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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8일 방북을 앞두고 정부 고위인사들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어둡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당국자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평양을 갔다 온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리근 북한 미국국장과 장시간 얘기했지만 기대할 게 없다"고 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하지만,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나가 있는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한국 미래발전연구원 연구실장)은 "북한이 확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확신 없이 보즈워스를 보내겠느냐"며 반론을 제기했다.

 

잠시 서울에 들어온 박 전 비서관은 2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올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보즈워스를 보낼 것"이라는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발언(11월 6일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토론회), 리근 국장의 지난 10월말 방미결과에 대한 미 국무부 관계자의 '긍정적'(positive)이라는 평가와 보즈워스 대표의 '만족'(satisfactory)이라는 언급, 클린턴 장관의 평화체제 논의가능 발언 등을 근거로 "미국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그널은 확보하고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가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목적을 '6회담의 조속한 재개 촉진'과' '9.19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북한의 재다짐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두 가지는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가는 것으로서 이미 달성된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은 방북의 기본목적에 대한 성공이 보장된 상태에서 강석주를 만나서 보다 많은 대화를 하기를 원한다"면서 "북한도  오바마 행정부와의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이 부시행정부때 '켈리-강석주'보다 생산적인 것으로 정리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 큰 것이 나오진 않겠지만, 대화국면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은 애초 10월 중순 경으로 예상됐는데, 늦어졌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8월 초에 평양에 가서 보즈워스 대표를 초청하라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권유한 뒤에, 북한은 미국이 8월 말이나 9월초에 미국이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 같은 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은 클린턴 전 대통령 개입의 결과로,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종용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수용하는 형태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북한이 도발과 대화의 사이클을 반복하는데 휩쓸리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제재를 시작하자마자 대화로 들어가서 제재를 무력화하고, 대화에 허겁지겁 달려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보즈워스 대표가 방북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상이 잡히지 않았다.

 

그 뒤 9월에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방북하고 이어 10월에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해서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미국과의 양자협상 진행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말을 끌어냈다. 중국으로서는 나름의 역할을 했고, 미국이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김 위원장 표현에 대해 서울과 도쿄는 이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면서, 북한의 확실한 6자회담 복귀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본래는 보즈워스 대표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는 것이 초점이었는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전제가 보즈워스가 방북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실무 협의에 시간이 걸렸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뒤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북, 6자회담 복귀한다는 인식 갖고 보즈워스 보낼 것"

 

- 돌파구는 결국 지난 10월 말 리근 북한 외무성 국장의 방미였던 것인가.

"리근 국장은 미국에서 6자회담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자신들의 소위 '합법적인' 인공위성 발사가 문제가 된 것이기 때문에 양자회담을 통해 사전에 오해를 불식할 필요가 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권유도 있고 해서 보즈워스 대표와 양자회담을 먼저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사실상 이 때부터 미국과 북한의 비공식접촉이 시작된 것이다.

 

나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11월 6일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올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보즈워스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 문제가 불거진)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 때와 같은 충돌만 없다면 북한이 당연히 6자회담에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과 북한과 한 번만 만나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를 어떻게 수렴할 것인지 고민해왔다. 그런데 북한과 한 번만 만나야 한다는 것에 대해 미국에서는 보수적인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한다. 북한과 한 번 만나고 바로 6자회담으로 가야 하지만,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은 오바마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을 대리해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6자회담 날짜를 주거나 조속한 복귀약속을 하면서 또 만나자고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

 

- 미국은 보즈워스 대표 방북의 성격을 '협상'이 아닌 '대화' 또는 '접촉'이라는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는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에 가서 협상을 다 해놓고 6자회담에서 추인이나 받으려고 해선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북핵문제는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한다는 형식논리가 있기 때문에, 협상이라는 표현을 삼가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은 '협상'이냐, '접촉'이냐는 것에는 의미를 안 두는 것 같다. 토크(talk)와 디스커션(discussion)으로 표현한다. 서로의 입장과 서로가 원하는 것에 대해 의미있는 회담을 하고 싶어 한다. 주고받는 의미의 협상은 아닐 수 있지만 의미 있고 진지한 대화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 성격을 그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과 북한이 2008년 12월 6자회담 이후 1년 만에 다시 마주 앉게 됐다.

"부정적인 과정이었지만, 양측은 서로의 행동을 통해 서로를 분명히 인식했고, 또 양쪽 다 패를 본 상태에서 만나게 됐다. 앞으로 1년반 또는 2년까지는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바닥을 치고 대화국면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본다."

 

"북, 부시 때 '켈리-강석주'보다 생산적인 것으로 정리되기 원해"

 

 박선원 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

- 북한은 보즈워스 대표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으로 보나.

"일단은 2002년 10월에 켈리 특사가 방북했을 때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와의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이, 부시 행정부 때의 켈리-강석주 회담보다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토의였다는 것으로 정리되기를 바라고 있다.

 

때문에 '대북적대시 정책'을 철폐하라는 요구도 하겠지만, 우선은 보즈워스가 갖고 올 미국의 전체적인 대북정책의 틀에 대해 경청하고, 자신들 행위를 설명하고 앞으로 미국과 대화를 어떻게 진행시켜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말할 것으로 본다."

 

-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선에서 대화를 하려고 할 수도 있는데.

"한국에서 그런 시각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리근 국장이 샌디에이고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한 뒤에 뉴욕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로 왔는데, 여기서 꼭 핵보유국 지위를 고집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리근은 샌디에이고에서는 별로 환영을 받지 못했는데, 뉴욕에서는 환영을 받았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긍정적'(positive)으로 평가했고, 보즈워스 대표는 '만족'(satisfactory)이라고 했다.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라는 말은 하겠지만, 6자회담의 성격을 반드시 핵군축회담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은 하지는 않을 것이다. 보즈워스 대표가 강석주 부상과 같은 자리에 앉아있지 못하게 하는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물론 나중에는 그런 말을 할 것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나 경수로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이 포기하는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미 국무부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목적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촉진'과' '9.19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북한의 재다짐을 끌어내는 것', 두 가지라고 했었다. 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나.

"워싱턴엔 북한에 대한 회의론자들이 대다수다. 가시적인 성과가 조기에 나올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상황에서 보즈워스를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방북의 목표를 최소한의 수준으로 낮춰놓은 것이다. 나는 긍정적으로 회담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는 소수입장에 속하는 편이긴 하지만, 미국과 북한이 예상보다는 많이 나갈 것이라고 본다.

 

원래는 이번 방북에서 NPT(핵확산방지조약) 복귀 용의 표시도 얻어내려고 했었던 것 같다. 베이더 선임보좌관은 11월 6일 부르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6자회담 복귀, 9·19이행의지 재확인, NPT 복귀의사 표명 세 가지를 내걸었다. 거기서 NPT 부분은 9.19이행 의지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가는 것으로서 이미 달성된 목표다. 북한이 확답은 하지 않았겠지만, 미국이 6자회담 복귀에 대한 확신 없이 보즈워스 대표를 보내겠는가. 더욱이 미국은 '6자회담 복귀'가 아니라 '복귀 촉진'을 내걸었다. 방북의 기본목적에 대한 성공이 보장된 상태에서 강석주를 만나서 보다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그런데 북한이 이것을 잘못 읽으면 안 된다. 보즈워스 대표가 원하는 것을 대충 주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따내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 6자회담 복귀 확신없이 보즈워스 보내겠나"

 

- 박 전 비서관이 보는, 보즈워스 방북의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 약속, 9.19 공동성명 이행 재다짐, 그리고 이것을 전제로 6자회담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보즈워스-강석주 2차회담이 성사돼야 한다. 그러면 큰 성공이다. 여기까지 나오면 그 속에서 많은 대화가 오고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북미대화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망이 어둡다"고 말하고 있는데.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잘되고 있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조성하지 말라는 청와대의 강한 지침이 있거나, 제재국면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말을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오기도 전에 먼저 할 수는 없다. 보즈워스 대표의 보따리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그널은 확보하고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베이더 선임보좌관의 발언, 리근 국장에 대한 미 국무부 관계자와 보즈워스 대표의 '만족한다'는 반응, 클린턴 장관의 평화체제 논의가능 발언은 그런 것이 없이는 나오기 어려운 것들이다. 일단 평양에 간 이상 보즈워스-강석주 1차 회담에서 큰 것이 나오진 않겠지만, 대화국면으로 들어갔다는 것은 분명히 보여줄 것이다."

 

 지난 4일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명환 외교장관은 지난 2일 강연에서 "북·미간의 정전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 장관은 '북한이 주장하는 북-미 평화협정'이라고 표현했다. 한국 정부는 4자회담 이래 남북평화협정, 미국과 중국의 보장 또는 지원을 기본 정책 틀로 삼아왔다. 그와 함께 '남북불가침협정, 미-북평화협정'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같은 말이라도 '평화협정 등 모든 의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되,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으므로 크게 염려하지는 않는다'는 식으로 발언을 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 추진 내용이 들어가 있는 10.4선언도 계승하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또, 진작 과거합의 이행을 전제로 당사자 해결 원칙에 따라 우리가 만나서 풀어보자고 해야 하는 건데, 결국 이건 북미간에 평화협정 논의는 하지 말라는 발목잡기다.

 

보즈워스 대표 방북에 대해 오바마 정부는 상대적으로 조심스럽고 신중한 낙관론을 펴고 있고 이명박 정부는 냉소적 비관론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 냉소적 비관론이 어떤 것은 의제가 되면 안 된다고 제한하는 수준까지 간 것이다. 평화협정과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고 핵포기를 이야기할 수 있겠나."

 

- 강석주 부상의 비중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 당국자들은, 강석주를 김정일 위원장과의 간접대화가 가능한 유일한 통로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전임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였던 힐도 강석주를 만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만나지 못했다. 보즈워스에게 6자회담 수석대표보다 높은 특별대표라는 직함을 준 것도 강석주를 만나게 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행동대원처럼 움직이는 한국, 미국으로서는 편안"

 

-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분위기는 어떤 것인가.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당사국인 한국이 자신의 독특한 입장과 위치를 포기하고 행동 대원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 오바마 행정부에게는 편안한 구도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의미로 좋아한다기보다는 기능적으로 편안하다는 그런 의미다. 그랜드바겐에 대해서는 원칙론적 대처라는 측면에서 수용하는 것인데, 그러나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에 갔다 오는 것이 남북대화와 북일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희망은 갖고 있다."

 

- 북한의 화폐개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개혁으로 가기 위한 청신호인지, 시장기능을 통제하기 위한 적신호인지 두고 봐야겠다. 일단 두 번째 요인이 더 큰 것 같다. 인플레이션을 방치할 때 발생하는 위험이 더 큰지, 그것을 제약해서 일어날 사회적 반발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지 검토했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이런 사태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의외의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10월 원자바오 총리 방북때 중국의 국가계획경제위원회 위원장도 함께 방북했기 때문에 경제개혁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자본축적이라는 고전경제학적 개념으로 본다면 오히려 개혁으로 가기 위한 모색으로 볼 수도 있다. 물론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통제라는 측면에서는 과거회귀적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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