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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경남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의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경남 산청의 간디고등학교 역사교사(최보경)의 국가보안법 위반(제 7조 찬양 및 고무) 혐의 12차 공판이 3일 오후 5시 30분 경에 열렸다. 오후 3시로 예정되었으나 앞선 재판의 지연으로 늦게 진행된 공판은 한시간 십분여 동안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한 경남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정민식에 대한 심문이 이루어졌다.

앞선 재판의 지연으로 재판이 연장되어 기다리고 있다. 최보경 교사와 이석태 변호사의 모습이 멀리 보인다.
 앞선 재판의 지연으로 재판이 연장되어 기다리고 있다. 최보경 교사와 이석태 변호사의 모습이 멀리 보인다.
ⓒ 배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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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측의 수사기록 내용 확인이 끝나자 이석태 변호사는 증인에 대한 예리한 심문을 시작했다.

다음은 이석태 변호사와 정민식 증인 사이의 주요 질문과 답변 내용이다.

변호사 : 증인의 근무 경력은?
증인 : 91년부터 경찰로 근무하며, 98년부터 국가보안법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당시 한총련 관련 수사부터 시작되었다.

변호사 : 이적성 평가의 기준은?
증인 : 국가보안법의 해석, 적용 등과 관련된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보안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변호사 : 인터넷 서적, 국가보안법 관련 서적 혹은 논문 등을 읽은 적이 있나?
증인 : 없다.

변호사 : 나라정책연구원에서 감정을 하였는데, 설립연도, 직원의 수 등을 알고 있나?
증인 : 모른다.

변호사 : 어떤 이유로 감정을 의뢰하였나?
증인 : 재량으로 감정을 의뢰했다.

변호사 : 이적성 판단을 사설 연구원에 보내 객관성을 판단할 수 있나?
증인 : 있다. 북한의 노동신문 등에 대하여 업무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 : 연구원의 학력이나 경력 등에 대하여 조사를 하였나?
증인 : 안했다. 단지 그들은 박사, 교수이기에 더 나은 판단을 할 것이다.

변호사 : 이적성 판단의 증거는 감정서 뿐인가?
증인 : 그렇다.

변호사 : 자주, 평화 등을 주창한 것이 이적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발표한 6.15 공동선언의 제 1조에 나오는 '남과 북의 통일문제는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라는 내용을 인용한 것인데, 6.15 공동선언을 찬성하지 않는 개인의 자료를 검찰 수사에 사용하나?
증인 : 노동신문 사설과 일치한다.

변호사 : 간디학교 학생의 의식과 의식화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증인 : 의식화는 반쪽의 소리만을 들을 수 있다. 불법, 반미 집회에서 한쪽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변호사 : 경남진보연합 준비위가 정상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있나?
증인 : 안다.

변호사 : 경남진보연합준비위 조사는 하였나?
증인 : 안했다.

변호사 : 경남진보연합에서 발간한 책, 자료집 등을 읽은 적이 있나?
증인 : 없다.

변호사 :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의 책은 읽은 적이 있나?
증인 : 없다.

변호사 : 진보연합 자료를 이적성 표현물로 판단할 수 있나?
증인 : 없다

변호사 : 민중, 민족, 계급, 혁명 등의 용어는 사회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용어이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민중, 민족 등이 어떤 의미에서 계급적 의미인가?
증인: 감정서 작성 문건을 토대로 작성했다.

변호사 : 한국진보연대는 공개적으로 활동한다. 한국진보연대가 문제 되나?
증인 : 잘 모른다.

변호사 : 한국진보연대 출범식 해설 자료집을 왜 이적성이라고 하나?
증인 : 북한의 주장에 일치한다는 감정서에 따른다.

변호사 : 역사배움터3-현대사는 감정 의뢰 없이 재량으로 판단하나? 감정서 이외의 위반 증거는?
증인 : 없다.

변호사 : 모두 감정서에 의거하나?
증인 : 1차 혐의 없으면 의뢰한다.

변호사 : 조국통일 3대 헌장은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증인 : 잘 모르겠다.

변호인의 심문에 증인은 주로 '잘 모르겠다'라는 말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어 검찰의 심문이 이어졌다.

검사 : '우리끼리'사이트를 아나?
증인 : 불법 사이트로 차단되었다고 안다.

검사 : 북한의 '개념 혼동 전략'을 아는가?
증인 : 들었는데, 잘 모르겠다.

이어 판사의 심리도 이어졌다.

판사 : 우리민족끼리의 단어의 출처는?
피고 : 많이 쓰고 많이 알려진 단어이다.

이어서 판사는 출석하지 않는 증인들에 대하여 검찰측에 과태료 부과를 강하게 요구하였다. 더구나 검찰측 증인 가운데 한 명은 입원한 상태이고, 또 다른 한 명은 주소 불명으로 되어 있다.

12번째 공판이 끝나고 응원해주는 제자들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는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
 12번째 공판이 끝나고 응원해주는 제자들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는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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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이 공판이 끝난 뒤 최보경 교사는 방청하였던 학생들에게 "나는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도망치거나 회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이기도록 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보였다.  

최보경 교사와 간디학교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함양에서 오신 박해욱, 이경희 부부. 직접 농사지은 사과를 선물로 가져왔다.
 최보경 교사와 간디학교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함양에서 오신 박해욱, 이경희 부부. 직접 농사지은 사과를 선물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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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판이 끝난 뒤 처음부터 공판을 지켜본 한 방청객은 증인의 경력과 증언을 듣고서 이렇게 말했다.

"98년부터 공안사건을 담당했다면, 증인의 말대로 의식화가 반쪽의 말만 듣는 것이라면 증인이야 말로 엄청난 의식화가 이루어졌겠구만."

최보경 교사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간디학교 학생들.
 최보경 교사를 지지하기 위해 모인 간디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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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가보안법, #최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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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말이 적어야 하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하고, 머리에 생각이 적어야 한다. 현주(玄酒)처럼 살고 싶은 '날마다 우는 남자'가 바로 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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