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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9일 오후 3시 40분]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 열린 선고공판에서 "곽 전 사장이 뇌물을 공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이처럼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곽씨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기억과 다른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곽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 시간도 진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의 강압수사로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곽씨에 대한 심야 조사가 단지 면담이었다는 검찰의 해명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곽씨가 궁박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해 검찰에 협조적인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 "곽영욱씨 위기 모면하기 위해 기억과 다른 진술"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5년, 추징금 5만 달러를 구형했다. 검찰은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할 총리가 민간업자로부터 돈을 받은 점,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린 점, 뇌물수수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고질적인 악행인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일벌백계 차원에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돈을 건넨 곽 전 사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의 수뢰 혐의 공판은 지난달 8일을 시작으로 1달간 무려 13차례나 열렸다. 이 과정에서 27명에 달하는 증인이 출석했고, 사상 처음으로 총리공관 오찬장 현장검증이 이뤄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 등 거물급 인사들도 증인으로 소환되는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수뢰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공소 사실과 무관한 곽 전 사장의 골프채 구입 내역, 제주 골프빌리지 이용 내역을 제시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총리 공관 경호를 맡은 현직 경찰관들을 재판 증언 뒤 불러 재조사하는 등 무리수를 둬 여론 비판과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 "곽 전 사장이 돈을 건넨 방법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재판부의 요구로 공소장을 변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날 법원의 무죄 판결로 범야권과 한 전 총리의 지방선거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표적 수사'를 주장해 온 한 전 총리는 조만간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여권은 서울시장 선거전에서 불리한 국면을 맞게 됐다.
 
하지만 검찰이 재판 하루 전날인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잡고 한 전 총리의 옛 지역구 소재 건설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별건 수사에 나서고 있어 '2라운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대한통운 사장 시절 비자금 83억600만원을 조성해 37억8990만원을 횡령하고,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 전 사장에 대해 법원은 "횡령 혐의가 일부 인정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곽 전 사장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태그:#한명숙, #검찰, #5만 달러, #곽영욱,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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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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