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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포돛배, 돛을 바람에 나부끼며 강물 위를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배를 보노라면, 왠지 까마득한 과거 속에 있는 나를 그려보고는 한다. 여주 남한강은 한강의 4대 나루인 마포나루, 광나루, 이포나루, 조포나루 중 두 곳의 나루가 있고, 여주지역에만 크고 작은 17개의 나루가 있었다. 그만큼 조운으로 인한 여주는 중요한 곳이었고, 남한강을 오르내리는 황포돛배들이 늘 강물 위를 떠다니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옛 정취를 느껴보기 위해서 제작된 황포돛배. 여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남한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한 황포돛배는, 남한강의 또 다른 명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돛배 외에도 황포 2호 등의 유람선이 남한강 물길 위를 떠다니며, 관람객들의 흥을 돋아 주고는 했다. 그러나 이제 황포돛배는 남한강을 마음대로 다닐 수가 없다. 보 공사로 인해 무수히 강을 가로지르고 있는 '오탁방지막' 때문이다.  

 

 

황포 2호는 유람선이다. 조포나루 인근에 마련된 선착장을 떠나 남한강을 한 퀴 돈다. 보를 먹기 전에는 그 활동 영역이 넓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착장 주변 밖에는 다닐 수가 없다. 무수히 강을 가로지르는 오탁방지막 때문이다.

 

 

선착장 근처에는 오탁방지막의 한편을 트여놓았다. 아마 유람선이 다닐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저렇게 트여있으면, 오탁방지막의 구실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결국 그저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발상일 뿐이다.

 

 

유람선이 조금 상류를 향해 가다가 뱃머리를 돌린다. 길게 늘어진 오탁방지막을 넘지 못해서다. 뒤로는 여주의 가장 아름답다는 금모래은모래 모래밭이 송두리채 파헤쳐지고 있다.

 

 

황포돛배도, 유람선인 황포 2호도 슬프다. 마음대로 강물 위를 돌아다녔는데. 그리고 그 밑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었는데. 이제 언제 다시 돌아다닌다고 해도, 그 밑에는 생명체들이 살 수 있으려나?


태그:#황포돛배, #유람선, #남한강, #오탁방지막, #보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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