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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보도본부에서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가 브리핑을 갖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5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보도본부에서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가 브리핑을 갖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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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5일 오후 4시 50분]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생존 장병과의 면담을 군에 공식 요청했다. 또 가족들은 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 작업 일지 등 관련 자료를 정부에 요청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5일 오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종자 가족들과 생존 장병들과의 만남을 허락해 달라"고 군에 정식 요청했다.

이들은 "생존 장병을 만나 정보를 캐내려는 것이 아니라 실종된 우리의 아들과 남편, 형제 등이 얼마나 멋진 해군이었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며 "생존 장병들에게 이야기를 들으면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현재 국군수도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생존 장병들의 가족을 제외한 외부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생존 장병과 실종자 가족들이 만난 건 지난 3월 27일 오후 단 한 차례뿐이다. 이날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생존 장병 4명은 가족들 앞에서 "다 구출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리가 받은 느낌으로는 (천안함 침몰 원인은) 내부 폭발도 아니고 암초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남은 천안함 침몰 직후 이뤄진 것으로 실종자 가족들은 많이 격앙돼 있는 상태였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진지하고 차분한 대화가 오가지 못했다. 또 최원일 함장은 실종자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 도망가다시피 현장을 빠져 나가 불신을 자초하기도 했다.

국방부 "생존자 상태 안정되면 실종자 가족의 양해 구한 후 공개 예정"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으며 피곤한 듯 눈가를 만지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으며 피곤한 듯 눈가를 만지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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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들이 생존 장병과의 면담을 재차 요구함에 따라 군은 어떤 형태로든 만남의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002년 연평해전, 2005년 경기도 연천군 GP 총기난사 사고 직후 생존 장병들을 기자회견장에 출석시켜 직접 발언하도록 했었다. 

국방부는 4일 "생존자들은 자신들만이 살아 돌아왔다는 자책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고, 일부 인원은 안정제를 투여하고 있는 상태이다"며 "생존자들의 상태가 안정되고, 실종자 가족들의 양해를 구한 후 그들의 증언도 공개토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구조작업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군은 조속히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군 당국의 잘잘못을 따질 생각은 없다"며 "단지 우리의 자식과 형제들이 사고 당시 충분한 구조의 도움을 받았는지, 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는지, 억울함은 없었는지 등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군사기밀을 밝혀달라는 것이 아니라 구조작업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참여했는지, 장비는 어땠는지, 보고사항 내용 등이 담긴 질의서를 가족들이 작성하면 군 당국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군은 이들의 요청에 아직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해군 2함대 사령부 쪽은 "군사 기밀이 아니라면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관련 자료 공개가 어렵지 않음을 피력했다.

한편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군에서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 중단을 먼저 제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군측의 강요는 전혀 없었고, 군에서 먼저 요청했다고 말하기 상당히 애매모호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잠수 요원이 한 번 들어가다 오면 상황보고를 해주는데, (함미) 선실 내부가 매우 좁아 두 사람이 겨우 들어갈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 (구조)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체를 인양하는 쪽으로 (군과 가족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3일 밤 "일말의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수요원이 진입할 경우 희생이 우려돼 더 이상 선체 내부에 대한 진입을 요청치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천안함' 생존자들이 입원하고 있는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정문.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한 '천안함' 생존자들이 입원하고 있는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 정문.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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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안함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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