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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항상 미래가 어떨지 상상해보는 걸 좋아했죠, 지난 80년간 쓰인 SF 소설의 엄청난 수가 바로 그 증거구요. 미래를 예상하는 것도 인간의 두뇌만이 성취할 수 있는 위대한 능력 중 하나이죠. 물론 우리가 미래에 예상했던 비전과 꿈들(날아다니는 자동차 등의) 그리고 두려움(1984년에 예정되어 있던 일 아시는 분?)이 모두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현재 착수하고 있는 일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아직도 백 투더 퓨처에 나왔던 비행 보드(그리고 물론 저절로 끈이 메지는 나이키 신발도)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어떤 것을 꿈꾸고 있을까요?

적어도 현대경제연구소의 경제 전문가인 김신환 씨의 최근 예상에 따르면(기사를 읽으시려면 클릭), 머지 않아 로봇이 한국 학교와 수많은 학원의 영어 회화 선생님들을 대신하게 될 거라고 하네요!

김씨는 거기에 숫자까지 제시했습니다: 대략 30,000명의 원어민 강사가 곧 직업을 잃게 될 거라고 하네요. 꽤나 상세한 예상이지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은 2018년까지는 일어나게 되어있다고 예상되니, 목격하기 위해 그다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겠어요!

정말 흥미로운 얘기지요.

여기에서 조금 의문이 남는 사항 하나는, 앞의 예측이 정말로 실행 가능한 일이라면, 학생들이 이미 접할 수 있는 컴퓨터 학습 프로그램이나 웹캠 수업을 통해 영어를 배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한, 여기서 착상이 된 것은 모든 영어 선생님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직 원어민 선생님-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외국인들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지요. 그게 아니라면 다른 과목의 선생님들도 로봇으로 대체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평균적인 한국 고등학교에서 수업 방식이 얼마나 수동적인지를 생각해보면, 예를 들어 역사 선생님들을 다 녹음 테이프로 대체하는 것도 간단할 것 같은데요. 어쨌든 이 아이디어가 실행 되더라도 한국에는 여전히 영어를 가르치는 진짜 선생님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뭐 그때는 거의 한국인 선생님들만 남게 되겠지만요. 참 재미있지 않나요. 영어학 박사 학위(그냥 한 번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를 지닌 비원어민 한국 선생님과 기본적 수업 경력만을 가진 영어 원어민 선생님이 있다고 생각해 보죠. 둘 다 물론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같겠지만 아마도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가르칠 텐데, 그러니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죠. 한국인 박사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문법 규칙과 예외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실제적인 활용이나 발음면에서는 아무래도 떨어질 수 있겠고, 원어민 강사는 정확한 발음을 하고 단어와 표현을 문맥에 맞게 사용할 수 있지만 왜 그렇게 써야 하는지 문법적인 측면에선 가끔 모를 때도 있겠죠. 그럼 이제 이 둘 중에 하나를 로봇으로 대신해야 한다고 해보죠,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나요? 답은 간단하지만,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이미 로봇에 더 가까운 선생님 쪽을 바꾸라고 권해드릴게요.

하지만 그런 질문은 제 글의 요지도, 김씨의 대담한 예측의 요지도 아니죠. 대신 그 기사를 읽으면서, 실질적으로 한국에서 선생님 노릇을 하고 있는 원어민 독자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글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계획의 목적이 사교육비에 쓰이는 돈을 줄이고자 하는 것인지는 참으로 모호합니다. 그러나 그런 기계 강사를 들인 학원이 미래 학생들에게 요구하게 될 수업료는 연구진의 기본적인 비용 구조보다는 공급의 원칙과 수요에 달렸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씨도 이 논의에서 미래 예상할 수 있는 비용 절감 얘기를 하는 것은 다소 엉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얼마나 절감될지 등에 대해서는 예상치를 내놓지 않았고요(정말 빨리도 30,000명이 해고될 거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과는 상반되게 말이죠). 대신 그는 정부에서 높은 초기 개발비를 보조하기 위해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넌지시 말하고 있지요. 참 편하지 않나요? 하지만 그것도 괜찮은 거겠죠 뭐, 결국 모든 이를 위해 다 좋은 것 아닌... 잠깐, 근데 정말 누구를 위해 좋은 거죠?

적어도 이 기사에 명시된 로봇화의 장점은 이 나라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기생충같은 외국인들을 마침내 다 없애버릴 수 있다는 것밖에 없는데요...

마치면서 기사 원문 아래에 달려 있던 댓글 하나에 누가 이렇게 쓴 것을 보았습니다,  이 로봇들이 아이들에게 "xenophobia(외국인 혐오)"라는 단어도 가르쳐줄지 궁금하다, 덧붙여 한국 아이들을 위해서 소프트웨어 디자인은 삼성의 옴니아2 팀의 손에 맡겨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머지 않아 로봇들이 학교 선생님이 되는 날이 올까요?
 머지 않아 로봇들이 학교 선생님이 되는 날이 올까요?
ⓒ 마티아스 슈페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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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마티아스 슈페히트 기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10여 년 전 첫 방한한 후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하다 2006년 서울로 이주했다. 독일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학 학위를 2008년엔 연세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 후 서울에서 '스텔렌스 인터내셔널(www.stelence.co.kr)'을 설립하여 수출입 사업에 종사중이다. 최근 한국에서의 경험을 쓰기 시작한 개인 블로그는 http://underneaththewater.tistory.com/이다.



태그:#로봇, #외국인, #원어민, #혐오,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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