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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총 2편입니다.
지난 기사를 보지 못하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위대한 블로거, 천재 시민기자의 시대 1 – 기자, 언론, 그리고 기업


엄격한 관문을 통과해 매체기자가 된 사람들은 일정 수준이상의 글쓰기 능력은 검증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게다가 반복되는 현장경험과 선배기자들의 혹독한 조련 속에서, 기사를 쓰는 능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키워진 냉철한 판단력과 사실 전달 능력, 그리고 고급정보를 얻기에 유리한 위치가 합쳐져 기자들은 여론을 움직여왔습니다. 웬만한 일에는 콧방귀도 끼지 않는 권력자와 재벌들도 기자를 무서워하는 이유입니다. 기자는 국민이 보는 세상의 풍경을 결정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런데 블로거와 시민기자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왜일까요?

겁 없는 그들이 왔다

블로거와 시민기자는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권력자와 재벌들이 기자를 무서워한다고 했지만, 반대로 기자도 그들의 눈치를 봅니다. 권력자에게 불리한 기사를 썼다간 고급정보를 얻어 오던 취재루트가 끊기는 것은 물론, 세무조사와 같은 대대적인 압박이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혹은 재벌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광고라도 끊기면 언론사의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피 끓는 젊은 기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기사를 쓴다 해도 데스크에서 기사를 편집해 버리면 딱히 방도가 없습니다. 게다가 기자 개인의 의협심에 책임을 져야 하는 건 결국 언론사 전체이므로 쉽게 의분을 발휘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독재정권 시절처럼 언론사마다 정부요원이 파견돼 기사를 체크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이제는 시장논리에 의해 더 무서운,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는 셈입니다. 실제 언론재단이 발표한 '한국의 언론인 2009'에 따르면 언론자유를 가장 크게 제한하는 요인은 '광고주'(60.8%)', '정부나 정치권력'(56.7%), '편집·보도국 간부'(51.8%), '사주·사장'(44.3%) 순이었습니다. (2009년 9월8일 발표, 조사대상: 오프라인 매체 기자)

당연히 국민들이 보는 정치권력과 광고주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유독 정치계나 재벌가에 야사가 많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인이 모르는 수많은 뒷이야기들이 기자들의 술자리나 지인 등의 경로를 통해서 조금씩 알려지게 된 것이 바로 그 야사이지요.

1인 미디어를 표방하는 블로거는 이런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에게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요, 권력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쓰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쓸 수 있는 것이지요.

 사진은 2008년도 12월의 유엔특파원 협회 시상식입니다. 연단에 선 사람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론다 하우벤입니다. 그녀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간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유엔안보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흥미롭고 날카롭게 파헤쳤다"는 이유로 인쇄-전자매체 보도부문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시민기자 최초로 유엔 출입기자 등록을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뒤로는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나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보이는군요. 언젠가 국내에서도 권위 있는 기자상을 받는 시민기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사진은 2008년도 12월의 유엔특파원 협회 시상식입니다. 연단에 선 사람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론다 하우벤입니다. 그녀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간의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유엔안보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흥미롭고 날카롭게 파헤쳤다"는 이유로 인쇄-전자매체 보도부문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또한 시민기자 최초로 유엔 출입기자 등록을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뒤로는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나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보이는군요. 언젠가 국내에서도 권위 있는 기자상을 받는 시민기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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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재벌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 정보를 가지고 있는 언론의 광고주가 해당 재벌이라면 그 기사는 영원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블로거는 자신이 보고 느낀 그대로 그 사실을 넷상에 게재해 사건을 공론화 시킬 수 있습니다. 권력자와 재벌들의 천적이 블로거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 진 것이지요.

인터넷 초기에는 이런 블로거와 시민기자의 힘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서로 그들을 붙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파워 블로거의 경우는 메이저 언론과 맞먹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기 때문이지요. 

매체기자 뺨치는 블로거, 기사의 틀을 깨는 시민기자

시민의식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권력에 비판적이고 당당합니다. 옛날 같았으면 '나 정부에서 일하는 누구요.'하면 일단 고개를 숙이는 것이 시작이었지만 이제는 '그래서 뭐?'라고 반박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지요.

이 현상은 언론에도 적용됩니다. 가까운 과거만 해도 언론의 기사라면 그 전문성과 진실여부를 의심 하지 않았습니다. '가방 끈도 길고 똑똑한 양반들이 쓴 기사니 틀림없다!'고 믿는 분위기였지요. 하지만 정보가 민주화되고 전반적인 교육수준이 올라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던지기 시작합니다.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이것도 기사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실력파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 쓰겠다.'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실제 기사를 쓰는 세상이 된 거지요.

물론 기자세계에도 각자 담당분야가 있고 독보적인 지식과 다양한 현장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론에서는 대학교수에 뒤쳐질지 모르지만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용성은 기자들이 한 수위라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들을 뛰어 넘는 블로거와 시민기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기사형태만 놓고 본다면 전문성이 떨어져 보일지 모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엄청난 내공을 자랑하는 고수들이 즐비하지요. 블로거와 시민기자는 강요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항상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흔히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합니다. 비록 고급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매체기자가 더 많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24시간 파고드는 블로거를 이기기는 힘듭니다.

 위 사진은 ’미디어 몽구’ 블로그의 운영자 김정환님입니다. 그는 넷상에서 매체기자 이상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웬만한 인터넷 언론사를 넘어서는 독자 충성도를 자랑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는 블로거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까지 올라 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위 사진은 ’미디어 몽구’ 블로그의 운영자 김정환님입니다. 그는 넷상에서 매체기자 이상의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으며 웬만한 인터넷 언론사를 넘어서는 독자 충성도를 자랑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는 블로거가 어느 정도의 위치에까지 올라 설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 미디어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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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좋아서 하는 취재는 어떤 매체기자 보다 더 정열을 바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4일에 걸쳐 어떤 대회나 축제가 벌어진다면 보통의 매체 기자들은 개회와 폐막 정도에만 얼굴을 비추고 프레스의 보도자료를 인용해 기사를 씁니다. 성의가 없다기 보다는 그런 조그만 대회나 축제까지 몇날며칠간 시간을 쏟아 붇기에는 사람도 시간도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민기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몇날며칠을 보냅니다.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좋아하는 분야인 만큼 심도 깊은 취재가 가능하고 일반 매체보다 독자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독자의 취향까지 바꾸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스트레이트 기사에만 적응되어 왔던 시민들은 초기에는 이야기나 수필 형식의 기사가 생소한 탓에 큰 권위를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스트레이트 기사는 딱딱하고 지겹다는 인식이 생겼고 읽기도 쉽고 이해도 빠른 이야기 형식의 기사 선호도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인 김혜원님은 이미 2006년에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뽑은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평범한 아줌마였던 그녀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고 소소한 일들을 편안한 이야기 형식의 기사로 풀어 나갔고 그 기사들은 시민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사람들이 신문에서 큰 사건이나 사고만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인 김혜원님은 이미 2006년에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뽑은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평범한 아줌마였던 그녀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고 소소한 일들을 편안한 이야기 형식의 기사로 풀어 나갔고 그 기사들은 시민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사람들이 신문에서 큰 사건이나 사고만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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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트레이트 기사는 지면이라는 한계가 있었기에 더 많은 사실을 압축해서 전할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런 형식의 기사에만 노출되어온 우리가 스스로의 시야를 좁혀오고 필요이상의 권위를 부여한 것이지요. 블로거와 시민기자들은 그 벽을 허문 것입니다. 지금껏 어떤 언론도 해내지 못했던 기사의 틀을 바꿔 버린 것이지요.

지난 번 칼럼에서 스트레이트 기사가 매체기자의 위대함이라고 했다면 자연스럽고 편하게 읽히는 이야기 형식의 기사는 블로거와 시민기자의 혁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속보성 기사를 제외하고는 메이저 언론에서도 그런 종류의 기사를 선호하고 많이 생산해내는 편입니다.

정규군보다 강한 게릴라

이외에도 블로거와 시민기자들이 일으킨 혁명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권력과 재벌의 눈치를 보며 양비론으로 입지를 세운 매체들은 더 이상 당당한 블로거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게다가 기자보다 더 강한 기자정신을 가진 '시민기자'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진실을 캐내려고 할 때, 매체기자보다 시민기자가 훨씬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눈에 보이는 기사나 뚜렷한 실적이 없는 시민기자는 아직 프레스에 등록조차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아직도 권위 의식에 젖어 있는 많은 단체들의 경우, 시민기자를 무시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선배 시민기자들이 그들과 싸우면서 취재의 자유도가 많이 높아 지긴 했지만 매체기자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그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매체기자들 이상의 기사감을 잡아내려면 상당한 기자정신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끝없는 자료수집,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부, 덧붙여 끈기와 당당함은 기본요소겠지요.

혹자는 왜 많은 블로거와 시민기자가 그 고생을 하면서 글을 쓰고 취재를 하는지 묻습니다. 물론 개개인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요. 하지만 '즐겁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근접한 대답이 아닐까 합니다.

투팍도 말했다. 내가 바로 기자라고.

학사출신의 중견기업 만년주임이었던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꾸준히 파고들어 결국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블로거들 중 몇몇은 언젠가 노벨상에 비길만한 탁월한 업적을 남길 거라고 예상합니다. 지금도 그런 일들이 일어 나고 있고요.

현재의 어린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아마 대부분이 종이신문을 보지 않을 겁니다. 그때쯤이면 인터넷에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와 블로거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100배 이상은 커지겠지요. 한국의 내노라 하는 기자상을 휩쓰는 사람들과 유명매체에 칼럼을 연재하는 전문가들이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그들로 바뀔지 모릅니다.

미국 힙합의 전설인 투팍은 한 토크쇼에서 이런 말을 했지요.

'나는 20년간 이 별에 태어나 살면서, 내가 본 것들을 보도하는 기자라고 생각하고 노래한다.'

 토크쇼에 출연한 생전의 투팍 ? 다큐멘터리 투팍 : 부활 중의 한 장면
 토크쇼에 출연한 생전의 투팍 ? 다큐멘터리 투팍 : 부활 중의 한 장면
ⓒ 다큐멘터리 투팍 :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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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팍은 자신이 보고 느낀 삶을 힙합이라는 장르의 기사로 써내려 간 기자인 셈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 왜곡된 권위에 눌려 기자라는 존재를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투팍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자신이 느낀 오늘의 일들을 친구에게, 또는 가족에게 매일 보도하고 있는 기자인데 말이지요. 

오늘 당장 블로그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시민기자는 어떠신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라면 자료를 수집하고 글을 써내려가는 자체로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전문가가 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언젠가 당신이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 당신의 아들과 딸들은 블로그로 당신을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현대증권 칼럼으로 동시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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