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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영내 정비지구식당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생존 장병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8일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영내 정비지구식당에서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생존 장병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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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9일 낮 12시 50분]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과 군 사이에 불신이 좁혀지고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천암함 선체가 인양되면 민·군 합동조사단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가족 대표가 합동조사단에 들어가 활동하게 되면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과정을 믿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합동조사단에 외국인 전문가가 참여하기로 했으니, 군이 가족의 참여를 막을 명분이 없다"며 "군쪽에서도 가족들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천안함 침몰 원인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구조작전', '인양작전'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군사작전인데, 구조 작전도 잘 됐는지 알아보고 잘못 된 점이 있다면 시스템 개선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선체 절단면 공개 여부에 대해 "천안함을 포함해 현재 항해중인 PCC급 함선이 26척이고, 그 배에 타고 있을 승조원들만 2500명이다"며 "'선체 절단면을 공개하면 장병들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며 절단면 공개를 반대하는 가족이 있고, 공개를 주장하는 가족도 있다"고 전했다. 아직 가족들 내부 의견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이 대표는 8일 저녁 생존 장병과 실종자 가족들의 만남에 대해 "사고가 발생할까봐 구급차 3대를 대기시켜 놓고 만남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많은 가족들이 생존 장병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위안을 받은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상황이 허락된다면 2차 면담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3신 : 8일 오후 9시 45분]

"울지 마세요"... 실종자 가족-생존 장병 눈물의 만남

천안함 실종 병사의 어머니는 아들이라도 만난 듯 생존 장병을 끌어안고 등을 두드렸다. 그리고 오열했다. 살아 돌아온 것이 죄스러운 생존 병사들도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작게 위로의 말도 건냈다.

"울지 마세요."

하지만 위로하는 사람도, 위로를 받는 사람도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 59명과 생존 장병 39명(부사관 26명, 사병 13명)은 8일 오후 8시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내 간부식당에서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흡사 이산가족 상봉처럼 오열로 시작됐다.

해군 정복을 입고 만남의 장소에 들어올 때 생존 장병들은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실종자들의 부모, 아내, 형제들을 보자 괴로운 듯 고개를 떨궜다. 일부는 앉은 자세에서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런 장병들을 안아줬다. 가족들은 "모두 다 내 아들, 남편, 형, 동생인 것 같은데 우리가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라며 생존 장병들의 건강부터 걱정했다.

이들의 만남은 초반에만 짧게 공개됐다. 가족들과 생존 장병들은 군 관계자와 기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오후 9시 40분까지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가족들은 생존 장병을 만나기 전 "의문이나 의혹을 추궁하려는 게 아니라, 생존자들에게 실종자들의 군 생활을 자세히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이날 만남에서 나온 이야기를 종합해 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힐 예정이다.

8일 오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정비지구 식당에서 천안함 생존 장병 40여명과 실종자 가족 5~60여명이 만난 가운데 한 실종자 어머니가 생존 장병을 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8일 오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정비지구 식당에서 천안함 생존 장병 40여명과 실종자 가족 5~60여명이 만난 가운데 한 실종자 어머니가 생존 장병을 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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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8일 오후 5시 40분]

실종자 가족들, 오후 8시 생존 장병들 만나

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들과 생존 장병들이 8일 오후 8시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내에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양쪽은 대화 시작 전 모습만 약 3분 동안 언론에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해군 2함대 쪽은 "생존 장병 중 병원 치료가 필요하고, 만남을 꺼리는 이들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실종자 가족들도 희망하는 분들만 참여한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쪽은 그동안 "잘잘못을 따지려는 게 아니라, 실종 장병들이 어떻게 군 생활을 했는지 동료들에게 들어보고 싶을 뿐"이라며 생존 장병들과의 만남의 희망해 왔다.

[1신 : 8일 낮 12시]

"국방부 발표, 우리가 아는 것과 일부 달라"

8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보도본부에서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가 브리핑을 갖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8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보도본부에서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가 브리핑을 갖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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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들은 국방부의 7일 발표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고, 몇 가지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가족들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에 가족들이 추천하는 전문가 3명을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이정국 천안함 침몰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8일 오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진실을 숨긴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들의 발표를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며 "사고 원인과 인명 구조 작업 등 '매우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군의 발표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 "민군합동조사단에 3명 추천"

하지만 이 대표는 '매우 민감한 문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사실 확인을 위해) 군에 자료를 요청했고, 군은 현재 자료 공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또 가족들은 민군 합동조사단에 가족 대표 1인, 가족들이 추천하는 전문가 3인을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정식 요구했다.

이정국 대표는 "가족들이 합동조사단에 참여하는 건 군을 불신해서가 아니라, 일반인 상식 수준의 의혹까지도 모두 투명하게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며 "모든 걸 명명백백하게 빨리 규명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추천하는 전문가가 꼭 합동조사단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가족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현재 전문적인 분석 능력 등을 갖춘 여러 인사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은 현재 108명으로 구성돼 있다. 합동조사단에는 선박과 해양공학 전공 교수, 국방과학연구소의 전문가 등 24명의 민간인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가족들이 추가로 민간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합동조사단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 가족들은 7일 생존 장병들의 기자회견을 TV로 지켜보며 대체로 가슴 아파하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찾아 오열하는 가족이 차라리 부럽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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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대표는 "실종자 어머니들이 목발 등 각종 보조기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을 하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다"며 "(일부 가족들은) 내 자식이 구조됐더라도 기자회견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봤다면 마음이 아팠을 것이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생존 장병들이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행사에 동원되는 방식이 아닌, 또 그들이 힘들어 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 장병들과 실종자 가족들은 이르면 9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생존 장병들은 지금 쇠 부딪히는 소리만 들어도, 또 물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깜짝 놀라는 안타까운 상태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실종자 가족들은 지금 시신을 찾아 오열하는 가족들을 부러워 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나 역시 실종자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시신을 찾아 오열하는 가족을 보면 부러운 감정이 든다"며 "솔직히 이제는 생존이 아니라, 제발 실종자가 우리 곁으로만 돌아오면 좋겠다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백령도 해역에서 지켜보니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SSU(해난구조대) 대원 등 군인들과 민간 구조대원들은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태그:#천안함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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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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