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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연예기사 쉽게 쓰고 싶으신 분 없나요? 편하게 쓰고 싶으신 분 없어요?

추운 겨울. 연예부 기자님들, 밖에 나가기 귀찮으시죠? 아이템 생각하랴, 취재하랴, 기사쓰랴 피곤하신 우리, 우리 기자님들. 제가 지금부터 알려드릴 이 '비법'과 함께라면 연예기사쓰기,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기대하세요. 연예기사쓰기의 '신세계'가 열립니다(단, '욕먹어도 오래 살고 싶다'는 '생명연장의 꿈'을 가진 '대인배'들만 스크롤바를 내려주세요).  

누구, 연예기사 쉽게 쓰고 싶으신 분 없나요?
 누구, 연예기사 쉽게 쓰고 싶으신 분 없나요?
ⓒ 박지선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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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 원! 스타들의 미니홈피 '1등 방문자'가 되어라  

연예인들의 미니홈피를 수시로 방문하세요. '사이좋은 사람들' 미니홈피는 한 마디로 '보물창고'예요. 미니홈피가 없던 시절에는 기사를 어떻게 썼을까 싶어요. 괜히 추운데 뛰어다니지 않아도, 클릭 몇 번이면 '뚝딱'하고 기사 하나가 나와요. 연예인이 직접 관리하는 거라 '사실 확인'할 필요도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떡밥(기삿거리)'이 거저 얻어지는 건 아니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미니홈피를 방문하는 성실함은 기본. 세심함도 필요해요. 다이어리와 사진첩은 물론이고, 미니 홈피 제목, 메인 사진과 글, 일촌평, BGM 그 어느 것 하나도 허투루 봐선 안 돼요. 홈피 구석구석에는 연예인의 '심경'이 숨겨져 있으니까요. 아, 일촌평을 남긴 사람들의 미니홈피에 '파도'를 타고 들어가서 같이 찍은 사진은 없나 찾아보는 '기자 정신'도 필요해요.

먼저, 2PM 멤버들의 미니홈피에 들어가요. 리더 재범이 한국을 떠난 후, 기사 제목에 '2PM', '재범'이 들어가기만 해도 클릭수가 보장돼요. 2PM의 몇몇 멤버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것도 새벽시간에 주로 미니홈피를 업데이트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가끔씩은 2PM 숙소 랜선을 끊어버리고 싶었다가도, 그들의 미니홈피에서 탄생한 수많은 기사들을 생각하면 '내가 배가 불렀다' 싶어요.

이럴 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고 '모두 숨기기'를 누르면 돼요.
 이럴 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고 '모두 숨기기'를 누르면 돼요.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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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홈피에 들어가자마자 다이어리에 새 글이 반짝 거려요. 이번 방문은 헛되지 않았어요. 기쁨의 미소를 지으며 클릭하는 순간, 이런 '우라질네이션'. 다이어리가 스티커로 도배돼 있어서 뭐라고 썼는지 하나도 안 보여요. 다이어리에 스티커 붙이는 기능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이 때, 그 많은 스티커를 하나하나 옆으로 옮기거나 이마저 포기하고 '한편 현재 우영의 미니홈피에 해당 게시물은 수많은 미니미로 덮여 있어 글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라고 쓰는 기자는 '초보 중 초보'예요. 이럴 땐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고 '모두 숨기기'를 누르면 '글을 확인'할 수 있어요.  

마땅한 '떡밥'이 없다면 상상력을 발휘해요. 연예인의 현재 상황에 '감정이입'할 수 있다면 어려울 것도 없어요. 2PM 재범의 미국행 후, 2AM 조권의 미니홈피에서 '창조'해 낸 기사가 그 예예요. 재범과 절친한 사이인 조권의 미니홈피(당시) 제목은 'Keep going', 감정상태에는 '그리움', 메인에는 '형제그룹'인 2AM과 2PM이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아멘'이라는 글이 적혀있고, BGM은 2PM의 <Only you>가 설정돼 있어요. 

이걸로 어떻게 기사를 쓰냐고요?. 모범답안을 한 번 볼까요.

'평소 '깝권'으로 예능 프로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던 그의 발랄한 분위기와 달리 9일 그의 싸이는 가라앉은 분위기(스포츠 조선)'예요. '조권은 메인에 "아멘"이라는 글귀를 담아 최근 한국 비하 발언으로 2PM 탈퇴를 선언하고, 지난 8일 한국을 떠난 같은 소속사 동료인 박재범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냈'어요(한국경제). '또 미니홈피 상단에는 'keep going'(계속 가자)이란 제목이 적혀있'는데 '이는 2PM의 박재범이 언젠가 돌아와 다시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하는 듯(뉴스엔)'해요. 이건 조권도 놀랄 '독심술'이에요.

스텝, 투! 연예 커뮤니티 사이트에 살아라... 단, '낚시'를 조심하라   

미니홈피 일일이 들어가기 번거롭다고요? 걱정마세요. 연예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으니까요. 솔직히 기자도 사람인데, 모든 연예인들의 미니홈피를 일일이 방문하기란 힘들잖아요.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협업'이에요. 팬들이 알아서 수시로 미니홈피를 방문해서 업데이트 소식을 알려주니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어디 미니홈피뿐인가요? 미니홈피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다양한 '떡밥'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연예 커뮤니티에는 연예인들의 과거사진은 기본이고 현재의 근황, 직찍(직접 찍은 사진) 그리고 각종 루머들이 떠돌고 있어요. TV나 라디오에서 있었던 '기삿거리'가 될 만한 에피소드들도 실시간으로 올라와요. 역시나 '성실함'과 '세심함'을 가지고 '눈팅'을 하다보면 기사 하나 쓰는 건 일도 아니에요. 팬들이 올려놓은 사진을 '다른 이름으로 대상 저장'하고, 팬들의 댓글을 '여론'으로 첨부하면 기사 하나가 완성돼요. '이게 기사가 될까?'라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돼요. '2PM'이나 '재범'이 들어가기만 해도 클릭수는 보장돼요. '이게 기사야?'라고 욕하는 건 이미 클릭한 후예요.

11월 29일부터 12월 7일(현재)까지, 네이버 검색창에서 '옥택연 혈서'를 치면 총 150개의 기사가 나와요. 그것도 '생리혈서' 사진과 함께. 갑자기 또 속이 안 좋아요.
 11월 29일부터 12월 7일(현재)까지, 네이버 검색창에서 '옥택연 혈서'를 치면 총 150개의 기사가 나와요. 그것도 '생리혈서' 사진과 함께. 갑자기 또 속이 안 좋아요.
ⓒ 포털 사이트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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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해요. '생리혈서'가 대표적인 예예요. 아, 생각만 해도 속이 안 좋아요. 사건의 '전말'은 이래요. 한 여성이 한 연예커뮤니티 게시판에 '옥택연(2PM 멤버) 너는 나 없이 살 수 없어'라고 쓴 생리혈서와 피 묻은 속옷사진을 올렸어요. 이 사진은 순식간에 온라인상에 퍼졌고, 누리꾼들은 그 여성의 미니홈피를 찾아내 비난했어요.

이 '사건'을 지켜본 기자들은 잠시 멈칫했어요. '사상초유'라 할 만한 이 경악스러운 사건을 기사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혹시나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그 때 한 '용기 있는 기자'가 나타나 '생리혈서'와 '피 묻은 사진'을 기사에 실었어요. '용자(勇者)'가 첫 테이프를 끊자, 다음날부터 너도나도 '생리혈서' 기사를 사진과 함께 '쏟아내기' 시작했어요. 11월 29일부터 12월 7일(현재)까지, 네이버 검색창에서 '옥택연 혈서'를 치면 총 150개의 기사가 나와요. 그것도 '생리혈서' 사진과 함께. 갑자기 또 속이 안 좋아요. 

합성사진, 루머에 낚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합성사진, 루머에 낚이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무한도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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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사 써도 될까?'라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돼요. '루저 발언' 때문에 언론중재위원회에 손해배상 조정신청했다는 사람은 있어도, '혐오짤(혐오스러운 사진)'은 '똥 밟았네'라는 심정으로 '그러려니' 하니까요. 우리나라 누리꾼들, 참 관대해요.   

주의할 점이 있어요. 바로 '합성'에 낚이지 말자는 것. 요즘 팬들 중에는 '능력자'들이 많아서 이게 원본인지, 합성인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얼마 전에 올라온 2PM 졸업사진 관련 기사에서도 닉쿤의 사진이 합성인 것으로 밝혀져, 팬들에게 웃음을 줬다는 후문이 있어요. 그리고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루머'도 조심해야 해요.

스텝 쓰리! 다른 기사를 베껴라, 포털 메인에 뜨는 기사가 승자다  

지난 9월 5일, 재범이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에 대한 최초 보도 후 재범이 출국한 9월 8일까지 4일간 온오프라인에는 760여건의 기사가 올라왔어요.
 지난 9월 5일, 재범이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에 대한 최초 보도 후 재범이 출국한 9월 8일까지 4일간 온오프라인에는 760여건의 기사가 올라왔어요.
ⓒ PD수첩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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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홈피도, 연예 커뮤니티도 못 들여다보고 있겠다고요? 전자파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요? 한 가지 방법이 더 있어요. 이것은 '뒷북'이긴 하지만 '센스'만 좀 있다면 문제될 건 없어요. 바로 다른 기사 베껴쓰기. 뭐, 꼭 '최초 보도', '단독 보도'할 필요 있나요? 같은 내용이라고 해도 '엣지'있게 제목 잘 지어서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올라가기만 하면 그 기사가 바로 '승자'예요. 내용이 같아도 제목이 다른데, 무슨 상관이에요.

아, '논란'이라는 말을 제목에 넣는 것도 잊지 마세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누리꾼 중 몇 명만(혹은 기자 자신만) 논란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중요한 게 아니에요. 요즘엔 '선기사 후논란'이 대세니까요.  

2PM 재범 관련 기사만 해도 그래요. 9월 15일에 방영된 MBC <PD수첩>에 따르면 지난 9월 5일, 재범이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글에 대한 최초 보도 후 재범이 출국한 9월 8일까지 4일간 온오프라인에는 760여 건의 기사가 올라왔어요. 특히, 출연 중이던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를 발표한 직후 2시간 동안 60여 건, 탈퇴와 출국발표 직후 6시간 동안 330여 건의 글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수많은 기사 중에 <PD수첩>이 제기한 '오역논란'에 관한 기사는 전무했어요.모두가 더욱더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기에 급급했어요. 팩트(Fact)확인 같은 걸 왜 해요. 심층취재 같은 걸 왜 해요. 우리, 큰 욕심 부리지 말아요. 어때요. 연예기사쓰기, 참 쉽죠잉?


태그:#누나팬, #2PM, #연예기사 ,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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