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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비리도 제도를 바꿔야 한다. 교육계 비리척결 차원에서 끝나선 안 된다."(뉴시스)

이명박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같은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현재 교과부는 기존 교장제도에 칼을 대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10일 아침 신문들은 '교장공모제를 2배에서 10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렴도 조사 결과 임명제 79점, 공모제 86점

교과부 의뢰로 지방교육연구센터가 만든 '교장공모제학교의 효과 분석'이란 보고서.
 교과부 의뢰로 지방교육연구센터가 만든 '교장공모제학교의 효과 분석'이란 보고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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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행 교장제도 종류 가운데 인사비리를 막을 만한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청렴도에서 최고인 교장제도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장을 공모해 뽑는 교장공모제다. 또한 최근 주목을 받는 교장공모제 중에서 청렴도 최고는 교장자격증 유무에 상관없이 실력 있는 일반 교사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3월 발표된 교과부 의뢰 보고서인 '교장공모제 학교의 효과 분석'(연구책임자 나민주 충북대 교수)이란 자료를 심층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이 보고서를 보면 '청렴도'에서 공모제 학교는 86.2점(100점 척도)인 반면 임명제인 일반학교는 78.6점이었다. 교장임명제인 45개 일반 초중고 학생, 학부모, 교사 3457명과 교장공모제인 112개 초중고 구성원 62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를 평균치로 환산한 뒤 비교한 결과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교장의 기본특성에 대해 9개 문항에서 공모제학교와 일반학교간의 유의미한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면서 "'청렴도', '공정함', '솔선수범', '친화력', '책임감', '확고한 교육관', '창의적 경영능력', '학교교육에 대한 전문적 식견' 등 8개 문항에서 일반학교에 비해서 공모제학교 점수가 높았다"고 밝혔다. 청렴도는 물론 거의 전 영역에서 기존 교장임명제보다는 교장공모제가 앞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참여정부 시절부터 2008년까지 교장공모제를 시범 실시한 112개 학교 대상 조사에서는 '내부형', '초빙형', '개방형' 등 3개 공모유형 가운데 '내부형'이 청렴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청렴도 조사결과를 100점 척도로 환산해보면 내부형은 86.8점으로 초빙형(85.4점)과 개방형(84.4점)을 앞질렀다. 초빙형은 기존 교장초빙제와 비슷한 것으로 교장자격증 소지자만 응모할 수 있는 유형이며, 개방형은 교장 응모자격으로 일반인까지 문호를 연 유형이다.

내부형은 이밖에도 '학교경영의 자율성(3.96, 5점 척도)', '학교발전의 계기(3.96)', '학교운영의 민주성(3.80)', '교직원의 업무의욕 제고(3.83)', '학부모, 지역사회 신뢰 제고(3.78)' 등 전체 10개 '학교 변화 영역' 항목 모두에서도 초빙형보다 높았다.

연구진 "내부형 확대하라"... 자신들 보고서도 뭉갠 교과부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 오전 11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교육비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10일 오전 11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교육비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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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연구진들은 보고서 결론 부분에서 "적용유형 및 응모자격 측면에서는 내부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부형은 실력 있는 교사는 물론 교장자격증 소지자까지 응모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계급장보다 실력 중시'를 내세운 현 정부의 '실용주의'와 맞닿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교과부는 자신들의 의뢰로 만든 이 보고서의 제안과 정반대로 지난해 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을 손질해 내부형을 사실상 폐지했다. 대신 초빙형을 위주로 한 제도를 만든 뒤 '교장공모제'란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는 상태다.

10일 오전 교수노조, 녹색연합, 전교조,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6개 단체는 교육비리 추방 긴급기자회견에서 다음처럼 강조했다.

"교육계의 해묵은 비리는 결국 현행 교장 승진제도와 학교장의 전보제도에 있다. 승진과 관련된 교육계비리를 축소하려면 공모제가 시급하다. …내부형 공모제를 통해 임용된 교장의 양적 확산은 학교장의 비리를 축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주간<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사비리, #교장공모제, #내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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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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