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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토목공사가 예정됐던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대해 문화재청이 명승으로 지정예고했다.
 대규모 토목공사가 예정됐던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대해 문화재청이 명승으로 지정예고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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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바닷가에 위치한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이 지자체의 무분별한 개발주의 정책 때문에 훼손될 뻔했으나 그 위기에서 벗어날 길이 열렸다. 관할 지자체가 1000억 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이곳에 고래 체험장 등을 세우는 토목공사를 추진하고 있었는데, 문화재청이 최근 '경관이 뛰어나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점'을 들어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 것.

문화재청은 지난 17일 울산 대왕암공원을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하면서 "대왕암, 용굴, 할미바위 등의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대왕암공원은 제2의 해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경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에 따라 지역 교육계 및 문화인, 지역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강행하려던 울산동구청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명승으로 지정된 지역은 동식물과 광물 등 모든 것이 문화재보호법으로 보호되면서 주변 500m 이내에서 문화재 보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행위를 하려면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개발지상 주의에 제동

대왕암 공원 내에 있는 교육연수원에서 바라본 동해안
 대왕암 공원 내에 있는 교육연수원에서 바라본 동해안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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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암공원은 일산 해수욕장과 연계된 울산12경 가운데 한 곳으로 그 면적이 29만여 평에 달한다. 공원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면 신라의 문무왕비가 죽어서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바위에 잠겼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대왕암을 비롯한 각종 기암괴석이 바다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특히 공원 내에는 1906년에 세워진 울기등대가 있으며 공원 입구에 있는 교육연수원은 해방 직후인 1947년 지역 독지가가 학교를 차렸다가 이후 후학양성을 위해 교육청에 기부한 곳으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좋아 교원 연수의 요람으로 불린다. 이곳의 풍광이 너무 좋아 과거 일본 재력가가 이곳에 호텔을 짓기 위해 협상을 벌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하지만 몇 년 전 관할 동구청이 이 연수원을 교육청으로부터 매입해 개발하려다(2006년 11월 7일자 MJ계 구청장 '정주영박물관' 추진에 교육계 반발) <오마이뉴스> 보도 후 주춤한 바 있다. 이후 울산 동구청은 다시 방향을 바꿔 아예 대왕암공원 전체를 1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래 체험장으로 만들려는 사업(2009년 12월 1일 '1000억원대 고래체험장 개발, "제발 놔둬라"')을 진행하고 있었다.

동구청은 대왕암 공원을 고래생태체험장으로 개발키로 하고 2009년부터 2018년까지1048여억 원(시비 및 구비 각 206억7천500만원, 민자 634억7천500만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왕암공원이 명승으로 지정 예고됨에 따라 돌고래를 가두어 두고 육지 체험장 사이에 수중통로를 만들어 돌고래가 드나들도록 하려던 시설 공사 계획은 추진이 불투명하게 됐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대왕암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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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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