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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클로버문고. 최근 그 시대 추억담을 담은 책 <클로버문고의 향수>가 발간됐다.
 197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클로버문고. 최근 그 시대 추억담을 담은 책 <클로버문고의 향수>가 발간됐다.
ⓒ 클로버문고의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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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이었다. '클로버문고' 한 권만 갖고 있으면 금세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한 번 보기 위해선 며칠 동안 줄을 서는 것은 기본이었다.

<소년007> <바벨2세> <야망의 그라운드> 등을 클로버문고로 봤다. <기암성> <수정마개> <철가면>과 같은 고전들도 클로버문고를 통해서 접했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단행본 만화.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인 '클로버'가 주는 정겨움과 '문고'가 주는 정갈함은 만화와 잘 어울렸다.

그렇게 70년대를 풍미했던 클로버문고는 공룡이 사라진 것처럼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클로버문고는 오래 전 폐간했고, 헌책방에서도 찾기 힘들다. 이제는 어떤 만화가 클로버문고로 나왔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클로버문고는 왜 사라졌을까. 클로버문고는 그 시절 어린이들에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런 의문을 안고 네이버 카페 <클로버문고의 향수>가 나섰다.

2004년 9월 문을 연 <클로버문고의 향수>는 회원수가 6000여 명을 헤아린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수많은 만화 애호가들이 회원이다. 심술통 시리즈와 <철인 캉타우>로 잘 알려진 이정문 화백, 국내 최초 피겨스케이팅 만화 <은반위의 요정> <두 개의 작은 별>을 그린 차성진 화백, <원시소년 잠바> <겨울나무의 노래>를 그린 최경탄 화백 또한 카페 회원들이다.

카페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함께 최근 펴낸 책 <클로버문고의 향수>는 카페 회원들 땀이 빚은 작품이다. 공개 지원을 받아 뽑은 42명 필자들이 글을 맡았다. 이들은 70년대 소년·소녀였던 30대 후반~40대 회원들이다.

그들은 책을 만들기 위해 전국 헌책방을 뒤지는 것은 물론 해외 자료를 찾고, 당시 만화가들과 클로버문고 관계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했다. 보통 정성이 아니다.

클로버문고는 만화를 만화방(대본소)에서 서점으로 끌어냈다. 밝은 면이다. 치부도 이야기한다. 상당수 만화가 일본만화를 베낀 작품이었다. 대놓고 자랑하기엔 떳떳하지 못한 과거다.

최대 히트작인 <바벨2세>가 바로 표절작. 그 외에다 일본 만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몇몇 에피소드, 장면을 그대로 가져다쓰는 경우도 있었다.

이 점이 클로버문고 복간을 어렵게 하는 점이다. 저작권 문제가 걸리는데다가 표절이나 도용을 한 작가들이 떳떳하게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총 429권, 12년 동안 책 만들어져

 책을 만든 카페 <클로버문고의 향수>
 책을 만든 카페 <클로버문고의 향수>
ⓒ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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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문고는 총 429권. 그 중 카페 회원들은 407권을 갖고 있다. 회원들은 가진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이나 다큐멘터리를 등을 빼고 만화를 대부분 소개했다. 그렇게 해서 책 두께는 무려 760쪽에 달한다.

명랑, 공상과학, 스포츠, 순정, 고전·명작, 시대·역사, 액션·추리·드라마 등 일곱 개로 나눠 작품을 소개했다.

<똘이장군> <원탁의 기사> <기암성> <대장 불리바> <얄숙이 대행진곡> <말괄량이 비서> <왈가닥 여기자> <도깨비 감투> <두심이 표류기> <원시소년 똘비> <여드름 행진곡> <타격왕 장훈> <공룡 100만년 똘이> 등 눈에 익은 작품들이 즐비하다.

제목만으로도 황홀한데, 뒷얘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에 실린 에피소드를 잠깐 살펴보자.

"외화 <600만불의 사나이>가 큰 인기를 모으던 당시 국내 잡지에도 600만불의 사나이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가 나왔다. 이두호가 <소년중앙>에 게재했던 이 만화에는 이두호의 캐릭터인 '얄숙이'도 등장했고, 클로버 문고에서는 <얄숙이와 오스틴 대령>이란 제목으로 발간됐다."-<얄숙이와 오스틴 대령>에서

"클로버문고 최대의 히트작이었던 <바벨2세>는 원래 일본 요코야마 미쓰테루 작 <바비루2세>를 우리나라 작가가 다시 그린 것이다. 새소년 연재시에는 작가 이름이 '윤길영'이었는데, 클로버문고로 발간될 때는 '김동명'으로 바뀌었다. 김동명은 유령작가는 아니고 실존인물이었으며 직접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팀을 구성해 자신이 지휘하는 방식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바벨2세>도 여러 명의 팀원들이 그렸다."-<바벨2세>본문과 박현재 전 새소년 편집장 회고에서

이런 에피소드들 덕분에 비록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작품들이라도 추억을 불러내며 흐뭇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클로버문고는 월간 <새소년>을 발간하던 새소년사가 1972년 통권 100권 기념사업으로 시작했다. 1972년 만화 <유리의 성>에서부터 1984년 <풍운아 초립동이>까지 12년동안 429권이 발간됐다. 그 중 389권이 만화로, 만화 비중이 훨씬 높았다.

클로버문고는 <소년중앙> <새소년> <어깨동무> 등 어린이잡지붐과 함께 떴고, 1980년대 이후 <월간 보물섬> 등 만화 전문잡지 시대로 접어들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덧붙이는 글 | 도록집 출판기념회. 11월 17일(화) 오후 6시30분 프레스센터 매화홀(19층). 02-2001-76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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