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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문묘제례악 전곡연주 현장.
 3월 4,5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문묘제례악 전곡연주 현장.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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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종묘제례악과 함께 장구한 아악의 전통을 잇고 있는 문묘제례악은 일반에게 좀 더 낯선 음악이다. 종묘제례악이 조선왕조의 제사를 모시는 음악이라면 문묘제례악은 공자를 위시해서 증자, 맹자 등의 중국 유교 성인과 우리나라 유학의 대가 설총, 안향, 정몽주, 이이, 이황 등 총 39인의 신위를 모시는 제사인 석전대제에 쓰이는 음악이다.

문묘제례악은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전래되어 이후 900여 년간 단절없이 전승된 세계 유일의 아악이라는 점이 자랑할 점이다. 아악의 발원지인 중국은 청대 이후 단절되었고, 최근 들어서야 비로소 아악을 복원하고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려 예종 때 처음 문묘제례악이 도입된 문묘제례악은 조선으로 넘어오는 혼란기에 유실의 위험을 겪었으나 조선 세종 때 박연을 중심으로 정비작업을 벌여 공자 생전의 시기에 가깝게 아악을 정리해 15곡을 남겼다. 그러나 조선후기 이후 쇠퇴한 아악은 현재 영조 때 복구된 6곡만 전해지고 있다. 나머지 9곡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나마 세계적으로 아악을 21세기까지 이어온 것도 우리나라뿐으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문묘제례에는 변(대나무)두(나무) 두 가지 제기에 마른 음식과 젖은 음식을 분류해서 올린다.
 문묘제례에는 변(대나무)두(나무) 두 가지 제기에 마른 음식과 젖은 음식을 분류해서 올린다.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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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묘제례악은 공자를 모시고 있는 성균관 대성전에서 봄·가을에만 열리는데, 이번 3월 4일, 5일 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 예악당에서 정악단, 무용단 정기공연으로 열린 문묘제례악은 제사를 받는 성인이 아니라 관객의 시선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무대형식에 맞추어 아악을 이해하기에 수월하였다.

문묘제례악은 다른 궁중음악이 모두 그렇듯이 음악과 춤으로 구성된다. 특히 제례악은 악단이 둘로 나뉘어 등가와 헌가를 따로 연주한다. 문묘제례악은 화평정대함을 근본으로 하는 제사음악인 까닭에 단순하고 규칙적인 음악으로 일상의 감상용으로는 사실 무리가 되는 음악이다. 그러나 제사라는 환경에서 대한다면 이만큼 유장하고 엄숙한 음악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문묘제례악을 연주하는 악기들도 특별히 쇠·돌·실·대나무·박·흙·가죽·나무를 소재로 하는 자연 팔음악기로 편성한다. 금슬의 어원이 되는 악기 금·슬도 등가 편성을 통해 볼 수 있는데, 등가는 뜰 아래에 위치하고 헌가는 위에 위치해 구분이 된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립국악원은 각 향교에서 제관을 섭외해서 제사의 격도 지켰다.

 문묘제례악 중 등가의 연주 장면. 앞에 보이는 눕혀진 악기가 금.슬이다.
 문묘제례악 중 등가의 연주 장면. 앞에 보이는 눕혀진 악기가 금.슬이다.
ⓒ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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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립국악원이 8년만에 문묘제례악을 무대에 올린 것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 작년 항저우에서 대규모 아악 학술대회 및 공연을 연 바 있는 중국이 이후에 더욱 적극적으로 제례악 복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은 3억 위안의 예산을 책정해 대대적으로 아악 복원에 나서고 있으며 이미 항저우사범대학에 아악박물관을 건립 중에 있다.

중국이 발원지라는 의미는 있으니 지난 900여 년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승해온 우리나라는 분명 아악에 대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현재 중국이 한국을 통해 음악과 일무를 배우고 있지만 언제 태도가 돌별할지 알 수 없으며, 언젠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놓고 자격을 따질 때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한국의 위상을 지켜내기 위한 작은 노력의 일환으로 국가기관인 국악원에서 문묘제례악을 공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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