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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김병상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사진 왼쪽부터)이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친일인명사전'을 헌정하고 있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김병상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사진 왼쪽부터)이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친일인명사전'을 헌정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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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 보고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숙명아트센터가 측의 안전 문제로 대관 계약을 일방 취소하자 참석자들이 백범 김구 선생 묘소로 장소를 변경해 묘소로 이동하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친일인명사전 발간 보고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숙명아트센터가 측의 안전 문제로 대관 계약을 일방 취소하자 참석자들이 백범 김구 선생 묘소로 장소를 변경해 묘소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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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신경군관학교 2기생 예과 졸업식에서 우등상을 받고 부상으로 부의 황제 명의의 금시계를 하사 받았으며 대열 앞에서 생도 대표로 인사하는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기록한 내용을 시민들이 읽어보고 있다.
 '친일인명사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신경군관학교 2기생 예과 졸업식에서 우등상을 받고 부상으로 부의 황제 명의의 금시계를 하사 받았으며 대열 앞에서 생도 대표로 인사하는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기록한 내용을 시민들이 읽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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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 발간 행사 장소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입니다. 고종 황제의 계비가 민족 주체성을 살릴 여성 교육을 위해 세운 숙명여대에서 도대체 친일인명사전 발간 보고대회를 못 열 이유가 무엇입니까? 다시 사전 앞에서 국민 모두가 겸허히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묘 앞에서 친일인명사전 보고대회를 가질 것입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8일 오후 2시 결국 숙명여대의 닫힌 교문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숙대 앞에 모인 500여 시민들은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오늘은 기쁘고 즐거운 날", "7천만 겨레의 염원이 실현된 날"이라는 사회자 말에 환호로 화답했고 "국민들의 힘으로 해냈습니다, 친일인명사전 발간"이라고 적힌 현수막 뒤를 따라 발간보고대회가 열릴 백범 김구 묘소로 천천히 움직였다.

500여 시민들이 모두 앉기엔 마련된 의자 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땅도 전날 새벽부터 내린 비로 젖어있었다. 하지만 모여든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빽빽이 앉았다. 앉지 못한 사람들은 서서 친일인명사전 발간보고대회를 지켜봤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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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묘소에 헌정된 친일인명사전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열린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해방 이후 반민특위가 결성돼 이뤄졌어야 할 일을 60년 긴 세월 끝에, 민족문제연구소 설립 18년 만에,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 출범 8년 만에 나왔다"며 "그야말로 산고와 산고 끝에 사전이 나왔음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린다"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열린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해방 이후 반민특위가 결성돼 이뤄졌어야 할 일을 60년 긴 세월 끝에, 민족문제연구소 설립 18년 만에,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 출범 8년 만에 나왔다"며 "그야말로 산고와 산고 끝에 사전이 나왔음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린다"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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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 보고대회 행사의 시작은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김병상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이 함께 사전을 백범 김구 묘소에 헌정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8년 간 각고의 노력 끝에, 국민이 만든 사전에 축복을 보냈다.

윤경로 위원장은 사전을 들고 "드디어 해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윤 위원장은 "해방 이후 반민특위가 결성돼 이뤄졌어야 할 일을 60년 긴 세월 끝에, 민족문제연구소 설립 18년 만에,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 출범 8년 만에 나왔다"며 "그야말로 산고와 산고 끝에 사전이 나왔음을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린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세 권으로 구성된 친일인명사전엔 총 4389명이 수록돼 있다"며 "한 역사학자는 1905년부터 1945년 간 친일을 한 이가 어떻게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며 70만 명으로 잡아야 한다고 했지만 연구소는 정말로 역사적·실증적으로 검증을 거쳐 인물들을 수록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또 "그 후손들이 불편하고 안 됐지만 저 역시 문중의 여러 분들이 (사전에)들어가 있다"며 "당시 출세하고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옳지 못했다면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교훈을 그동안 우리가 너무 간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가 좀 더 성숙하려고 한다면 모든 잘못을 외세로만 돌려서는 안 되고 내부의 자기 모순과 자기 왜곡을 솔직히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일개 한 정파, 정당,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하려는 것에 대해 참으로 분노하고 실망하고 아프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아울러 "아무쪼록 친일인명사전 발간이 계기가 돼 역사가 얼마나 준엄한지 모두가 깨닫고 정의롭고 성숙한 역사의식이 있는 대한민국, 한민족으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헌영 소장도 "이 사전의 발간으로 근·현대사 이후로 한국 지배층의 윤리관이 바뀌리라 생각한다"며 "지배층들,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돈과 권력의 목적에 따라 후세 제2의 민족문제연구소가 나와서 여러분의 행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소장은 또 "사전은 나왔지만 민족문제연구소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앞으로 험난한 길이 있겠지만 우리 민족의 통일, 민주주의 정착, 모두의 사회복지를 이룩하는 길을 함께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는 "지금까지 1천여 명 정도가 사전 판매를 예약했다"며 "앞으로 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 예약을 접수한 후 이달 안으로 일괄 배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오늘 보고대회에 오신 분들께 사전을 판매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모든 초·중·고등학교와 지역 도서관 모두에 사전이 꽂힐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시민들이 '친일인명사전'을 살펴보고 있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시민들이 '친일인명사전'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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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참가한 시민들이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참가한 시민들이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기뻐하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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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참석자들이 '친일청산','친일타도'가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일제 시절 식민지배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서 참석자들이 '친일청산','친일타도'가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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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친일인명사전,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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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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