육비 가계 부담 완화'와 관련해서는 후보자들 모두 사교육비 대비 공교육비의 학부모 부담이 너무 크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의무교육 과정에서도 학부모가 부담하는 수익자부담경비가 늘고 있다(최홍이 후보)는 지적과 함께 학습준비물과 교복 공동 구매 등을 통해 학부모의 공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이삼열·이부영·곽노현 후보)고 말했다.

 

또 최근 대원외고를 통해 다시 드러난 불법찬조금 문제와 관련해 찬조금은 민간에 부담지우지 말고 공교육이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곽노현 후보)과 심각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공적 부담을 높여 6세 이하 무상보육에 신경 쓰는 게 중요 과제(이삼열 후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학생 인권] 학교 체벌 금지, 영유아교육 지원 대폭 개혁

 

자유주제로 진행된 제5주제에서는 학생 인권과 교육비리, 유아교육 문제 등이 토론의 핵심이 됐다. 이삼열 후보가 곽노현 후보에게 체벌 허용 여부를 묻자 곽노현 후보는 "폭력이 용인 안 되는 사회 만들려면 학교에서 체벌은 절대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부영·이삼열 후보는 영유아교육 지원을 대폭 개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부영 후보는 "공립유치원을 지역별로 확대하고 만5세반을 적극 만들어 완전 학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이삼열 후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빈약한 부분이 영유아교육"이라고 전제하고 "동네마다 기관마다 유치원 하나씩 만들고 정부는 이를 보조하는 대폭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홍이 후보는 "대학 비리가 많은데 교수들이 이를 해결하는 거 못 봤다"면서 대학교수 출신 교육감 후보자들의 자질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곽노현 후보가 "사람들이 나를 삼성 전문가라고 하는데 나는 삼성에 다닌 적 없다. 방통대·인권위 등에서 실무책임자로 있었다. 이들을 혁신한 경험이 있어서 (교육감으로서)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반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진학·진로] 인재채용할당제·상담센터·체험 다양화 등 의견 제시

 

제6주제(진학과 진로 지도)와 관련해서는 "노동천시, 인문숭상 세상에서 학벌계급이 신분을 고착하므로 입시가 안 수그러든다. 인재채용할당제 채택해 달라"며 호소(최홍이 후보)하는가 하면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고도 43%가 중도 탈락하는 게 한국 교육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부영 후보)이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진학지도 문제는 현실적이고 어려운 것이니 교육청 별로 전문 상담센터를 만들어 전문 진학지도를 해야 한다"(이삼열 후보)는 의견과 "성적이 아니라 적성이 평생 경쟁력이다. 다양한 체험과 활동으로 적성을 찾아주고 아이들의 평생 경쟁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곽노현 후보)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자신들이 서울 교육을 책임질 진보 진영의 후보감이라는 내용의 마무리 발언을 끝으로 두 시간여에 걸친 토론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14일 저녁 추대위 운영위와 경선단의 투표가 있을 예정이다. 추대위는 여론조사 50%, 운영위 25개단체 20%, 시민경선단 50%의 비율로 후보자를 선출하게 된다. 추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14일 오후 9시께 진보 진영의 공식 추대 후보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서울시교육감, #진보후보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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