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앤젤리스의 도시 고속도로 복잡한 현대 도시 사회에는 정신질환, 노숙 같은 여러 문제가 생긴다.

▲ 로스 앤젤리스의 도시 고속도로 복잡한 현대 도시 사회에는 정신질환, 노숙 같은 여러 문제가 생긴다. ⓒ Universal


줄리어드 출신 음악인이 노숙자가 된다. 그리고 도시를 음악으로 채운다. 베토벤을 연주하는 첼리스트, 그는 거리에서 산다. 그는 환청이라는 정신질환이 있다. 그리고 LA타임즈 기자는 그를 취재한다. 이 작품은 음악과 정신질환과 집없는 노숙인과 미디어를 다룬다.

음악, 정신질환, 노숙자 그리고 기자

이 영화는 정신 질환 문제를 다룬 영화로 볼 수 있겠다. 정신 질환 뿐만 아니라 현대 도시인들은 수많은 정신적, 물질적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서로 친구가 되고 서로 도와줄 수는 없을까? 이 영화를 통해 예술가의 정신 질환을 볼 수 있고, 노숙인을 어떻게 도시 사회 구성원으로 통합할 것인가를 볼 수 있고, 언론이 도시 노숙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를 볼 수 있다.

조금 진부하게 본다면 첼리스트가 정신질환으로 인해 노숙자로 사는 이야기,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는 기자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실화이다.

내태니을은 클리블랜드에서 자란 어릴 시절 첼로를 배웠고, 바이올린은 따로 배운 적이 없는데도 재능을 보이며 밤낮으로 연주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네가 음악을 연주할 때 내가 뭘 듣는지 아니? 신의 목소리란다. 더 넓은 온 세상이 너를 기다린다."

첼리스트 밤낮으로 연주하는 아이

▲ 첼리스트 밤낮으로 연주하는 아이 ⓒ Universal


정신 질환 문제를 다룬 영화

이 영화의 제목은 독주자이다. 독주자는 혼자 연주하는 사람이다. 그는 첼로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어디에서? 거리에서 연주한다. 왜 거리에서 연주하는가? 노숙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왜 노숙자가 되었나? 줄리어드에서 음악을 배우던 도중, 정신 질환으로 LA 거리의 노숙자가 되었다. 노숙자는 왜 노숙자가 되는가? 정신 질환이 있어 노숙자가 되는 사람들도 꽤 많다. 누구나 정신 질환이 있을 수 있고 누구나 노숙자가 될 수 있다.

영화 '솔로이스트' 원제는 "The Soloist"이고 독주자, 그러니까 홀로 연주하는 음악가라는 뜻이다. 제목을 한국말로 '독주자'라고 하면 이상한가? 영어로 '솔로이스트'라고 하면 멋있어 보이나? 영화 '독주자'는 첼로 연주자 겸 노숙자인 내태니을 애어스와 LA 타임즈의 기자인 스티브 로페즈가 나온다. 제이미 폭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한다. 조 라이트 감독과, 수재너 그랜트의 각본으로, 스티브 로페즈의 책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친구가 되어 주는 것 만으로도 많은 것이 바뀐다

현대 도시에서 점점 주목 받는 현상인 노숙자 문제. 도시 사회가 돌봐 주지 않으면 누가 돌봐줄 것인가? 친구가 되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바뀐다. 이 영화를 보며 왜 사람이 노숙자로 사는가 라는 문제보다, 노숙을 현대 도시의 여러 현상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정신 질환을 비롯한 현대 사회의 복지 문제를 어떻게 더 풀어갈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LA 시장은 노숙자가 많은 지역을 찾아와서 복지예산을 5천만 달러 늘리겠다는 말만 할 뿐이다. 이 예산이 정신 질환 치료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쓰일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 예산보다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돈이 한푼도 들지 않으며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

줄리어드 재학 시절 내태니을은 환청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 줄리어드 재학 시절 내태니을은 환청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 Universal


머릿 속에서 뭔가 이상한 문장이 계속 들려오는 환청

내태니을은 줄리어드 재학 시절 훌륭한 연주를 하는 학생이었지만, 머리속에 들리는 환청으로 괴로워한다. 그의 머리 속에 여러 소리가 들린다. 줄리어드 학교에 있을 때에는 "내가 널 보호해 줄께, 그들의 눈과 귀로부터. 난 네가 하는 말을 듣고 있어. 그 사람들이 너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나에게 그러지마. 숨을 수 없어. 백인이야." 등등의 소리가 들린다. 지하차도에 있을 때에는 "여기가 내 아파트야. 난 언제나 여기 있을께. 사랑해. 널 보호해줄께. 그들의 눈으로부터 널 보호해줄께. 다른 누구도 널 사랑하지 않아. 신발 벗어." 등등의 문장이 들린다.

그는 머릿 속에서 뭔가 이상한 문장이 계속 들려오는 환청 같은 정신 착란에 시달린다. 이른바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난 잘 지낸다. 다만 그러니까,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가끔 잘 모를 때가 있다. 너무 무섭고, 분화되는 것 같고, 분리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줄이 두개밖에 없는 바이얼린으로 세상에 연주하다 스티브 로페즈의 칼럼. 언론의 속성.

▲ 줄이 두개밖에 없는 바이얼린으로 세상에 연주하다 스티브 로페즈의 칼럼. 언론의 속성. ⓒ Universal


학교나 사회는 이 학생을 돌볼 수 없단 말인가? 이러한 최고의 학교에서도 학생이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이에 대해 전문가의 상담 및 치료 같은 어떤 도움을 제공할 수 없는가? 학교의 선생님은 "이 작품이 연주하기에 너무 어렵니? 연주에 집중해라"라고 말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는 노숙자가 된 이후 바이올린만 연주했다. 줄이 두개 밖에 없는 그의 바이얼린 이야기가 실린 칼럼을 신문에서 본 어느 할머니 독자가 아끼던 첼로를 신문사로 보내 그에게 선물한다.

난 여기가 더 좋아 어두운 지하차도에서 연주한다.

▲ 난 여기가 더 좋아 어두운 지하차도에서 연주한다. ⓒ Universal


거리 연주자는 거리 연주를 더 좋아한다

그는 천정이 일부 개방된 어두운 지하차도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왜? 여기가 더 편하니까. 노숙자는 거리를 더 좋아한다. 도시 공간은 많은 것을 보여준다. 공간에 따라 여기가 더 음악을 연주하기 편한 곳이 된다. 꼭 일반적인 곳에서 연주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도시 공간은 재미난 곳이다. 이러한 일반적이지 않은 곳에서 작은 음악회를 하는 것을 장려한다면 도시는 더 도시 사람들에게 재미나고 즐거운 곳이 될 수 있다. 예술은 어디에나 있고 도시의 즐거움도 어디에나 있다. 아트선재센터는 지하1층 주차장에서 전시도 하지 않은가.

스티브는 내태니을에게 아파트를 마련해 주지만, 그저 집이 있다고 해서 집처럼 편안한 것은 아니다. 왠지 텅빈 아파트는 쓸쓸해 보인다. 그는 새로 마련된 아파트에 누워 자면서 "온 세상이 잠을 잘 자기를 바란다"라고 말한다. 스티브는 내태니을에게 새로 이사온 선물로 작은 베토벤 조각상을 선물한다. 내태니을에게 이보다 더 응원이 되는 집들이 선물은 없을 것이다.

작은 베토벤 조각상 가장 좋은 집들이 선물.

▲ 작은 베토벤 조각상 가장 좋은 집들이 선물. ⓒ Universal


베토벤과 바흐

이 영화의 음악은 베토벤과 바흐의 첼로 음악을 듣는 것이 즐거움이다. 여기에 나오는 작품은 베토벤의 교향곡 3번 영웅 1악장, 교향곡 9번 3악장, 현악 4중주 15번의 3악장과 바흐 첼로 모음곡 1악장 등이다. 벤저민 월피시가 지휘하고 로스 앤젤리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사운드트랙은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나왔다.

캐나다 출신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의 외부와 내부도 나온다. 디즈니 콘서트홀의 소강당에 마련된 그의 독주회에서도 그는 이 환청 증세로 인해 독주회를 망치게 된다. 연주를 하려는 도중 머리 속에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이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야. 절대 여기 있지 않을거야. 내 목소리가 모두 여기 있어. 내 목소리로부터 천사가 남겨놓은..." 등등의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 그는 연주를 할 수 없게 된다.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무대뒤  곡선으로 된 벽. 내태니을은 환청으로 독주회를 망치게 된다.

▲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무대뒤 곡선으로 된 벽. 내태니을은 환청으로 독주회를 망치게 된다. ⓒ Universal


당신의 친구가 되어 영광입니다

뒷부분에 스티븐은 내태니을에게 악수를 청하며 "당신의 친구가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친구가 되는 것이 가장 기쁜 일이다.

마지막 스티브 로페즈의 독백은 이렇게 나온다.

"1년전 나는 불운했던 그를 처음 만났고, 내가 그를 도와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가 도와주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렇다, 내 친구 애어스씨는 이제 아파트 안에서 자고, 열쇠도 가지고 있고 침대도 있다. 그러나 그의 정신 건강이나 안녕함은 우리가 처음 만났던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위태롭다.

사람들은 내가 그를 도와주었다고 말한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은 말하기를 누군가의 친구가 되는 간단한 행동만으로 그 사람의 두뇌 화학 조합을 바꿀 수 있고, 세상에서 제 기능을 하도록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우정이 도와주었을 수도 있고 또는 아닐 수도 있다.

맨 마지막 춤추는 장면 같이 친구가 되는 것.

▲ 맨 마지막 춤추는 장면 같이 친구가 되는 것. ⓒ Universal


하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애어스씨의 용기, 굴욕, 믿음, 예술의 힘을 볼때 내가 배운 것은 자신이 믿는 것에 대해 충실하며, 이것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고귀하다는 것이며, 그럴때 그 믿음이 당신을 집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맨 마지막의 베토벤 음악이 흐르면서 사람들이 춤을 추는 장면이 압권이다. 노숙자의 삶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가? 같이 음악을 듣고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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