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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표준영정 속의 유관순 열사.
 공식 표준영정 속의 유관순 열사.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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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민족이 독립을 염원하며 일제에 비폭력으로 항거한 1919년 '3.1 만세운동.' 3.1 만세운동의 상징으로 손색없는 유관순 열사는 19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3.1 정신이 응축된 삶을 살았다.

그의 고향이자 독립기념관의 고장인 천안은 매년 유 열사 정신 계승 차원에서 3.1절을 앞두고 봉화제가 성대히 열린다. 그러나 올해는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올해부터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통째로 사라진 것.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유 열사 전기문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유 열사 숭모단체와 학계, 지역사회에는 적지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4학년 국어 교과서에서 사라진 유 열사 전기문

2009년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사용된 국어 읽기 4학년 1학기 교과서. 교과서의 첫 장인 '첫째마당'은 유관순 열사가 태극기를 들고 주민들과 만세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형상화된 그림으로 시작한다.

이어 유관순 열사의 출생과 성장, 3.1만세운동의 참여와 아우내만세운동 주도, 투옥과 순국까지의 생애가 5쪽에 걸쳐 전기문으로 일목요연하게 실려 있다. 전기문 뒤에는 유 열사의 생애를 다시 한 번 정리하고 그의 신념,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별도의 장도 1쪽 마련되어 있다.

2009년 국어 읽기 4학년 1학기 교과서의 초판 발행 시점은 2001년 3월. 과거 교과서에도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계속 등재됐는가 여부는 불분명하다. 적어도 2001년 이후 9년 동안은 줄곧 유 열사의 전기문이 교과서에 수록돼 전국의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학습된 점은 확실하다.

8차 교육과정 시행으로 초등 국어 읽기 4학년 1학기 교과서는 올해 새로 발간됐다. 2011년에는 5학년 교과서가 전면 개편돼 발간된다. 올해 첫 출간된 초등 4학년 1학기 국어 읽기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와 구성과 체계, 수록 내용이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까지 교과서의 첫 단원으로 수록된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도 찾아 볼 수 없다.

유 열사의 전기문은 왜 사라졌을까? 새로 발간된 국어 읽기 4학년 1학기 교과서의 연구, 집필 책임자인 황정현 서울교육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8차 교육과정 시행에 맞춰 4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의 전기문 단원이 5학년으로 옮겨지게 됐다"며 "내년에 새로 발간되는 5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의 전기문은 유관순 열사가 아니라 주시경 선생이 채택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한글을 국가 브랜드로 부각시키는 추세에서 유관순 열사 보다는 주시경 선생의 전기문이 더 적합하다고 연구, 집필진에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념사업회, 연구단체 유 열사 전기문 삭제에 반발

유관순 열사 전기문이 사라진 2010년 국어 읽기 4학년 1학기 교과서 표지 모습.
 유관순 열사 전기문이 사라진 2010년 국어 읽기 4학년 1학기 교과서 표지 모습.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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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차 교육과정 시행에 따른 교과서 개정으로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사라진 것에 유관순 열사 연구단체나 기념사업회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충순 백석대 유관순연구소장은 "3.1절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위인으로 유관순 열사가 국민들 사이에 각인되기까지는 교과서의 공헌이 컸다"며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없어지는 것은 단지 한 사람의 인물 소개가 빠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관순 열사처럼 아이들 눈높이에서 자연스레 나라사랑과 민족사랑을 교육할 수 있는 인물도 드물다. 유 열사의 전기문이 사라지면 올바른 국가관과 민족관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류근창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장도 아쉬움을 피력했다. 류 회장은 "몇 학년을 떠나 예전처럼 초등학교 교과서에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수록됐으면 좋겠다"며 "교과서 편찬을 담당하는 관계 당국과 유 열사 전기문 재등재를 위한 협의를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자취를 감추면 애국과 충절의 고장이라고 자부하는 천안에도 큰 손실이라는 진단도 있다. 여기에는 새 교과서 출간에 천안시를 비롯한 지역사회 대응이 너무 안일했다는 반성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 4학년, 내년에 5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가 전면 개정되는 과정에서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누락될지도 모른다는 예측은 작년 3.1절 즈음부터 제기됐다. 하지만 천안시의 경우 아우내봉화제 예산 지원, 순국일에 맞춘 추모제 거행 등 연례적인 행사 개최에 치중했을 뿐 유 열사의 전기문을 교과서에 계속 등재시키기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천안시의회 장기수 운영위원장은 "유관순 열사의 전기문이 교과서에 실린 것과 아닌 것은 전국적인 지역 명성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며 "유 열사 전기문의 교과서 재등재를 위해 시와 시의회 등 지역사회 전체의 합심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62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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