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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열린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에 참가한 승려와 신도들이 청와대가 바라보이는 태평로를 행진하고 있다.
 2008년 8월 27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열린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에 참가한 승려와 신도들이 청와대가 바라보이는 태평로를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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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끊임없이 종교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2008년 5월초 주대준 당시 청와대 경호처 차장이 한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모든 정부부처 복음화가 자신의 꿈'이라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불교계를 자극했다.

고위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가 가열되던 2008년 6월 5일 추부길 당시 청와대 홍보비서관이 한 기도회 축사에서 촛불집회를 비난한 뒤 "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린다"고 말한 사건도 불교계를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 불교계를 지칭해서 한 말은 아니었지만 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공직자의 발언으로는 극히 부적절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였다.

2008년 6월 말에는 정부가 관리하는 수도권 대중교통정보 시스템 '알고가'에 모든 생활 정보가 표기된 가운데 유독 수도권 사찰의 표기만이 빠졌음이 드러나면서 불교계는 크게 분노했다. 당시 불교계는 '이미 2002년 건교부가 구축했던 알고가 시스템에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었음에도 굳이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전 알고가 시스템에 포함되어 있던 사찰 등의 지리 정보를 누락시킨 것은 특정 종교를 선교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불교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국토해양부는 "시스템 유지 관리 위탁을 받은 업체가 꼼꼼히 점검하지 않아 생긴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조계종 중앙신도회와 종교평화위원회는 '알고가에서 불교의 사찰과 상징물을 제외한 것은 누군가의 지시와 감독이 수반된 일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관련 공무원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논란의 와중에서 '전국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 포스터에 어청수 당시 경찰청장이 조용기 목사와 나란히 찍은 사진이 사용되면서 불교계를 더욱 자극했다.

사태가 심각하게 번질 것을 우려한 정부‧여당은 조속히 진화에 나섰다.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종교적 형평성을 강조한 공문을 각 부처에 하달하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이 불교계 인사들을 예방해 '불심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2008년 7월 29일 경찰이 촛불시위 관련 수배자를 잡는다며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탄 승용차를 과잉 검문한 일이 벌어지면서 불교계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조계종은 "한승수 총리의 종교 편향 재발 방지 약속이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어청수 경찰청장의 파면과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불교계의 불만은 마침내 그해 8월 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 행위에 항의하는 범불교도대회'로 표출되었다. 당시 대회에는 27개 종단 20여 만명(경찰 추산 6만명)의 승려와 불자들이 참가했다. 3일 뒤에는 오대산 상원사의 전 주지 삼보스님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정부의 '종교 차별'에 항의하는 할복을 시도하기도 했다.

불교계와 정부의 첨예한 갈등은 같은 해 9월 9일 이명박 대통령이 TV 생중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불교를 포함한 종교와 사회 통합을 폭넓게 하겠다"며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면 저의 불찰"이라는 사과 표명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당시 불교계는 이 대통령의 '불찰'이라는 표현이 '유감'보다 진정성을 담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사실상 수용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온 '종교 편향' 논란과 부당한 불교계 개입 의혹

이후 한동안 불교계의 불만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작년 11월 5일 제 33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자승 스님이 취임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1월 14일 조계종 총무원이 그동안 정부의 종교 편향을 감시해왔던 부서인 '종교 편향 종식 범불교도대책위원회'를 종교평화위원회에 통합시키기로 하면서 사실상 활동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종단 내부에서도 "이명박 정부 들어 종교 편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종단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계종은 "업무의 중복성을 피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두 기구의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종교 편향에 대한 감시활동을 접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1월 19일에는 '불교계 4대강 운하개발사업 저지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포 용화사(조계종) 주지 지관 스님이 심야에 만취한 경찰관 2명으로부터 폭행당해 입원하는 사건이 벌어져 불교계를 분노케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강희락 경찰청장이 2월 9일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피해 당사자가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종단도 그 뜻을 존중하려 한다"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불교에 대한 정부의 부적절한 개입 사례는 계속 이어졌다. 1월 28일에는 조계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 행사가 국정원 직원의 압력으로 취소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시민모임 '진실을 알리는 시민'은 "조계사에서 열 예정이던 사랑의 라면탑 쌓기 행사가 장소 제공 문제로 연기됐다"며 행사가 연기된 데는 국정원의 압력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조계사의 한 관계자도 "국정원 쪽에서 (행사나 주최 단체가) 너무 정치 성향이 강한 것 아니냐"는 전화를 걸어온 사실과 함께 이 국정원 직원의 명함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등 9개 불교단체들은 "한국 불교를 상징하는 심장 같은 사찰인 조계사에 국정원 직원이 압력을 행사한 것은 사정기관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국민의 생각과 행동마저 통제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이 빚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명진 스님의 발언으로 촉발된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문제가 종단 내부의 일이 아니라 불교계에 대한 정부‧여당의 부당한 개입 의혹이라는 일련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명진 스님에게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국 조계종 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의 기자회견에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미 야당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고 불교계 내부에서도 이번 일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의도된 불교 죽이기'이자 '불교 장악 기도'로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안 원내대표의 발언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부와 한나라당에게는 '메가톤급 재앙'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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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