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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차세대 글로벌 리더 네트워크 FUN20'

이름 참 거창하다. 글로벌(GLOBAL)에 리더(LEADER)에 네트워크(NETWORK)까지! 과연 이런 대단한 단어들을 내세워서 모인 20대들은 어떤 활동을 할지 궁금해졌다. FUN20의 홈페이지(http://www.fun20.net)에 접속하니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20대의 대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강연들이 접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국제기구 SECTION 4기'
'글로벌 이슈 SECTION 3기'
'미디어 SECTION 4기'
'경제 SECTION 3기'
'UN진출 워크숍 4기'
'대학생 책 저자되기 워크숍'
'대학생 커뮤니티 리더 교육 워크숍'
'대학생 낭만회생 프로젝트 - 문화를 즐기자!'
'BOOK BOOK 긁다'
'살아있는 인문학'
'과학을 위한 인문학, 인문학을 위한 과학'
'사고력 & 논리력 충전!'
'生生 글쓰기'
'스피치 & 커뮤니케이션'
'되돌아 본 역사에서 오늘을 보다'
'영화평론가처럼 영화보기'

 FUN20 사이트 캡쳐화면
 FUN20 사이트 캡쳐화면
ⓒ 임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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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20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에 강사로 참여한 숭실대 철학과 김선욱 교수는 11월 6일자 경향신문 칼럼에 '비오는 토요일 오후의 행복'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자신의 느낌을 얘기했다.

"정해진 시간을 넘겨 두 시간 반 이상 강의와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그 긴 시간 동안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행복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강한 집중력을 보여준 그들 덕분에 나는 모처럼 행복한 교수가 되어 토요일 저녁 시간을 보냈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했던가, 그리고 20대에게 희망이 없다고 했던가, 그런데 희망이 없다는 20대 대학생들을 모아서 위기에 빠졌다는 인문 사회학 강좌를 열어 철학과 교수까지 감동시키며 소위 '장사'를 하고 있는 FUN20의 대표 정성일씨.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8일 신설동역 근처 FUN20 사무실을 찾았다.

 FUN20 대표 정성일
 FUN20 대표 정성일
ⓒ 임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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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20대를 한편으로는 불쌍하다고 얘기하고, 한편으로는 개념(?) 없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FUN20을 운영하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20대가 무기력한 세대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단지 잠재력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실제 FUN20은 단순히 인문 사회 강좌만 진행되는 곳은 아니다. 20대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예컨대, 미디어 SECTION 강좌를 들은 대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블로그 미디어인 고함20(http://goham20.com)을 개설해서 정기적으로 기사를 작성해서 올리고 있다.

질 높은 기사를 생산하기 때문에 포털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에 자주 배치되어 개설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방문자 수가 20만에 육박하고 있다. 한 대학생은 아예 휴학까지 하고 블로그 미디어 고함20을 정식 언론사로 등록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미디어뿐만 아니라, 출판을 위한 준비작업도 FUN20 강좌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출판을 추진하는 팀이 두 개가 꾸려져 있습니다. 20대들이 읽을 책을 20대가 직접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요. 한 팀은 사회명사들을 인터뷰하고, 추천받은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한 내용으로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이 닿은 출판사와 공동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내년 3월경에는 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다른 한 팀은 글로벌 이슈 SECTION 강좌를 들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는데요. 글로벌 이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각자 글을 쓴 후에 묶어서 책으로 내는 기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FUN20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FUN20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 FUN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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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쯤에서 20대를 변화시키고 있는 30대 정성일씨의 20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94년도에 고려대학교 통계학과에 입학한 정성일씨는 원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꿈이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넉넉지 않은 집안 환경임에도 부모님을 졸라 컴퓨터를 구입할 정도로 프로그래머로서의 꿈을 키우던 그는 대학에 들어가서 소위 '운동권'이 되었다.

"숨 막히는 입시경쟁을 거쳤으니 일단 대학교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집회에도 참여하게 되고, 결국 우리 사회의 모순에 대해 깨닫게 되었죠. 결국 학생운동을 하게 됐습니다. 2000년 대, 여러 번의 큰 촛불시위를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요. 비슷한 시기에 88만원세대라고 불리는 20대의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20대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정성일씨는 기존의 운동권 방식으로는 20대에게 다가갈 수 없음을 느꼈고, 그러한 고민을 통해 FUN20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처럼 학습소모임을 꾸려서 사회과학 학습이나 문건 쓰는 방법 등을 선배가 후배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으로는 20대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위 지도와 피지도, 가르치고 배우는 수직적 관계는 현재 시대에 맞지도 않고 20대들의 정서에도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는 사람의 자발성과 자주성을 키워낼 수도 없습니다."

 FUN20 대표 정성일
 FUN20 대표 정성일
ⓒ 임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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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차세대 글로벌 리더 네트워크 FUN20'이라는 이름대로, 정성일씨는 이 사업을 통해 사회 각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FUN20을 통해 인연을 맺은 20대의 젊은이들이 이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서, 사회에 진출한 후에도 서로 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을 바꿔낼 수 있는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리더'란 무엇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FUN20은 frontier union ON20의 약자입니다. 대한민국의 차세대 글로벌 리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FUN20의 목적인데요. 일반적으로 리더라고 하면 잘난 사람, 그러니까 남들 앞에서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진짜 리더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20대의 문제가 심각한데요, 그런 상황에서 자기만 88만원 세대를 탈피해서 잘 먹고 잘 산다면 그것이 과연 88만원 세대의 리더냐는 것이죠. 88만원 세대의 리더라고 한다면, 20대가 고통 받는 그런 잘못된 사회의 흐름을 바꿔낼 수 있는 역할을 해야죠. 그래서 저는 사회의 흐름을 올바르게 바꾸기 위해 방향을 잡고 자신을 던지고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FUN20이 추구하는 리더의 상입니다."

이쯤에서 필자가 고백할 것이 하나 있다. 사실 필자 역시 앞서 얘기했던 숭실대 철학과 김선욱 교수와 같은 경우이다. 올해 여름, FUN20 측의 요청으로 글로벌 이슈 SECTION 강좌에서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혁명에 대한 주제로, 그리고 마르크스 자본론 특강으로 강연을 하면서 20대 대학생들의 진지한 눈빛을 접하게 되었다. 그런 눈빛을 대학교 강의실이나 도서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면 누구도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그런 눈빛이었다.

시절이 어려운지라 FUN20의 새로운 모델이 앞으로 얼마나 성공할지는 모르겠다. 미래라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니까. 다행스럽게도 FUN20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강좌들이 진행되면서, 현재 사단법인을 준비 중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20대의 대학생이라면 이번 겨울방학에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주변 분들중에 단순히 취업준비와 스펙쌓기를 넘어서 도전적인 삶으로 희망을 일구어나가는 20대 30대의 청년이 있다면 이메일 reltih@nate.com 로 추천해주세요.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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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청춘에게 딴짓을 권한다>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국가의 거짓말>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몇 권의 책을 쓴 저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