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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한루를 배경으로 해서, 조금은 어색하지만 밝고 환하게 웃고 있는 나.
 광한루를 배경으로 해서, 조금은 어색하지만 밝고 환하게 웃고 있는 나.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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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드라이브를 하려고 전라북도 남원에 갔다. 우리 가족은 처음에 많이 망설였다. '곡성에 가서 철로자전거를 탈까??' 아님 '남원에 있는 광한루를 갈까??'. 자동차가 바람을 가르면서 달렸다. 창문을 열어도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철로자전거를 여러 번 타 보았기 때문에 광한루에 가기로 했다. 나는 철로자전거가 더 타고 싶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수결에 의해 '내 사랑?!'이라고 생각하던 철로자전거를 포기하고 광한루로 끌려갔다. 사실 나는 광한루에 몇 번 가보았다고 해도 별로 기억나는 게 없다.

나는 광한루에 가면 들어가는 문에 '광한루'라고 적혀 있고, 그 안에 그냥 의자랑 연못만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광한루에 들어가 보니 내가 생각한 것처럼 시시한 곳이 아니었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백년가약을 맺는 모습. 다정한 게 보기 좋다.
 이몽룡과 성춘향이 백년가약을 맺는 모습. 다정한 게 보기 좋다.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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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겁이 많은 나. 하지만 오작교 위에 서서 내 몸을 바쳐 잉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왼쪽 위에 성처럼 생긴, 파란 지붕의 쓰레기통이 보인다.
 겁이 많은 나. 하지만 오작교 위에 서서 내 몸을 바쳐 잉어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왼쪽 위에 성처럼 생긴, 파란 지붕의 쓰레기통이 보인다.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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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처럼 의자랑 연못은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즉, 상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곳이었다. 거기에는 잉어에게 먹이를 주는 다리가 있었다. 그 다리 이름은 오작교였다.

맞다!! 견우와 직녀에 나오는 그 오작교였다. 그 다리에는 '견우와 직녀'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성춘향이랑 이몽룡도 관련이 있다고 씌어 있었다. 오작교 위에는 잉어 밥을 주는 사람과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잉어 밥을 사가지고 배고픈 잉어들에게 정성과 온 마음을 다해서 먹이를 주었다.

옆으로 가니 춘향관이 있었다. 거기에는 성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가 설명과 함께 있었다.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한문을 풀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춘향이와 이몽룡이 입고 있던 한복은 더러웠다. 그렇지만 조금 떨어져서 보면 한 쌍의 나비 같았다.

춘향관을 나와서 우리는 산책을 했다. 아빠가 사진을 찍도록 모델 뺨치는 포즈도 취해 주었다. 걷다 보니 저만치에 미니 사이즈인 성이 하나 보였다. 문은 열리지 않지만 움직이는 군사 인형이 서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군사 인형들끼리 작은 장난감 화살을 쏘고 저항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멀리서 봤을 때 분명 성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낚였다. 왼쪽에 일반쓰레기, 오른쪽에는 캔 병 플라스틱이라고 씌어 있다.
 멀리서 봤을 때 분명 성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낚였다. 왼쪽에 일반쓰레기, 오른쪽에는 캔 병 플라스틱이라고 씌어 있다.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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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으로 된 쓰레기통을 마냥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는 나. 내 모습이 순수해 보인다.
 성으로 된 쓰레기통을 마냥 신기해서 바라보고 있는 나. 내 모습이 순수해 보인다.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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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서 보니 성의 지붕 아래로 '뻥!' 뚫려 있는 2곳의 사각형 구멍이 있었다. 그 사각형 구멍 아래에는 '일반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은 성이 아니라 쓰레기통이었다.

이런 것을 어이상실?!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온 세상에 있는 쓰레기통의 반전이었다. 정말 신기했다. 재미도 있었다. 정말로 미니 성 같았는데 어이가 없었다. 분명히 멀리서 보았을 때 멋진 성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쾌쾌한 냄새가 나는 쓰레기통이었다.

내가 자주 보던 시트콤에서 나온 말이 생각났다. '사랑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나,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꼭 사랑은 그렇지만은 않다. 나는 이 말을 살짝 바꾸어 생각해 봤다. '이런 쓰레기통은 멀리서 보면 멋진 성이나, 가까이에서 보면 쾌쾌한 냄새가 나는 쓰레기통이니라'라고.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명언이다!! 집에 오면서도 그 쓰레기통 생각에 웃음이 터졌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춘향관에서 본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이제는 광한루를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행운을 가져다 주세요. 이몽룡과 성춘향이 있는 연못에 동전을 던지며 행운을 기원하고 있는 나.
 행운을 가져다 주세요. 이몽룡과 성춘향이 있는 연못에 동전을 던지며 행운을 기원하고 있는 나.
ⓒ 이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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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광주우산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3월2일부터는 6학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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