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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국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
 김영국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스님의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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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봉은사 외압' 사실을 증언하려는 기자회견을 저지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영국 전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날인 3월 22일 밤에 김씨를 만나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던 전 청와대 행정관 A씨(현 대통령 직속기구 소속)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김효재-조해진 의원에게도 그날 밤 '진행상황'을 전화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바로가기).

또 행정관 A씨는 22일 밤 김씨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나 1시간 남짓 설득하면서 이동관 수석과 김효재-조해진 의원 등에게 각각 전화를 해 만류 진행상황을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이 3인과 김씨 사이의 직접 전화통화도 주선했고 이 직접통화 과정에서 김씨가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관-김효재-조해진, "김영국씨와 직접 통화한 적 없다"

한나라당 김효재(왼쪽) 의원과 조해진(오른쪽) 의원(자료사진).
 한나라당 김효재(왼쪽) 의원과 조해진(오른쪽) 의원(자료사진).
ⓒ 권우성/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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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오마이뉴스>가 확인취재에 들어가자 A씨는 3인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진행상황을 알리는 통화를 한 것은 시인했지만 "세 사람이 김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A씨와 통화한 3인 역시  "A씨가 김영국씨가 함께 있다면서 전화를 해와 A씨와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김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전화해서 상황만 얘기했다"는 A씨의 해명은 "A씨가 전화를 바꾸려했으나 '그럴 필요없다'고 거절했다"는 김효재 의원 등의 해명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 또 설령 3인과 김씨 사이의 '직접 통화'가 없었더라도 네 사람의 말을 종합하면, A씨를 매개로 한 '간접 통화' 정황은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효재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자회견 전날 김씨도 잘 알고 나도 아는 사람(A씨)이 '김영국씨를 설득하면서 같이 술 마시고 있다'면서 전화를 해와 그 사람(A씨)과 통화한 적은 있다"면서도 "(기자회견을) 만류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아는 사람(A씨)이 나하고 상의하면서 '김영국씨와 전화를 바꾸겠다'고 하길래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면서 "그분(김영국씨) 입장에서는 만류한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모르지만, 기자회견을 앞두고 괴로워서 술 마시고 있다는데 내가 만류한다고 해서 될 일이냐"고 반문했다.

김영국씨, 이동관-김효재-조해진과 통화 부인하지 않아

조해진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회견 하루 전에 지인(A씨)으로부터 '김영국씨와 만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예민한 상황이어서) 김씨와 통화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은 "A씨가 김영국씨를 만나면서 왜 조 의원에게 전화를 한 거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 전날에 상황 파악을 위해) 내가 김씨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더니 (내가 김씨와) 대화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보통 전화해서 누구와 만나고 있다고 하면 바꿔주는 것이 일반적인 게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사건의 파장이 커지면서 내가 (김영국씨와) 전화 통화하면, 그 사실만으로도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통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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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홍보수석도 김영국씨와의 직접통화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김영국씨는 최근 불교계의 지인들을 만나 "A씨와 둘이 만난 자리에서, 이 수석뿐만 아니라 김효재-조해진 의원으로부터 전화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특히 두 사람(김효재-조해진 의원)과의 인간적 관계 때문에 그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면서 기자회견을 할지 말지를 고민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기자회견 이후 외부와 접촉을 꺼리고 있는 김영국씨에게 지인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김씨는 "지금은 아무 얘기도 안 하겠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러나 김씨는 "광화문 카페에서 A씨의 중재로 이동관 홍보수석, 조해진 의원 등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편, 불교 신자인 김효재 의원은 김씨와 평소부터 친밀한 관계였고, 조해진 의원 또한 지난 2003년 당시 김씨와 함께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가까운 선후배 관계이다. 그러나 이 수석은 김씨와 별다른 친분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국씨의 기자회견 이틀 전에 명진 스님(강남 봉은사 주지)의 폭로로 불거진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봉은사 외압' 사건은 김씨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청와대와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태그:#안상수, #봉은사, #이동관, #김영국, #조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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