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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신안군은 흑산도 일주도로 개통식을 가졌다. 여행자는 개통식이 있기 전인 3월 28일, 29일 양일에 걸쳐 완공된 흑산도 일주도로를 달려 보았다.
 

지난 28일 홍도에서 1박을 한 후 흑산도로 갔다. 숙소인 예리항에서 면사무소가 있는 진리를 거쳐 무심사지까지 3시간 남짓을 걸은 후 택시를 불렀다. 흑산도에서는 버스와 택시로 섬을 한 바퀴 도는 일주관광코스가 있다. 4인 기준 6만 원 정도이고 소요 시간은 1시간~2시간 정도였다. 대개 택시 기사가 운전을 하면서 가이드 역할도 겸하고 있다.

 

여행자의 안내를 맡은 가이드 백씨에 의하면 흑산도 일주도로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완공되었다고 한다. 1984년 임도 개설을 목적으로 첫 삽을 뜬 후 무려 27년 만에 전체 해안일주도로가 완성된 것. 전체 25.4km인 흑산도일주도로는 구간 대비 공사 기간으로 따지면 국내 최장의 도로공사일 것이라고 하였다.

 

도로가 없는 예전에는 어떻게 왕래했느냐는 여행자의 물음에 "별 방법이 있겠어요. 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갔죠. 건데 배 한번 운행하는 게 어디 쉽습니까? 대개는 산길을 걸어가고 짐이 있으면 배를 몰고 갔죠.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돌려면 제 아무리 걸음 빠른 사람도 7시간 정도는 걸렸지요." 그의 말에서 도로가 없었던 예전 섬 생활의 불편함을 엿볼 수 있었다.

 

외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도로가 섬을 파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주민들에게는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아직 개통식도 안했어요." 길을 내는 데만 27년이 걸렸는데 개통식이 대수냐는 말투였다(여행자가 섬을 나온 후인 지난 31일에 흑산도 일주도로는 개통식을 가졌다).

 

흑산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4700여 명 정도이다. 섬 주민들은 도로로 인해 편리함을 누리게 되었다. 접근성이 떨어져 그동안 홍도 쪽으로 많이 빠졌던 관광객들도 흑산도를 방문하는 것이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도로가 나면 섬 고유의 문화와 생활이 많이 변화하겠지만 말이다. 이미 흑산도는 홍도로 가는 많은 관광객들의 중간 기착지로 이용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신안군은 흔히 1004개의 섬이 있다 하여 '천사의 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심리에서 사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사리재에는 천사 형상의 기념비가 이미 설치되어 있었다.

 

덧붙이는 글 | 3월 28~29일 흑산도 여행


태그:#흑산도일주도로, #흑산도, #상라봉, #십이고갯길, #흑산도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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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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