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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구장 장익 주교가 9일 춘천 효자동 교구청 2층 주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장익 주교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가 9일 춘천 효자동 교구청 2층 주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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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익(77) 주교가 다음달 25일 16년간의 춘천교구장에서 퇴임한다.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려했던 장 주교가 지난 9일(화) 춘천시 효자동 춘천교구청 2층 주교실에서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느낀 장 주교의 모습에서 온화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는 교구장 직에서 퇴임하고도 춘천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 어느 언저리에서 지낸다고 약속했다. 이날 주교실에는 강원일보, 평화방송, 가톨릭신문, KBS, YTN, 강원도민일보 기자들이 참석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편하게 말을 이어 나가는 장 주교의 모습에서 온화한 온기가 느껴졌다.
▲ 장익 주교 편하게 말을 이어 나가는 장 주교의 모습에서 온화한 온기가 느껴졌다.
ⓒ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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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시절 문화사목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쓰신 것 같다.
"문화사목이라고 하니 거창하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보면 일본시대 분단으로 인해 진통을 겪으면서 문화적 단절 혼미의 시기를 겪었다. 자신의 정체를 체우려고 애쓰는 실정이었다. 넓은 의미로 봤을 때 교회도 사회문화적으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문인, 조형미술, 음악 하시는 분들이 오랜 생각 끝에 신앙을 찾는다. 다른 나라에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어떤 종교적인 궁긍적인 지향의 동참하고 귀의하고자 하는 창작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 자기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생각이 다른 분들이다. 많은 분들이 신앙을 찾는 것을 보고 평소 생각했다. 짧은 답은 없다. 뜻이 있는 현상이다. 그만큼 그 안에 찾는 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책임감을 가졌다.
 
-올해 교구 사제들이 장기적 전문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한 사목 지침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자격증시대라고 자격증을 따자는 말이 아니다. 전문화된 영역이 많다. 책임 있는 역할을 하려면 좀더 깊이 있게 알고 경험해야 한다. 어떤 자격증을 따서 어떤 위치에 서자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복지 분야에 한사람이라도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갖고 일했으면 하는 소원이다."
 
-앞으로의 계획. 은퇴 후 해보고 싶은일.
"조금 여유롭게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두고 봐야 한다. 후임으로 오신 김운회 주교가 인품을 갖추고 계시고 해 오신 일로 봐서 친화력도 있다. 마음이 편하고 대단히 반갑다."
 
-취미생활로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은.
"그전에는 산에 다녔는데 몸이 그전처럼 말을에 안들어서 할 수 있을지. 젊은 시절에는 암반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은 아니다. (하하) 그런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평가는 다른 분이 해야 한다고 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춘천교구에) 오면서 그때 이쪽 지역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낯선 지역으로 온 꼴이 됐는데. 고향이 따로 있느냐. 가서 정들면 고향이다. 그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단 하루를 지낼지라도 여기에 뼈를 묻고 올 사람이다고 얘기했다. 목표를 세우고 욕심을 갖고 뭘 해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
 
-장 주교의 고향이 춘천이 됐다. 춘천교구민들께 한 말씀.
"'춘천 또는 강원도 사람이 됐다' 이런 말은 감히 못한다.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그런 말을 하면 여기 사람들이 지가 언제부터 여기 왔다고 말할 것 아닌가. (하하) 그동안 지내면서 애정을 갖고 고마움을 느낀다."
 
-67년동안 서울을 떠나온 적이 없는 후임 주교께 낯선 환경을 한 선배로써 조언한다면.
"저도 서울 태생이고 서울을 잘 아는 사람이다. 객지생활을 했지만 서울사람이다. 나이 육십에 새로운 이곳(춘천교구)에 왔다. 그런 점은 후임 김운회 주교와 같다. 그렇다고 걱정은 하지 않았다.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 나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일을 배우면서 해 나갔다. 김 주교도 잘 하실 것이다."
 
-행복했던 순간.
"어느 한 사건이 아니고 지내면서, 신자분들 만나고 평소에 (행복을) 느꼈다. 순수하고 꾸밈없는 마음으로 같이 지냈다. 그런 점이 좋았다. 강원도 사람이 입으로만 간사하게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겉으로는 거리를 두면서도 속정이 있는 사람이다. 일부러 잘 보이려고 하지 않는 점이 좋다. 순수한 마음으로 일하려고 하는 순수성이 좋았다. 그런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후 생활.
"현직을 떠났다고 다른데로 살아지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하하) 춘천 어느 언저리에서 살것이다."
 
-사회가 자기주장만 강하고 충돌이 되고 있는데 어떤 자세를 가지면 풀어 나갈 수 있을지.
"요즘 해소 안되는 대립 갈등이 많다. 다르다는 것과 다르니까 틀리다는 말을 혼동 안했으면 좋겠다. 서로가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서로가 겸허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말하는 것보다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내 뜻을 관철시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런 뜻으로 차이점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나의 입장을 너무 내세운다. 남을 존중하는 데서 비롯해야 한다. 나에게 이익을 준다든지 손해를 끼친다는 것을 우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함흥교구장 서리를 지내셨는데 북한 지역 사목 어려움은.
"아시다시피 (남북분단으로) 함흥지역은 내 마음대로 다녀갈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마음으로만 기도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힘닿는 일부터 실질적 도움이 가도록, 누가 보기 어떻까 해서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나름으로 노력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솥밥 한식구 운동을 시작했다. 교구내 한삶위원회가 있다. 한삶, 한식구. 갈라놓고 생각하지 말고 한식구로 대하는 것이다. 시국 또는 이념을 생각하지 말고 소리없이도 하자는 생각이다."
 
-교구민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한말씀.
"고맙다는 말 이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미흡했던 점에는 미안하고 그런 마음이다."
 
-사제들에게도.
"사제들은 그동안 쉽지 만은 않은 상황에서 좋은 마음으로 같이 친근하게 지내면서 협력해 줬다. 고맙다. 교구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 미덥고 좋다."
 
-덕담으로 마무리한다면.
"이 지역 사람들이 가볍게 흔들리는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 당장의 무슨 흡족한 해결이 없더라고 꾸준히 근면하고 근박하게 잘 노력해 나가면 앞으로 굉장히 좋으리라 생각한다. 살기 좋은 고장이 되지 않을까, 인간적으로 그렇게 서로를 대해주시면 좋겠다."


태그:#장익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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