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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금강!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제가 처음 금강을 접한 것은 96년 겨울입니다. 대학 새내기 시절 야생조류연구회라는 동아리 회원이었던 저는 금강의 새를 조사하기위해 처음 금강을 찾았습니다. 새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저는 금강을 찾은 수만 마리의 새들에 매료되어 아직까지 새를 보는 일을 가까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년 겨울 야생조류연구회 금강조사를 따라다니면서 금강을 발로 돌아다녔습니다. 강의 아름다움과 그 강에 살아가는 새들은 그야말로 강을 대표하는 역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배님은 내가 죽으면 금강에 뼈를 묻으리라! 라고 이야기하며 금강에 대한 애정을 키웠습니다. 그 포스만으로도 사람들은 금강을 사랑하고 금강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금강 본래 모습은 사라지게 됩니다. '4대강 정비사업' 때문입니다. 금강에 5개의 댐(보)을 만들고 5천만㎥의 준설을 하면 이제 금강은 강이 아닌 호수가 됩니다.

 

 

금강은 1994년 이미 호수로 변했습니다. 금강하구둑이 건설되면서 흐르지 못하고 갇히게 된 것입니다. 물이 막히면서 금강은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신성리 갈대밭의 규모는 줄어들었고, 종어는 멸종되었고, 새들은 떠나야 했습니다. 그리고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금강하구둑의 수질은 인해 악화되었습니다. 하구둑 때문입니다. 혹자는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금강하구둑을 터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금강정비사업은 금강하구둑 같은 댐을 5개나 더 만듭니다. 정부는 사람들에게는 새들이 없는 강에 새들을 찾아오겠다고 얼토당토 안한 감언이설을 퍼트리고 있습니다. 그럴 듯한 조감도를 그려놓고는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줍니다. 조감도를 그려놓은 대로 된 공사가 있을까요? 아무튼 정부는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금강정비사업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보완 작업인 환경영향평가는 부실로 얼룩졌습니다.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사업이 어찌될지 걱정입니다. 조사도 제대로 안하고, 환경영향평가위원이 의견을 제시하면 위에서 내린 지시사항이니 바꿀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영향평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실제 사실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금강을 다니면서 금강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금강의 수질, 역사, 문화, 사람, 생태계를 기록하려고 합니다. 지난 9일 금강을 기록하기 위해 첫 번째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우선은 합강리에서 하구까지 종주를 진행했습니다.

 

 

역시 금강은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다운 모래사장과 많은 하중도와 주변의 산지들이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비단같이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 정취에 흠뻑 취해 가던 길을 잠시 멈출 수 있었습니다. 합강리에 발달한 하중도와 모래톱에는 수초와 새들을 비롯한 많은 생명들이 있었습니다.

 

한강에 밤섬이 있다면 금강에는 오야골섬이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섬에 멧돼지가 산다고 합니다. 멧돼지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좋은 생태계가 이루어졌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오야골섬 주변에는 원앙과 기러기 등의 겨울철새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생태계적으로 매우 뛰어난 곳이라 꼭 보전되어야 할 공간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도 공주보가 생기면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곰나루 깨끗한 모래사장에서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 어르신도 만났습니다. 금강이 좋아 공주를 떠나지 못했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가슴이 짠해집니다. 어르신을 위해서라도 금강을 꼭 지켜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철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새들이 찾아와 있었습니다. 금강의 남쪽에는 내려가지 않는 황오리, 겨울철 우리나라 터주대감 같은 말똥가리, 우리나라에서 99%가 월동하는 가창오리, 하늘의 제왕 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기러기와 갈매기 등 수십 종류의 새들이 금강을 찾아와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들을 기록하려 합니다.

 

 

금강은 아직 자연의 숨결이 살아 있는 강입니다. 한강처럼 시멘트로 둘러싸인 강이 아닌 자연과 금강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강입니다. 이런 강이 사라지기 전 우리는 기록할 것입니다. 공주의 강태공 아저씨의 이야기와 모래톱에서 놀았던 어릴 적 추억과 수많은 새들과 생명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꾸준히 기록하려 합니다. 영상으로 글로, 눈과 마음으로...

 

 

관찰된 금강의 조류

 

말똥가리(멸종위기종),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 매(천연기념물 323호, 멸종위기종), 잿빛개구리매(천연기념물 323호),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황오리, 가창오리(멸종위기종), 고방오리, 쇠오리, 비오리, 큰기러기(멸종위기종), 쇠기러기, 큰고니(천연기념물 323호, 멸종위기종), 논병아리, 큰논병아리, 붉은부리갈매기, 재갈매기, 큰재갈매기, 왜가리, 쇠백로, 중대백로, 삑삑도요, 멧비둘기, 백할미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직박구리, 박새, 쇠박새, 방울새, 멧새, 노랑턱멧새, 쑥새, 참새, 까치, 물까치, 큰부리까마귀

 

 


태그:#금강정비사업, #금강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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