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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사의 폐해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대표적으로 2PM 리더 박재범 군의 비하 발언을 확대재생산도 아니고 균등재생산으로 제목만 바꾼 기사수 늘이기는 연예매체의 신뢰성에 대한 짙은 회의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행태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반복되고 있어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우연히 새 드라마들에 대해 검색을 하던 중 어이없는 일이 발견됐다.

 

분명 매체도 기자도 다른데 제목부터 본문까지 붕어빵처럼 똑같다. 괄호 형태만 살짝 바꾼 것도 있지만 문장 내용은 토시 하나까지도 똑같다. 기사 본문 전체가 같은 것은 물론이다. 게다가 두 기사는 사진까지 같다. 이런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겨 썼던가 아니면 남의 기사를 드래그 복사한 탓이다. 어떤 경우건 적어도 기사를 '썼다'라기보다는 받아썼다 혹은 베껴쓰기에 불과한 일이다.

 

작은 이슈 하나에도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연예기사들 속에서 이런 식의 연예기사는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티비에서 보이는 취재 열기는 다 어디로 간 것인지, 이런 베껴쓰는 기사가 버젓이 포털을 장식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물론 보도자료는 기사를 쓰는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기획사의 홍보의도가 가득한 자료일 뿐이다. 그것을 그대로 기사로 옮겨 싣는 것은 "연예기자 참 쉽죠 잉~"의 비아냥을 낳고마는 근본 원인이 된다.

 

물론 그들도 애환이 있을 것이다. 쏟아져 들어오는 청탁과 포털에 신규 기사가 상위에 오르는 시스템 속에서 새 기사만이 살 길이라는 상부의 압력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일 수도 있다. 모든 직업에 애환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업무의 본질을 훼손할 정도라면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이 바른 선택일 수 있다. 더우기 기자라는 직업은 독자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식의 무성의한 기사는 정작 기획사의 의도와는 달리 선의의 결과를 낳기 어렵다. 오죽하면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쓸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물론 이런 붕어빵기사가 연예기사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다. 보도자료를 읽고도 드라마를 직접 본 후에 제대로 된 리뷰를 쓰는 기자가 훨씬 많(을 거라 믿는)다. 그러나 티비 관련 검색을 하다보면 자주 접하게 되는 붕어빵 기사들에 애먼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았던 일들을 생각하면 한번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인터넷 매체는 21세기 IT기반에서 대단히 중요한 존재이다. 수십 년간 지속된 종이신문의 존재적 한계와 환경문제까지 겹쳐 인터넷 뉴스는 짧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은 커지고만 있다. 그런 속에서 정론까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최소한 자기 기사에 대한 자부심조차 찾아볼 수 없는 베끼기 행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일이다. 위와 같은 행태로 성실히 노력하는 매체들에 대한 인상까지 깍아먹는 것이 안타깝다.


태그:#연예기사, #붕어빵, #보도자료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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