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예술관 관객들 예술전용관을 찾은 관객들

▲ 국도예술관 관객들 예술전용관을 찾은 관객들 ⓒ 무비조이(MOVIEJOY.COM)


영화 사이트 운영자란 닉네임 때문에 많은 분들이 오해하거나 곡해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영화에 대한 지식이 상당할 것이라 지례짐작하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영화 사이트를 운영하긴 했지만 저의 영화지식이란 것이 보통 영화 즐기는 분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일예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어렵고 난해하다는 편견 때문에 가까이 하려고 하지도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지난 해 <워낭소리>, <똥파리>, <낮술>, <사람을 찾습니다>, <나무없는 산> 등을 보면서 완전히 깨져 버렸습니다. 무비조이에서 지난해 최고의 한국영화로 <나무없는 산>을 1위로 선정할 정도로 한국독립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발견한 해가 2009년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독립영화에 대해 알아가면서 예술영화와 유럽영화 등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또한 높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관심이 높아질수록 또 다른 호기심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호기심이란 다름 아닌 과연 아직 한국에서 마이너 장르인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즐기는 분들은 과연 어떤 관객들일까? 어떻게 그분들은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접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정말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대한 그런 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여러 가지 호기심이었습니다. 사실 아직 많은 한국 관객들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는 돈 주고 보기 아까운 장르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꼭 상업영화라고 해서 모두 좋은 작품만 나오는 것이 아니듯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역시 상업영화처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거나 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작품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평소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즐기는 남녀 관객 네 분씩을 같은 질문으로 인터뷰 하였습니다.

평소에 독립영화 예술영화를 즐기는 네 분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진님과 박조건형님, 김도연님과 이원기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박조건형 관객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조건형님

▲ 박조건형 관객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조건형님 ⓒ 무비조이(MOVIEJOY.COM)


1. 우선 인터뷰에 응해주신 네 분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진(여): 달나라에 사는 소녀예요! 하면 혼나죠? 부산의 스물일곱 처자예요.

박조건형(남): 양산에 사는 34세의 박조건형이라고 합니다. 상업영화 독립영화 장르가리지 않고 영화를 즐기면서 다양한 방법을 늘려가고 있는 관객 중 한명입니다. 그러나 고전은 아직 저에게 너무 먼 당신일 뿐입니다. 아마 흑백필름에 대한 향수나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그다지 없는 인간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김도연(여): 김도연입니다.

이원기(남): 부산에 사는 24살 대학생 이원기입니다.

2. 어떻게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에 입문하셨으며 그리고 즐기시게 되신 것인지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박진(여): 솔직히 말씀 드려서 저는 독립영화가 우리나라 독립을 다룬 영화로 알고 있었을 정도로 무지한 때도 있었어요. 제가 알기로 많은 분들이 일본 영화를 보러 예술관이나 다른 독립영화전용관을 가는 것이 처음이었듯이 저도 그랬어요. 이후에는 그냥 쥐어주는 대로 받아먹었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그냥 예술관에서 상영을 하는 대로 관람을 한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점점 예술영화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박조건형(남): 상업영화라고 해서 모두 재미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떤 갈증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남포동에 있을 때 부산국도예술관을 알게 되었고 그 카페를 통해 제가 보지 못한 영화들을 하나씩 찾아보았더니 상업영화와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점점 영화를 보는 장르의 범위를 넓혀 나갔습니다. 예술관을 처음부터 자주 찾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점점 다양하게 보다 보니까, 예술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의 즐거움을 찾아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되었고, 한 번에 갈 때 두세 편씩 보게 되었습니다. 양산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멀어서 한 번 갈 때 어쩔 수 없이 두세 편씩 볼 수밖에 없습니다.

김도연(여): 정확한 시기는 잘 생각이 나질 않지만 부산 남포동 대한극장인가(?)에서 비탈리 카네프스키감독의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란 영화가 개봉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관객이 저랑 다른 사람 딱 두 사람이었어요. 그때 난 그 영화가 너무 좋았는데 요즘말로 망한 영화가 된 거죠. 그다음부터 제 3세계영화를 찾아본 기억들이 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제가 원하는 영화를 생각만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과 개인의 노력이 없으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도 힘들다는 걸 그때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수없이 많은 영화들을 보면서 자꾸 제 기억 언저리를 차지하는 영화들이 예술영화이고 독립영화들인걸 알게 되었구요. 사실 한국 독립영화에 가장 가까이 갈수 있는 계기는 예술관에 발을 들이면서 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독제(부산독립영화제) 같은 경우는 상영회를 가지고 감독들과의 GV를 하면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진솔하게 얘기를 하고 느낄 수 있어서 독립영화가 왜 독립영화여만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이원기(남): 고3때부터 극장을 다녔는데, 그때는 그냥 닥치는 대로 아무 영화나 잡식 아니 폭식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영화에 대한 갈증이 나기 시작했죠. 처음엔 알지 못했지만 엉성한 부분들이 눈에 거슬리고요. 그러던 찰나 예술관을 알게 되어 그렇게 국도에 드나들고, PIFF나 영화제에도 재미를 붙이면서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를 즐기게 된 것 같네요.

영화관 이미지 국도예술관

▲ 영화관 이미지 국도예술관 ⓒ 무비조이(MOVIEJOY.COM)


3. 조금은 곤혹스러운 질문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는 어려운 영화 혹은 돈 주고 보기 아까운 영화란 편견을 가진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편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박진(여): 오늘도 회사 동료랑 얘기를 했었는데요. 아마 그런 경우는 영상이나 음향의 만족만을 생각한 것 같아요. 가령 저예산으로 영상미 하나 없이 적은 배우가 출연해서 관객들 마음 힘들게만 하는 영화들을 왜 굳이 봐줘야 하나란 얘기를 자주 접해요. 그런 편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란 생각도 해요. 시대가 그만큼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자극에 길들여져 있기도 하고, 거기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그에 비례하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게 아닐까 하고...

박조건형(남): 일단 예술관은 일반 6000원, 회원 5000원이고, 시네마테크의 경우 일반 5000원 회원 3500원입니다. 제가 상업영화가격이 7000원일 때만 해도 웬만한 영화들은 다 봤었는데, 8000원으로 껑충 뛰고 나니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러워서 꼭 보고 싶은 영화만 보게 되었습니다. 상업영화관 8000원에 비해 얼마나 싼 가격입니까. 물론 예술관에서 카드할인 같은 건 없습니다. 영화를 단순히 시간 때우기 스트레스 해소로 생각하고 콜라와 팝콘을 들고 영화관을 찾는다면, 구석 외진 곳에 자리한 예술관까지 찾아가서 5000원 6000원 주고 보는 영화는 분명 돈이 아까울 것이 분명합니다.

상업영화 중에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비슷비슷한 영화들이 많을 때가 많습니다. 영화는 정말 많이 쏟아지고 개봉은 했는데, <아바타> 같은 대박영화가 영화관의 많은 스크린을 차지함으로 인해 선택할 수 있는 영화가 별로 없는 관객에게 조심히 예술관 영화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예술관이라는 이름 때문에 편견이 있을 것 같은데,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라는 점에서 똑같습니다. 코미디도 있고, 감동적인 영화도 있고,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묵직한 영화들도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찾아서 보러 간다면 예술관의 영화도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영화로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의 취향과 맞는 영화인지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는 부지런함은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김도연(여): 솔직히 저한테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 이유는 전 어릴 때부터 영화를 계속 봐온 사람이고, 지금의 제 나이에 맞는 사고방식과 이해능력이 있기 때문에 영화 수준이 적정선으로 유지되면 너무 반가운 일이지만, 가끔 수준 이하의 독립영화 같은 경우엔 어떤 이유를 불문하고 쉽게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없는걸 알기 때문에 "저 감독 정말 안쓰럽다" 는 생각은 있지만 돈 주고 아깝단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들이 별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외화에는 아주 너그러우면서 한국영화는 다운이나 받아보든지, 혹은 비디오나 DVD로나 보지 영화관에 가서 보기엔 아깝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 그런 말 들을 때면 발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문화와 콘텐츠들은 자국민 스스로가 챙겨주지 않으면 얼굴 없는 국민이 될 수도 있다 스스로 자존심을 버리지는 말아라. 내가 돈을 내어 정당하게 봐주면 조금 허술했던 영화들이 나중엔 더 나은 영화들로 거듭날 수 있다. 내 스스로가 내 것을 지키지 못하면 바로 소멸 되거나 도태해 버린다. 우리의 영화들 편견 없는 시선이 많은 이해력을 가지고 있고, 그 많은 이해력은 기다릴 줄 아는 미덕으로 진화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저에게 별로 적용되지 않는 것 같네요.

이원기(남): 일반대중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다 보니 "돈 주고 보기 아깝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독립영화나 예술 영화인데요. 그러나 이런 편견들로 인해 독립영화들은 더더욱 극장에서 걸리기 힘들어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래서 독립예술관에서 극장료를 지불하고 볼 수 있는 것 만해도 감사하며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DVD판매가 안 되는 영화들도 많아서 독립예술관에서 보는 것 외에 볼 수 없는 영화들이 많기 때문이죠.

영사실 영사실 이미지

▲ 영사실 영사실 이미지 ⓒ 무비조이(MOVIEJOY.COM)


4.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같은 곳에서 보기 힘든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들을 예술전용관 혹은 독립영화상영관 에서 볼 때 어떤 부분에서 더 좋았으며 그리고 어떤 매력이 있는지 이야기해주십시오.
박진(여): 이 질문은 제가 늘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솔직한 제 생각은 음악이나 소설 혹은 영화가 다를 바 없으며, 저는 그것들의 깊이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어떤 것이든 그 매체의 장점을 생각하고 보면 볼만하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몰고 왔던 <트와일라잇>의 경우, 많은 관객들이 가볍기 그지없는 영화라고 말하는 그 작품에서 저는 시각과 청각을 만족 시켜주는 영화의 장점에 만족을 했으니까요.

대신, 독립영화에서 만족하는 부분은 내 마음을 좀 더 건드려 준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좀 더 우리네 삶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미화시킨 삶이 아니고, 좀 더 현실적이고 좀 더 가깝고, 내 옆의 삶 같은, 그냥 친구 얘기를 듣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있어요. 그리고 흔히들 길들여진 문화라고 하죠? 상업영화의 스폰서 같은 것의 영향을 덜 받아서 일까요? 길들임이 덜한 것 같아요.  그리고 확실히 사회의 보편적인 이념에 대하여 다른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 어느 부류의 소설들은 아는 사람만 알 수 있게, 혹은 지나고 나면 아 그렇구나 하고 느끼게끔 사회를 비판하잖아요. 독립 영화의 경우 그런 부분들을 좀 더 가지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요. 인디음악이 그러하듯 다른 것들의 손을 좀 덜 탔기 때문에 좀 더 확실한 자기색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박조건형(남): 저는 관객이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영화에 올인 하여 집중해서 영화를 즐기는 걸 좋아합니다. 예술관에 오는 관객들은 관람 에티켓을 거의 대부분 잘 지키고 관객도 적은 편이라 조용히 영화에만 몰입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자본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소화해내는 영화들은 일정한 틀이 있습니다. 그 틀을 벗어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보다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을 만날 때가 많습니다.

김도연(여): 저는 주로 CGV 무비꼴라쥬를 이용했었는데, 참 안타까운 것은 시간 배정문제, 그리고 영사기가 핀이 안 맞을 때가 무척 많았고, 상영은 해야 되겠고 관객은 별로 들지도
않고, 그래서 만족스러운 환경에서 영화를 볼 수 없는 점이었습니다. 첫 상영을 보러갈 때면 관객이 거의 저 혼자이거나 서너 명밖에 안 되는데 중간에 화면이 안 나오고 오디오만 나올 경우가 있고, 시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되어 밖에 나가서 직원을 찾아 직접 얘기할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화회관 앞으로 옮긴 국도를 알게 되어 그곳으로 영화 보러 갔었는데, 오신 분들은 알겠지만 조금씩 들리는 영사기 소리, 공간을 아우르는 스크린, 그리고 심리적으로 사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부채꼴 모양의 좌석배치. 처음 왔는데도 오래전부터 온 것 같은 그런 기억속의 향수 같은 것들이 묻어나는 곳이어서 예술영화전용관으로서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결국 예술 상영관의 매력은 기계적이지 않고, 인간미 넘치는 곳이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관객한명 한명에게 신경써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원기(남): 요즘 멀티플렉스는 다들 고층에 있죠. 밑에는 상가구요. 내가 영화를 보러 가는 것인지, 시내에 놀러 가는 것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주객전도 된 느낌이요. 예술전용관은 그런 부분이 없어서 좋아요. 너무 북적북적하지도 않구요. 영화를 보다 재미없다고 나가거나 큰소리로 들리게 악평을 늘어놓는 분도 없구요. 멀티에 가면 이런 일들이 종종 있어서 무척이나 거슬립니다. 이런 영화 외적인 분위기를 잡아 주는 것이 예술전용관이 가진 매력 중에 하나죠. 또 크기가 크지 않다 보니 "내 극장", "우리국도" 같은 소중함과 친근함은 덤이구요.

영사실 영사실 이미지

▲ 영사실 영사실 이미지 ⓒ 무비조이(MOVIEJOY.COM)


5. 보통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고를 때 어떤 기준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작품 수가 일반적인 상업영화보다 많지 않다고 해도 모든 작품들을 다 보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본인의 취향이나 어떤 다른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진(여): 딱히, 취향을 가지고 있진 않아요. 저는 상업영화도, 독립, 예술 영화도 그냥 제목을 보거나 포스터를 봅니다. 원래부터 시놉시스는 모르고 영화를 보는 경우가 더 많아서요. 그냥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 해주는 영화가 좋아요.

박조건형(남): 사람들의 평보다는 제 취향을 우선 고려합니다. 그리고 평가의 기준이 극과극인 영화를 선택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다큐를 좋아하고 리얼리티가 묻어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회는 꼭 보려고 합니다. 단편영화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져서 단편영화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성장영화를 좋아하고 상처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런 기준을 말하면 상당히 긴데, 그냥 끌리는 영화를 보는 편입니다.

김도연(여): 저 같은 경우엔 시간이 허락되면 거의 다 찾아서 보는 편이구요. 그나마 어느 나라, 감독, 혹은 제목을 보고 고르는 편이에요. 상업영화보다 편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라인업 소개가 되면 웬만하면 다 소화할 수 있는 편수라 거의 다 보는 편입니다.

이원기(남): 일단은 배우와 감독이 최우선입니다. 어떤 배우가 나왔고, 어떤 감독이 영화를 찍었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배우나 감독의 성향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전편에서 기대와 신뢰감을 얻었다면 그다음 작품은 무조건 찾아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신인감독이나 신인배우의 영화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것이 그들의 작품이지만 그렇기에 그들의 영화는 더욱 열정적이고 참신한 것 같아요. 다듬어 지지 않은 생것의 에너지를 그대로 느끼는 것 같아요. 추가로 그런 신인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워요. 그 외에 장르는 따지지 않지만, 음악영화나 성장영화를 선호하구요. 공포는 절대 보지 않습니다. 공포는 작품성이 있으면 있을수록 밤에 잠을 못자요. 그래서 절대 보지 않아요. 요즘에는 배우 이채은씨에게 매료되면서 단편영화들도 자주 봅니다.

6. 상업영화도 자주 제작비에 비해 관객들의 악평을 받는 작품들이 많이 나옵니다.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는 제작비면에서 분명 일반 상업영화와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분명 개인적인 기준으로 볼 때 만족하지 못하는 작품들이 존재할 것 같습니다. 이런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아직은 젊은 감독이나 배우들이 작품들을 연출하고 연기하는 경우가 많기에 더 큰 관심으로 이해하고 배려하시는지요? 아니면 미래에 더 큰 발전을 위해 따끔하게 비판하시는지요?
박진(여): 이것 역시 구분을 두지 않습니다. "아임낫데어"의 대사가 생각나요. "우리는 열렬한 팬이었는데!" 갑자기 사회를 향하던 비판적인 음악성향을 바꾼 가수에게 비난을 던졌던 팬들의 말이었어요. 저는 맹목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감독이라면 다수가 아무리 나쁜 평을 내려도, 설령 내 마음에 안 든다고 할지라도, 억지로 좋은걸 찾아내려는 성향이 강한데요. 그런 저에게 친구는 셰익스피어라고 졸작이 없었을 것 같아? 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갑자기 성향이 바뀐 가수, 작가, 감독에게 힐난의 말도 함부로 못 하지만, 맹목적으로 그들 작품에서의 좋지 못한 부분(어디까지나 제 주관적인)까지 애써 좋게 볼 필요도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드신 부분 같은 경우 그냥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후에 좋은 작품이 나온다면 그때는 또 좋게 봐주면 되는거구요. 감독을 떠난 작품은 관객 몫이라고는 하나, 감독 즉 사람 자체에 그 어떤 평을 하는 것은 저는 감히 하지 못하겠어요. 영화를 보는 찰나의 감정이 소중한 저이기 때문에 감독이나 배우의 미래를 굳이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그 작품 하나만을 보고 싶습니다.

감독이 가진 서사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표현하는 것이 부족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고, 이후에 많은 경험으로 표현력이 점점 뛰어나게 되면 마음에 드는거구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맞는 말이긴 하나 잘 알지 못하더라도 감독의 서사가 강하면 관객과 소통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는 작품을 만든 사람에 대한 감정은 품고 싶지 않아요.

박조건형(남): 재미없는 건 재미없다고 그대로 말합니다. 물론 그 영화가 상영 중일 때는 다른 관객의 관람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영화가 막을 내린 다음 후기를 올리기도 하거나, 그냥 제 블로그에만 남겨둡니다. 젊은 감독들이나 배우들이 원하는 것도 솔직한 이야기일 겁니다.

김도연(여): 작품 하나가 첨부터 끝까지 100% 만족을 주는 것은 거의 없지만, 표현방식을 보고는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은 것은 분명히 있구요, 마음에 안 든다고 해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편입니다. 혼자 작업으로 이루어 질수 없는 것이 영화작업인데 만드는 그 본인들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겠습니까? 정말 힘든 사람은 스스로 다시는 할 것이 못된다며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도 나올 것이고 미련이 많고 아쉬움이 많은 사람은 그걸 토대로 삼아 다음엔 좀 더 나은 작품으로 다시 나오겠죠. 개인적으로 작가주의 고집이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원기(남): 예, 비판하는 편입니다.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가지는 한계점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영화를 보러 갑니다. 하지만 내용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많이 미흡한 영화들을 볼 때는 칼 같은 비판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독립영화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은 높은 작품성과 상업영화에선 볼 수 없는 상상력인데, 이런 것들 없이 가진 제작비가 적은 상업영화를 보는 듯한 엉성한 독립영화나 너무 겉멋이 든 것 같은 예술영화들에 대해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비판합니다.

특히 얼마 전에 봤던 <올웨이스 비보이>라는 영화는 이 두 개에 모두 부합하는 영화였는데, 독립영화가 기술퇴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인데, 정말 제작연도가 의심스러운 영상부터 스토리 전체 진행이나 춤을 제외한 배우들의 연기도 눈에 거슬렸고 , 중간 중간에 나오는 철학 이야기도 괜히 겉멋이 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친구사이>에도 보면 뮤지컬 장면이 나오는 데 이런 시도는 좋게 보지만, 너무 떨어지는 완성도는 좀 아닌 것 같아요. 돈이 없어서라는 변명을 하기엔 저예산으로 나온 좋은 영화들이 너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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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사실 영사실 이미지 ⓒ 무비조이(MOVIEJOY.COM)


7. 개인적으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친구 분들이나 주위 분들에게 권하시는지요? 이렇게 권할 때 주위 분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어렵다고 피하시거나 혹은 한번 접하고 난 후 완전히 마니아가 된 분들이 있는지요?
박진(여): 몹쓸 선입견으로 이 사람은 좋아 하겠다. 혹은 싫어할 것이다. 추천하기도 전에 벌써 전 정해둡니다. 대개는 그 선입견이 일치하기 때문에 좋아하겠다 싶은 사람에게 추천해주면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 좋구요. 선입견을 버리고 한번 추천해보자 한 경우 그 어렵고 난해한 재미없는 힘든 영화를 보는 아이라는 제 이미지가 더 강해져요. 마니아가 된 사람까지는 못 봤는데, "새로운 세계! 라는 생각을 가지고 좋아하고, 앞으로 찾아봐야겠어!" 라고 말하는 경우를 간혹 보긴 했어요.

박조건형(남): 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낭패를 본 경우가 많아서. 일단 영화 자체를 상당히 좋아하지 않는 친구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상업영화이외의 영화로 선택의 폭을 넓혀보려는 이들에게는 국도예술관을 권합니다. 시네마테크부산은 주로 고전이나 회고전, 특별전 등을 상영하기에 웬만한 영화내공이 있지 않고는 권할 수 없지요. 국도예술관의 영화들은 대부분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을 상영하는데, 상업영화의 자본 때문에 극장에 걸리지 못한 좋은 영화들을 상영합니다. 참 술을 끊기 위해서 부산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를 보러 다니는 사장님 한분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백수일 때는 거의 일주일에 한두 번을 국도나 시네마테크에서 부딪히곤 했는데 다양한 영화를 즐기는 법을 잘 습득하신 것 같았습니다.

이원기(남): 지속적으로 권유합니다. PIFF에 함께 간 친구가 독립영화에 반한 경우도 있고, 예술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해준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 저처럼 독립영화를 찾아보거나 단편을 찾아 볼 만큼 영화에 관심을 두는 친구들은 없는 편이에요. 하지만 제가 하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친구들 모두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에 대한 편견은 없어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영화들은 스스로 저보고 같이 가자고 할 만큼 관심도 조금씩 늘고 있고요.

8.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 작품은 무엇이며 그 선정 이유 또한 궁금합니다.
박진(여): 꽃섬을 좋아해요. 꽃섬을 봤을땐 독립영화라는 구분 없이 봤었는데요. 딱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상업영화 독립영화 구분 없이 그냥 그 영화 자체만으로 봤거든요. 지극히 정적이고, 지극히 메말랐다고 생각했어요. 내내 마음에 남았어요. 저에겐 갈증이 느껴지는 영화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갈증의 요소가 되는 아픔에 앵글을 잡아주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더 목말랐는지도 모르겠어요. 당시에는 그렇게 영화로 상처가 된 경우가 잘 없었던 것 같아요. 그게 아마 자극이 되었나 봅니다. 그러니까 저는 시작도 모르고 시작한 독립영화가 꽃섬이었던거죠. 이후에도 비슷한 이유로 좋아하는 작품은 많은데 가장이라고 하니까 제일 처음 본 작품을 선택하게 되네요.

박조건형(남): 글쎄요(^^). 저는 기억력이 나빠서 제가 쓴 짧은 영화리뷰들을 살펴보지 않으면 불가능할 듯합니다. 어제 집에서 본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마인드 게임>을 강추 하고 싶습니다.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저팬애니메이션의 혁명이라고 생각되는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별 다섯 개 주고 싶습니다.

김도연(여):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모르겠구요. 비탈리 카네프스키의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와 <눈 오는 날의 왈츠>, 그리고 스페인 거장감독이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은 거의 발광하는 수준이구요. 또 한 송일곤 감독의 <마법사>들도 무척 좋아합니다. <은하해방전선>도 참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었고, <낮술>도 많이 공감하면서 봤어요. 스페인의 여자감독이 만든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보이A> 혹은 <언노우 우먼> 같은 작품은 정말 좋았구요. 죄송해요. 딱 못 꼬집겠어요. 영화는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고, 볼 때마다 나름 괜찮은 작품들이 많이 있어서...

이원기(남):이 영화가 예술영화 범주에 포함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이란 영화를 가장 인상 깊게 봤습니다. 자신의 단백질인형이 사람이 된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 원작인 만화가 남성의 섹스어필을 자극하는 판타지를 그리고 있다고 한다면,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원작을 뛰어넘어 인간의 공허함까지 다루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는데요. 그 영화를 보고 바로 다른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공기인형>을 보고 받은 충격에 다음영화가 눈에 들어오질 않을 만큼 충격적이었고(내용이나 영상, 연기 거의 모든 것이 놀라웠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극중 공기인형으로 나오는 배두나의 연기는 그녀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가장 일품인 것 같아요.

국도예술관 현장사진

▲ 국도예술관 현장사진 ⓒ 무비조이(MOVIEJOY.COM)


9. <워낭소리>이후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황금기가 오는 듯했지만 이후 많은 작품들이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잡지 못해 제대로 개봉조차 못하고 사라진 경우가 많습니다. 개봉하더라도 10여개 상영관을 넘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극장에서 10여개 상영관이라도 잡으려면 외국영화제에서 무슨 상이라도 하나 받아야한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즐기는 팬으로서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박진(여): 원래 독립적인 개체는 대중에게 사랑을 받기 힘들어요. 저예산을 강조할 게 아니라 독립영화에도 가볍고 즐거운 것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거 같아요. 사회에 반하는 독립영화 문화만을 형성하는 것보다, 현재 대중의 보편적인 코드에 맞췄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요. 워낭소리가 성공했던 이유도 연령대가 높은 관객의 향수자극 코드를 잘 맞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솔직히 가끔 멀티플렉스에 이제 못가겠어요 하는 소리들도 마찬가지로 안타깝기도 해요. 그러니까 애시 당초 어느 그 누구도 그룹을 형성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인데, 아무래도 사람 사는 곳에서 그건 힘들겠죠? 떼 묻은 이야기를 하자면 아무래도 돈이 제일 중요하죠. 무엇보다 홍보와 가까운 극장형성들인데 그게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박조건형(남): 독립영화관을 시에서 꾸준히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독립영화에서 <워낭소리>같은 작품이 자주 나올 수가 없습니다.(저는 워낭소리를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로 이윤을 내면서 운영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윤이 나지 않는다고 포기한다면 예술관들은 모두 문을 닫게 되고, 우리가 상업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은 극히 제한될 것입니다. 그리고 돈이 되는 영화들만 투자를 하기 때문에 영화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점점 외화에 자리를 뺏기게 됩니다. 자본의 크기 면에서 미국을 따라 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 끔찍할 것 같습니다. 그래놓고 불법다운로드를 엄벌해 처한다구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다양한 영화는 보고 싶은데, 제도적 장치들은 마련해 놓지 않고서 다운로드를 비난만 하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국도는 개인이 힘겹게 운영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관객의 관심과 애정으로 유지해가고 있는 줄 압니다. 국도예술관도 시네마테크부산처럼 부산시에서 꾸준히 보조금을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도예술관이 사라진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습니다.

김도연(여): 문제는 "돈이 될지, 안 될지"겠죠. 그리고 이런 영화도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구요. 위의 질문에서처럼 사실 수준 미만인 작품들도 계속 나오고는 있다는 거죠. 아주 쇼킹한 작가주의 독립영화이거나 아니면 대중적으로 먹히는 그 뭔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막 만들어 개인 소장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괜찮습니다. 막 만들면 되죠. 하지만 "나"라는 사람과 함께 생각해야할 어떤 이슈가 있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요. 그냥 막연하게 외면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외면 받지 않으려면 노력을 해야겠지요.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것을 상영하고 싶으면 만든 사람역시 발로 뛰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술전용관으로 찾아가서 좀 상영해달라고 얘기 하십시오. 그래야 좋던 싫던 뭔 해결이 나지 않을까 싶네요.

이원기(남): 영화관은 독립영화를 걸면 돈이 되지 않으니 걸려고 하지 않고, 관객은 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하는 영화관이 없거나 정보를 얻지 못해 또 영화를 보러 가지 못하는 이런 악순환이 가장 문제이지 않을까요. PIFF에 가면 웬만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도 다 매진입니다. 축제라는 분위기가 작용된 것이 있긴 하겠지만요. 하지만 관객들이 일반 상업영화만으론 자신이 가진 갈증을 모두 풀 수 없기에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을 많이 기대하고 보고 싶어 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긴 위해선 마이너쿼터 라든지 독립예술관의 확장,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 할 것 같아요. 문화의 다양성은 우리가 살아나갈 미래의 큰 경쟁력인데, 이렇게 극장은 돈이 되는 영화만 걸고, 관객은 보기 편한 영화만 보면, 나중에는 지금 한국의 상업영화들도 거대한 자본이 투자된 해외의 영화에 밀리게 되는 현실이 올 겁니다. 그전에 다양한 영화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이런 사태를 방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국도예술관 현장 사진

▲ 국도예술관 현장 사진 ⓒ 무비조이(MOVIEJOY.COM)


10. 마지막으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재미있게 보기 노하우가 있으신지요? 어떻게 하면 이런 영화들을 좀 더 쉽게 그리고 즐겁게 볼 수 있는지 노하우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십시오.
박진(여):위에도 말씀 드렸듯이 우리네 인생과 좀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내 옆집, 내 친구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보면 재미나요. 내 삶에 접목시켜 보면 다가오는 것들도 많구요. 그러니까 좀 더 와 닿는 장면이나 대사가 많은 것 같아요. 어차피 대개의 사람들은 기쁜 것 보다 슬픈 것에 더 큰소리를 내려는 속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슬프고 힘들기 만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삶 자체로 보는 거예요. 내가 큰소리 내고 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라고.

박조건형(남):그냥 자기에게 끌리는 영화부터 보세요. 상업영화에 대한 평도 서로 판이하게 다른데, 독립영화에 대한 평은 더욱 개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자신의 영화취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취향을 정확히 안다면 영화를 선택해서 실패할 확률이 적습니다. 많은 이들이 괜찮다는 영화가 자기에겐 별로 일수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그리고 자기가 관심 가는 독립영화들을 카페에 들러서 확인해보세요. 이번 주는 무슨 영화를 하는지 몇 시에 어떤 영화가 하는지 잘 알아두셔야 영화를 놓치지 않습니다.

국도예술관이나 씨네마테크부산은 단관극장이기 때문에 평일의 저녁타임이나 주말을 이용해서 보려고 하면 볼 수 있는 시간이 몇 번 없습니다. 어쨌든 일단 영화에 관심이 많아야 하고, 자신의 취향을 잘 알아야 하고 무슨 영화가 어디에서 상영 하는지 부지런을 떨 줄 알아야 자기에게 맞는 좋은 독립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도연(여):저 같은 경우 영화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영화를 봅니다. 그리고  다음 얘기를 점치지 않고 진짜 아무런 생각 없이 영화를 봅니다. 가끔 몰입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말예요.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라 해도 끝까지 보는 인내심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원기(남):일반적으로 관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영화들은 대게 감독이 들어 내놓지 않고 숨겨놓은 부분이 많은 영화들입니다. 아무리 끝내주는 반전이 있다고 해도 관객이 알아차리지 못하면 영화는 시시할 뿐이지요. 이런 숨겨진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에요. 감독이 세심하게 꾸며놓은 소품하나 하나 장면 하나 하나에서 의미를 찾아냈을 때 받는 충격이나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이렇게 숨겨진 부분까지 꼼꼼하게 영화를 보기 위해선 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 자체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 독립영화관을 찾아서 영화를 보시다 보면 어느 순간 작은 것 하나하나 가 보이고 그러다 보면 재미가 배가 되고 또 계속 영화를 보게 되고, DVD 구입하고, 예술관 계속 가고, 영화는 더 재밌고, 금전적인 악순환의 연속이랄까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최초발행된 후 www.moviejoy.com 에 순차적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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