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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열리는 MBC 지키기 촛불시민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MBC 남문쪽 빈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이 있어서 못가고 두 번째는 MBC노조와 김재철 낙하산 사장 사이에 갑작스런 협의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취소되어 바뀐 보고대회만 참석했었습니다.

사실 제가 갖고 있는 재주 가운데 그나마 나은 '즉석 캐리커처 그리기'로 문화제 행사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나오신 분들 캐리커처를 그려 드리려 열심히 나가려 했는데 두 번 모두 하지 못한 꼴이 되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MBC지키기를 바라는 촛불시민들이 모였습니다.
▲ 세 번째 열린 MBC지키기 촛불문화제 추운 날씨에도 MBC지키기를 바라는 촛불시민들이 모였습니다.
ⓒ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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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에 열린 세 번재 촛불문화제 행사는 다시 제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꽃샘추위에 뚝 떨어진 날씨에도 시민들이 나와 촛불을 들고 MBC 지키기 문화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제가 그린 만평도 촛불문화제를 꾸리고 있는 문화연대에서 크게 프린트해서 앞에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경찰들은 날이 어두워지니 이른바 '해가 진 다음에는 모임 금지'라는 엉터리 조항으로(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났지요) 시민 발언을 못하게 방해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모난 라디오 '여의도 늬우스', 고양이 되기 행위예술, 노래마당, 만화전시, 즉석 캐리커처 그리기 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MBC지키기 촛불문화제 프로그램 모난 라디오 '여의도 늬우스', 고양이 되기 행위예술, 노래마당, 만화전시, 즉석 캐리커처 그리기 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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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촛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올곧은 방송과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나오신 분들에게 제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만화가가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모난 라디오의 '여의도 늬우스'와 재미난 행위예술로 '고양이가 되고 싶어!' 그리고 노래마당이 끝나고 캐리커처 그리기 행사를 가졌습니다. 제가 앉은 뒷편 MBC 방송국으로 이어지는 길가에는 촛불들이 길게 늘어져 있었습니다. 날씨가 차고 손도 약간 곱았지만 싹싹 비비고 연습 그림도 몇 개 그린 다음에 제대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어수선하네요. 뭐 즉석캐리커처 그리기를 하면 워낙 인기있는지라(?) 조금 어수선해지지만 오늘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직 시간이 남은 것으로 알았는데 경찰들은 계속 시비를 걸고 MBC노조 측에서도 자칫 무리한 일이 생길까 싶어 빨리 마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네요.

사실 그 얘기를 전해 듣고 조금 언짢았습니다. 경찰들이 시비를 걸면 MBC노조 측에서는 경찰들과 시민들 사이를 막아서서 무언가 시민들을 지키는 일을 해줘야지 어떻게 마무리를 빨리 하길 바란다는건지.

'MBC지키기 문화제'에 나온 촛물시민들이 만들어 놓은 예쁜 길
▲ MBC옆길에 늘어선 촛불 'MBC지키기 문화제'에 나온 촛물시민들이 만들어 놓은 예쁜 길
ⓒ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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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들이 시간이 남아 이 추운 날 저녁에 길거리에서 MBC에게 용기를 내라고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것이 아닐진데. 그러나 어쨌건 싸움하는 주체는 MBC노조입니다. 작게 본다면 시민들은 '언론방송 독재를 하려는 낙하산 인사'를 막고 올곧은 방송언론을 보고 싶은 마음에 옆에서 응원하고 지지하고 힘내라고 외칠 수 있을 뿐이지요. 물론 MBC노조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고 알지 못하는 어려움들이 있을 것이라고 미루어 생각해보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전 바로 그 자리에서 이근행 위원장이 시민들에게 "MBC노조 믿어달라, 계속 지지해달라"고 했는데 이 어수선함이 그 믿음과 지지에 대한 답이라면 그건 실망을 안기는 것이지요. 부디 시민들이 믿음과 지지를 끝까지 갖고 갈 수 있도록 MBC노조에서도 무언가 실천으로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크게 본다면 방송언론 주인은 국민이니까요.

MBC지키기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드리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 MBC지키기 촛불문화제에서 그린 즉석 캐리커처들 MBC지키기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캐리커처를 그려드리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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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람에 50여 분 정도 그릴 마음을 다지고 간 저는 1/10인 여섯 분만 그리고 즉석 캐리커처 그리기 행사를 마쳤습니다. 가면서 계속 50여 분을 제대로 그리려면 보통 세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한 시간 안에 그리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긴장을 한껏 하고 마음다짐을 자꾸자꾸 했던 만큼 힘도 1/10로 빠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아직 1/10 이 남아 있습니다. 촛불같은 그 힘으로 계속 MBC지키기 촛불행사에 나가 시민들 캐리커처를 그리며 시민들과 MBC노조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MBC지키기와 언론자유 불들이 활활 타오르게 되기를 바랍니다. 시민 여러분들도 계속 보다 긍정하고 적극 참여하는 마음으로 'MBC지키기 촛불문화제'에 나와 주시길 부탁드려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나중에 다른 매체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촛불, #MBC, #문화제, #문화연대, #캐리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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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작은책에 이동슈의 삼삼한 삶 연재중. 정신장애인 당사자 인터넷신문 '마인드포스트'에 만평 연재중. 레알로망캐리커처(찐멋인물풍자화),현장크로키. 캐릭터,만화만평,만화교육 중. *문화노동경제에 관심. 또한 현장속 살아있는 창작활동을 위해 '부르면 달려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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