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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요리는 '꼬시는' 기술이 부족해."

 

드라마 <파스타>의 한 장면. 요리시합에서 2등을 한 서유경(공효진분)에게 최현욱(이선균분) 쉐프가 '패인'을 말해줍니다. 그러자 서유경이 묻습니다.

 

"꼬시는 게 뭔데요? 어떻게 해야 꼬실 수 있는 건데요?"

 

최현욱 쉐프가 답합니다.

 

"네 요리는 짝사랑이다. 네 요리를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해줄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부족하다. 요리사 스스로 확신이 없는 요리는 살아있는 매력으로 포크와 나이프를 꼬시지 못한다. 짝사랑만 하지 말고 꼬셔봐, 제대로."

 

지난 10년, 혹시 짝사랑은 아니었나요?

 

 오마이뉴스 방송팀이 28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21차 촛불문화제를 생중계하고 있다.

혹시, '짝사랑'은 아니었나요? '꼬시는 기술'이 부족한 건 아니었을까요? 지난 10년 말이에요.

 

'모든 시민기자다'라는 모토를 내걸고 국내 최초로 '시민기자' 제도를 도입했던 <오마이뉴스>.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관심도 많이 받았어요. '이런 건 일기장에나' 쓸 것 같은 진솔한 이야기들이 '기사'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기사는 이래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했죠.

 

'촛불' 때는 어떻고요. <오마이뉴스>의 발 빠른 현장기사를 기다리면서, <오마이 TV> 생중계를 보면서 밤을 지새우던 시민들 기억나세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붐볐잖아요. 2002년 민주당 릴레이 경선과 2002·2007 대선도 떠오르네요. 지난해 노무현·김대중 두 전 대통령 서거 때도 <오마이뉴스>는 뜨거웠어요.

 

'시민저널리즘'으로 주목받았던 창간 초기 그리고 굵직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오마이뉴스>는 '잘 나갔'어요. 문제는 그때를 제외하고는 주로 '짝사랑'을 해왔다는 거예요. 독자들을, 시민들을 제대로 '꼬시지' 못했어요.

 

지금 <오마이뉴스>는 어떤가요. 메인면을 봐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오마이다운' 기사로 가득한가요. 독자들이 굳이 <오마이뉴스>를 찾아야 할 '매력'들로 넘치나요?

 

<오마이뉴스>가 더욱더 재미있어졌으면

 

수습기자 환영회 때 한 선배가 물으셨어요. '어떤 기사'를 쓰고 싶냐고. 그 때 제가 이렇게 대답했어요.

 

"저희 엄마나 친구들도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기사요."

 

아직은 어리바리 수습기자인 저는 <오마이뉴스>가 더욱더 재미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재미'라는 게 꼭 개그프로그램의 재미는 아니에요. 보면서 고개를 끄덕 끄덕 할 수 있는 기사, 만면에 미소를 띨 수 있는 기사, 때로는 눈물도 흘릴 수 있는 기사. 한 마디로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기사가 바로 재미있는 기사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의미'를 포기하자는 건 아니에요. '국민예능' <무한도전>을 봐요.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방송된 '<무한도전> 복싱특집' 기억나세요? 최현미, 쓰바사 두 소녀가 서로에게 주먹을 겨눌 때마다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고 국적을 떠나 두 선수 모두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못지않게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도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사실 '스포츠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잖아요. 어쩌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면서 시청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무한도전>. 그 날 방송을 보면서 저도 <무한도전>같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마이뉴스>가 가진 '꼬시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오마이뉴스>가 창간10주년을 맞은 2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오연호 대표와 김병기 본부장 등 전체직원들이 자축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마이뉴스>가 가진 '꼬시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진솔한 기사, 생생한 기사 그리고 '뽕을 빼는' 기사. 그게 바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오마이다움'이 아닐까요. 여기에 더해졌으면 하는 게 바로 '재미'에요.

 

어깨에 힘을 빼고 보다 쉽고 보다 재미있게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사, 엄마도 친구들도 공감할 수 있는 기사를 쓴다면 독자들이 <오마이뉴스>를 친숙하게, '만만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시민은 기자'인 <오마이뉴스>가 가장 필요로 하는 건 결국 '시민의 공감'이잖아요.

 

'낚시'로 독자들을 '꼬시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진보매체, 시민기자라는 정체성이 <오마이뉴스>를 봐야만 하는 필수조건이 되지 않아요. 우리 기사를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해줄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대신 어깨에는 힘을 빼고 다시 한 번 제대로 꼬셔봅시다. '오마이'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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