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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불안한데, 아이를 낳으라니

일자리가 불안한데, 육아휴직을 어떻게 써

일자리가 불안한데, 정부정책은 더 불안해

 

3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생 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은 3.8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여 여성고용안정을 촉구하는 '일자리가 불안한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최근 정부에서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내놓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 '퍼플잡'을 도입한다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수많은 여성들이 실업과 빈곤의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지금, 정부는 이러한 사실에는 주목하지 않은 채 오로지 저출산이 문제라며 출산장려운동만을 목표로 하면서 고용정책 역시 저출산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여성 노동자 중 70%를 차지하는 여성 비정규직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은 그림에 떡이며 최저임금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과연 '퍼플잡'이라는 단시간근로일자리가 생활을 유지하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00여 년 전 여성의 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여성노동자들의 마음으로 안정적인 일자리와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정부의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며 2010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의 요구를 모으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기자회견은 한국여성노동자회 정문자 대표의 취지발언으로 시작했다. 정 대표는 불안한 일자리와 여성노동자의 생존권 박탈에 대해 저출산을 위시로 한 정부 정책의 허상을 폭로하고, 여성노동자의 노동권확보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퍼플잡'으로는 일·가정 양립이 안된다. 유연이 아니라 안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며 "여성일자리 50만개를 늘려라"고 요구했다.

 

행정인턴은 문서파쇄 전문가?? 

 

이어 청년당사자로 현재 구직활동중인 포커페이스(별칭)의 당사자 발언이 있었다. 현재 27세인 그녀는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 원금상환을 해야 하는 채무자의 신분을 얻었고 대출금을 갚기 위해 알바자리를 전전하다 제대로 된 취업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정부에서 청년실업의 대책인 것 마냥 떠들었던 '행정인턴'으로 6개월을 일했다. 그녀와 함께 들어간 다른 학생들도 6개월의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는 이력서에 당당하게 써넣은 경력이 생길 것이라 기대했지만 6개월 동안 사무보조, 복사업무, 문서파쇄 일들로 소모됐다고 한다.

 

그 후 방과 후 교사,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는커녕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대학생만 선호하는 사회에서 27세 여성의 취업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일자리뿐만 아니라 여성 일자리도 안정되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발언을 마무리 했다.

 

출산 후 경력 단절 상태에 있는 김수진님의 당사자 발언은 더욱 더 절실했다. 두 돌 된 아이를 두고 있는 그녀는 주변에 아이를 돌봐줄 만한 사람이 없어 6년간 다니던 학원 강사 일을 그만 두고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섰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길 만한 여건이 되면 재취업하리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만만하지 않았다.

 

경력을 살려 학원 강사 자리를 알아봤지만 대학생들의 인기직종인 학원 강사일은 문턱이 높았다. 일하고 싶다는 욕구도 욕구지만 당장 아이에게 들어가는 만만치 않은 보육비를 충당해야하는 현실이 그녀를 더욱 시급하게 하지만 눈을 낮춰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구해보려 하지만 그 또한 어려웠다. 그녀는 요즘 둘째는 안 갖냐는 주변의 속 모르는 걱정이 속상하기만 하다.

 

열심히 대학에서 공부하고 수많은 돈을 들여 졸업했지만 전공도, 경력도 살리지 못하고 재취업의 길도 막막한 그녀는 요즘 무심히 지나쳤던 마트의 캐셔들을 눈여겨보는 중이다.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지금은 어떤 일자리라도 내자리만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의 실효성 있는 여성일자리 대책을 요구하는 이번 기자회견은 ▲ 정부와 기업은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한 해고를 근절하여 여성노동자 일자리를 보장하라 ▲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없이 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하라 ▲ 정부는 남녀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라 ▲ 기업은 장시간노동과 회식문화 등 일과 생활 양립을 저해하는 조직문화를 개선하라 ▲ 남성도 육아주체이다. 일과 생활 양립을 위해 함께 일하고, 함께 키우는 아빠가 되자 ▲ 불안해서 못살겠다. 정부는 일자리 유연화가 아니라 일자리 안정화 정책을 시행하라는 요구를 함께 국회를 향해 외치며 마무리 했다.

덧붙이는 글 | ※'민생 살리고 일자리 살리는 생생여성행동(이하 생생여성행동)'은 경제위기 담론, 이명박 정부의 공공정책 위기 속에서 여성 실업 및 고용위기, 민생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대중적 운동을 펼치기 위해 2009년 6월 발족한 연대기구로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전국여성노동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노총,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서울여성회,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등 4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홈페이지 최근활동에도 개재됩니다. http://www.kwwnet.org


태그:#3.8세계여성의날, #생생여성행동, #여성고용, #한국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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