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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손 들어준 교총 "폐지는 극단적 처방"

 

외국어고등학교 존폐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교원단체들도 제각각  존폐 문제와 입시 개선 방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외고에 대한 본격적인 사회적 토론이 벌어질 듯하다.

 

이원희 한국교원단체총연회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고 폐지 및 자립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전환은 극단적 처방으로 반대한다"며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개진한 외고 폐지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회장은 "외고 폐지 및 자사고 전환 논의는 이명박 정부의 학교체제 다양화, 학교 자율화 정신에도 배치될 뿐만 아니라 외고를 없앤다고 사교육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회장은 "외고가 평준화 정책의 획일화 교육의 한계, 엘리트(수월성) 교육에 대한 국민요구 해소, 조기유학 흡수 등 그동안 긍정적 기능을 했다"며 "입학전형방법 개선 등 개선책을 적용한 뒤에도 외고가 가지는 긍정적 기능보다 폐해가 클 경우 외고 폐지나 학교체제 전환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했다.

 

결국 회원 18만 명을 거느린 교총은 영어 듣기평가 폐지 등 입시 방법 개선을 내세우며 '외고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일선 외고 교장들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

 

전교조는 "폐지는 찬성, 자사고 전환은 반대"

 

이에 반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외고 폐지에는 찬성하지만 자사고 전환에는 반대하고 있다. 자사고 역시 사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전교조는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외고 문제는 이미 진통제나 해열제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며 "그간 외고가 외고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통제나 해열제 수준의 처방이 있어왔지만 이는 순간의 고통을 잠시 잊게 해 줄 뿐, 환부를 도려내는 치료는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교조는 "외고가 자사고로 전환될 경우 이는 학교의 외피만 바꿔 입는 것에 불과할 것이며, 사교육 진원지나 입시전문학교라는 근본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아니"라며 "중요한 것은 부모의 경제력이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출발점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국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문상주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외고 전문 입시 학원은 타격을 받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일부'에 불과하다"며 "자사고로 전환하면 그에 맞는 사교육업체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외고 폐지가 사교육비 경감에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 "정부, 외고를 국제고로 전환하는 방안 추진"

 

한편 <조선일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정부가 외고를 국제고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국제고는 내신과 영어로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사교육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국 30개 외고 중 공립(12개) 계열은 국제고 전환을 유도하고, 사립(18개)은 국제고나 자율형 사립고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교과부가 추진 중"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사립 외고도 자사고보다는 입시 자율성이 강한 국제고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외고 폐지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 온 외고 교장들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최원호 대원외고 교장은 "더 이상 싸움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며 "정치권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에 일일이 대응하는 건 부적절한만큼 우선 학교 교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두언 의원, 이달 안에 외고 관련 법 개정안 발의

 

정리하면, 외고가 사교육비 부담을 증가시킨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교육단체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푸는 해법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어쨌든 '외고 화두'를 던진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외고를 자사고로 전환하기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이달 안에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외고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의견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원희 교총 회장은 "그동안 수능 성적 비공개 방침을 견지해 온 교육과학기술부가 아무 이유와 설명 없이 갑작스레 성적을 공개해 사회 혼란을 자초했다"며 교과부의 수능 성적 공개를 비판했다.

 

이어 이 회장은 "수능 성적 공개는 어디까지나 교육 논리와 합리적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며 "올해 입시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이 수능 성적 공개가 고교서열화와 등급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태그:#이원희 , #교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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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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