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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충청권 민심을 '몰락한 양반'에 비유한 보고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해졌다는 언론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일보>와 <한겨레>는 20일 이 대통령에게 이 같은 보고가 올라갔다고 전했는데, 가진 것 없어도 자존심과 명분을 중요시하는 몰락 양반처럼 충청도민들도 기업·학교를 중심으로 한 세종시 수정안에 마음이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세종시 원안을 선뜻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한겨레>는 "손님이 가져온 선물 보따리를 '방에 두고 가라'고 하지도 못하고, 도로 가져가겠다고 할 때 달려나가 붙잡지도 못하는 게 충청의 민심 상태"라는 여권 관계자의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언론에 소개된 보고서 내용은 충청도민의 자존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하는 여권에 커다란 악재가 될 판이다.

충청권 민심을 건드린 발언이 정치적 논란거리가 돼 여권을 곤혹스럽게 만든 선례도 있다.
1995년 지방선거를 강타한 '충청도 핫바지론'이 그렇다.

당시 여당에 몸담고 있던 김종필씨가 자민련을 만들려고 하자 김윤환 정무장관은 그해 1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당 얘기만 나오면 대구경북을 들먹이는데 우리가 무슨 핫바지냐"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의 한 일간지가 <김윤환 정무1, 충청도 핫바지 발언 물의>라는 제목으로 비틀어 보도하는 바람에 파문은 확산됐다.

자민련은 그해 6·27 지방선거에서 이를 충청도민의 소외감을 자극하는 기제로 활용했고, 결과적으로 대전·충남·충북 세 지역의 광역단체장을 석권했다. 김윤환씨의 항의로 뒤늦게 해당 신문이 정정보도문을 냄으로써 사태가 진정됐지만, 선거는 이미 끝난 뒤였다.

청와대쪽은 이번 언론보도 또한 충청권 민심을 자극해 세종시 수정안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누구 말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그런 보고서는 없었고, 당연히 보고된 일도 없다"며 "대변인실에서 확인하고 아니라고 (해명) 자료까지 냈는데 기사를 일부 언론에서 썼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국민 사이에, 특히 충청도민 사이에 불필요한 감정이 증폭되지 않도록 여러분들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청와대는 그런 일 없다고 발뺌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올 수는 없는 법"이라며 "(충청도민들이) 겉 다르고 속 다른 표리부동한 집단으로 매도당했다"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세종시비대위 대변인도 "충청이 '몰락한 양반'이라면, 이 정권은 세종시 수정안의 대국민 기만극이 만천하에 드러날 즈음 '몰락한 정권'의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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