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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 서울시교육청 인사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이 26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서울 아산병원에서 나오고 있다. [오른쪽 사진]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왼쪽 사진] 서울시교육청 인사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이 26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서울 아산병원에서 나오고 있다. [오른쪽 사진]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 연합뉴스/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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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26일 오후 11시 25분]

'MB 교육'의 상징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 결국 구속

'교육계 MB'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구속됐다. 서울시교육감을 역임한 인사가 구속된 건 1988년 최열곤 전 교육감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 인사와 뇌물비리 등을 수사해온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성윤 부장검사)는 26일 밤 공 전 서울시교육감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공 전 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 인사 비리에 개입해 5900만 원을 뇌물로 챙기고, 교원 26명의 부당 승진을 지시한 '비리의 몸통'으로 보고 있다.

이우철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공 전 교육감은 26일 오후 4시께부터 약 1시간 넘게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적용한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의 MB'로 불린 공 전 교육감의 구속으로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 전 교육감은 'MB 교육'의 상징이자 대변인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정식 재판이 남아 있어 결과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6월 2일 치러지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둔 정부로서는 이미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셈이다.

게다가 교육감 선거에서 'MB교육 OUT'을 전면에 내세울 진보 진영의 교육감 예비 후보들은 이미 부정부패와 MB 교육을 적극적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런 진보진영의 공세에 정부와 여당은 전교조 교사 명단 발표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 교사 명단을 이미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 졌으며, 이르면 내주에 공개될 예정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이번 선거(지방선거)에서 전교조 심판하겠다"고 공언해 오기도 했다.

공 전 교육감은 지난 2008년 7월 치러진 주민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반 전교조'를 내세워 진보진영의 주경복 후보를 약 2만 표 차로 따돌렸다. 당시 공 교육감은 전교조 심판론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강남벨트'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에서 몰표에 가까운 압도적인 표를 얻어 승리를 챙겼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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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6일 오후 5시 20분]

병원을 걸어서 나온 공정택, 부축 받으며 영장실질심사 출석... 묵묵부답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교육계 MB'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26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자진 출석했다. 공 전 교육감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에 결정된다. 

애초 공 전 교육감은 2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심장 치료 등을 이유로 하루 연기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울서부지법에 도착한 공 전 교육감은 측근들의 부축을 받고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법원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공 전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퇴원할 때는 부축 없이 혼자 힘으로 걸어서 병실을 나섰다.

공 전 교육감은 이날 오후 법원으로 들어갈 때 "계속 뇌물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할 예정인가?", "현재 심정이 어떤가?", "승진 조작을 지시했는가?" 등의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공 전 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 인사 비리에 개입해 5900만 원을 뇌물로 챙기고, 교원 26명의 부당 승진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 전 교육감은 바로 전날인 22일 심장 질환을 이유로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공 전 교육감은 지난 2008년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로 한 날에도 당뇨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공 전 교육감은 불리한 상황을 맞이하면 병원 신세를 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있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청사 입구에서 취재진과 뒤엉켜 있다.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도착한 뒤 청사 입구에서 취재진과 뒤엉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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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공정택, '교육계 MB'에서 뜨거운 감자로

공 전 교육감은 2008년 7월 치러진 첫 주민 직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을 대표해 나온 주경복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후 수월성과 경쟁을 중시하는 '이명박 교육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며 국제중 신설 및 고교 다양화 등을 추진해 '교육계 MB'로 불렸다. 하지만 공 전 교육감은 2009년 10월 29일 선거법 위반 확정 판결을 받고 교육감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장학관 승진·뇌물을 둘러싼 이른바 '하이힐 폭행 사건'이 올해 초 알려지면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서울시교육청의 부정부패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공 전 교육감은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돼 검찰의 집중 조사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교육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며 교육계 비리 근절을 강력히 주문하는 등 검찰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교육계와 사회 일각에서는 검찰의 공 전 교육감 조사와 구속영장 청구는 전형적인 '토사구팽'이자 '꼬리 자르기'라고 꼬집고 있다.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사전에 부담스런 문제를 정리하자는 뜻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진보 진영에서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교육계의 부정부패 문제를 정면하며 제기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계획이었다. 또한 현재 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교육계 비리 근절"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26일 저녁 공 전 교육감이 구속되든 그렇지 않든, 진보 진영의 'MB 교육 OUT'을 위한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한 시절 '교육계 MB'로 불린 공 전 교육감은 이제 이명박 정부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태그:#공정택, #교육청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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