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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월28일 오후 8시05분]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방문해서 면담을 가지는 도중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전문가를 구조작업에 빨리 투입하라" "침몰한 선박을 몇일 지나도록 왜 못찾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김태영 국방부장관이 방문해서 면담을 가지는 도중 실종자 가족들이 "민간전문가를 구조작업에 빨리 투입하라" "침몰한 선박을 몇일 지나도록 왜 못찾나"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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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아픈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장관님이 뭘 압니까! 자식 잃어봤습니까? 살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습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시원한 답을 가져오지 못했다. 청와대 지하벙커 속의 이명박 대통령과 해군 2함대 사령부를 찾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했던 말을 반복했을 뿐이다.

"모든 군 역량을 총동원해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류가 빠르고 바다 속 시야가 좋지 않아서, 구조 작업에 한계가 있습니다."

김 장관도 답답해 보였다. 그는 "나도 최대한 빨리 자식 같은 대원을 찾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해군은 물론이고 해양 경찰, 그리고 미군의 협조를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숨기는 것 없다"고도 말했다.

이틀째 같은 뉴스, 같은 말을 듣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가슴을 쳤다. 다 마르지 않은 눈물은 또 얼굴을 적셨다. 달라진 상황이 없으니, 가족들도 똑같은 절규를 반복했다.

"하나 있는 자식이 지금 실종 됐습니다. 이 심정을 압니까? 장관님, 우리 아픔 안다고 했죠? 장관님, 아들 이렇게 잃어본 적 있습니까? 말 너무 쉽게 하지 마십시오!"

김문수 경기도지사, 그리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왔을 때처럼 손가락질을 하며 앞으로 뛰쳐나가는 가족들도 있었다. 이들은 "어떻게 아직도 배 끝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수가 있느냐"고 따졌다. 김 장관은 다시 수없이 했던 말을 또 반복했다.

"지금 최선을 다해서 수색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 "더 이상 수색 어렵다" 발표 듣고 흩어져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위로방문한 가운데 한 실종자 가족이 "현장 상황은 알고 있기나 하냐"며 소리치고 있다.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가 위로방문한 가운데 한 실종자 가족이 "현장 상황은 알고 있기나 하냐"며 소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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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몇 차례 회의를 열어도,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반복해도, 그리고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 현장으로 떠나도 이틀째 희망적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대신 절망의 시간을 가까워지고 있다.

가족들은 "실종 병사들이 밀폐된 공간에 있으면 60여 시간동안 생존해 있을 수 있다"는 해군의 말에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다. 그래서 흘러가는 시간은 가족들의 가슴을 잿더미로 만드는 뜨거운 불과 같다.

위로가 되지 못한 김 국방장관의 위로 방문이 끝날 즈음, 가족들은 "내일이면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을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김 장관이 떠난 뒤 이번에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해군 2함대 사령부를 찾았다. 이 대표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가족들에게 위로의 악수를 건냈다. 야당 대표라고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를 피해가는 건 아니었다.

한 가족은 "당신 뭐야? 여기 왜 왔어! 악수 하러 온 거야!"라며 따졌다. 그리고 여러 가족들은 다시 오열하며 "제발 좀 빨리 우리 아들 찾아달라"고 애원했다.

이회창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사진 찍으러 온 게 아니다"라며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고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이어 이 대표는 "내 얼굴을 보라, 나는 일생을 거짓말 하며 살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을 위해 살아온 나 이회창은 배를 빨리 인양해 실종 장병을 구하는 게 가장 급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에도 인양을 서두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더 이상 수색 작업은 어렵다"는 국방부 발표를 듣고 뿔뿔이 흩어졌다. 평택 2함대 사령부에 조금씩 어둠이 내리고 있다. 가족들은 캄캄한 바닷속에서 실종자들이 꼭 살아있길 기도하면서 오늘밤을 건널 준비를 하고 있다.

[1신 : 3월28일 오후 3시28분]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가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28일 오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의원들이 위로방문한 가운데 한 실종자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 찾아달라"고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밀며 오열하고 있다.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가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28일 오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의원들이 위로방문한 가운데 한 실종자의 어머니가 "우리 아들 찾아달라"고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밀며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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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실종자 가족이 "이럴 시간 없다. 빨리 가서 구조해달라"며 정 대표를 문밖으로 떼밀고 있다.
 한 실종자 가족이 "이럴 시간 없다. 빨리 가서 구조해달라"며 정 대표를 문밖으로 떼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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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한 명도 못 구하면서 여긴 왜 왔어요! 선거운동 하러 왔습니까! 이 시간에 빨리 구조나 좀 하세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를 찾았다.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가족들은 "실종자 한 명도 찾지 못하면서 왜 왔느냐"며 "위로하는 사진 한 장 남겨 선거운동 하려는 것이냐"고 따졌다. 또 일부는 김 지사가 악수를 위해 내민 손을 외면하기도 했다.

가족들의 항의에 김 지사는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못한 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 도착 이후 곧이어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전여옥·이윤성·조해진·원유철 의원 등과 함께 2함대 사령부를 찾았다.

'실종자 가족들, 정몽준·김문수 일행에 거칠게 '항의'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방문해서 위로의 말을 전하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시간이 없다" "지금 빨리 구조해야 한다"며 외치고 있다.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방문해서 위로의 말을 전하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시간이 없다" "지금 빨리 구조해야 한다"며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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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방문해서 실종자 가족들과 악수하며 위로하고 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방문해서 실종자 가족들과 악수하며 위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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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들은 이번에도 "왜 왔어!", "여기가 선거운동 하는 곳이야!", "이 시간에 빨리 실종자나 찾아!"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격한 분위기가 이어지길 몇 분. 실종자 가족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정 대표 일행에게 "실종자들이 밀폐된 함내 공간에 머물러 있으면 60시간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지금 당장 가능한 모든 사람과 장비를 동원해 빨리 구조작업을 해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이어 가족들은 "해난구조대(SSU)만이 아니라, 잠수 자격증이 있는 민간인들에게도 모두 도움을 요청해 민관이 함께 구조작업을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몽준 대표는 "우리도 실종자 가족들과 똑같이 마음이 아프고, 실종자들이 모두 살아 있길 바란다"며 "국방부 장관 등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 민간인들도 구족 작업에 함께 동참할 수 있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정 대표의 약속에 한 가족은 실종된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제 겨우 20살 됐다, 꼭 좀 살려달라"고 주저 앉아 오열했다.

실종자 가족들 "민간인들도 구조 작업에 참여해 달라"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의원들이 위로방문한 가운데, 실종된 김경수 중사 부인이 "우리 아이들이 아빠를 기다린다. 빨리 찾아달라"며 오열하고 있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28일 오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의원들이 위로방문한 가운데, 실종된 김경수 중사 부인이 "우리 아이들이 아빠를 기다린다. 빨리 찾아달라"며 오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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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경수 중사 부인은 어린 두 자녀를 보여주며 "지금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며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제발 빨리 구조해 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정 대표는 "우리라도 당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 작업을 돕고 싶은데, 현장에서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오지 말라고 한다"며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해 최대한 구조 작업에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남기고 10여 분만에 현장을 떠났다.

한 실종자 가족은 떠나는 정 대표의 등을 떠밀며 "빨리 가서 사람들 구하라"고 채근하기도 했다. 이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마이크도 잡지 못한 채 자리를 떴다. 

28일 오후 현재 해군 2함대 사령부에는 실종자 가족 200여 명이 모여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모여 있는 2함대 사령부 내 예비군 교육장에서는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해군은 심해구조잠수자격증이 있는 민간인들 중 구조 작업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2함대 상황실(031-685-0310)로 연락을 달라고 요청했다.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28일 오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전여옥 의원 등이 위로방문한 뒤 버스를 타고 떠나고 있다.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대기중인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28일 오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전여옥 의원 등이 위로방문한 뒤 버스를 타고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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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안함, #초계함,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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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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