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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시안 창간 5주년 기념 연속강연회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노무현 정부의 위상과 향후과제`에 참석한 최장집 고려대 교수.
 최장집 고려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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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와 그의 제자 및 동료 논객(손호철, 이대근, 박상훈 등, 이하 최장집 사단으로 표기함을 양해바람)이 진보언론에 해왔던 논평이 수구언론에 이용되고 독자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지 오래되었다. 참여정부 사람들은 진보 진영 내에서 이전투구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을 염려해 가능하면 대응을 자제해왔다.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이 과학적 증거와 논리적 추론에 의해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환영한다. 하지만 이들의 비판은 생산적이기보다는 진보진영을 분열시키고 수구진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정확하지 않은 주장을 묵과하는 것은 진보진영의 미래지향적 연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시민주권> 차원에서 반론을 하기로 결정했다.

최장집 사단의 비판 요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민주정부 10년이 신자유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이에 대한 복수로 국민들이 이명박정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MB 혹은 민주화 연대로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없고 진보진영이 새로운 진보적 대안을 제시해야만 국민에게 다시 선택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그 새로운 대안이 무엇인지를 밝힌 적은 없고 단지 한미FTA에 대한 반대 입장만 분명히 했다.

처음에는 이들 주장에 논리적 맹점이 많아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유권자들이 신자유주의 때문에 참여정부를 심판했다면서 더 신자유주의적인 한나라당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이 맞다면 지난 대선에서 민노당이 약진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반복 보도됨으로써 주장의 타당성과는 무관하게 중도적 유권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시민주권>의 반론을 계기로 이에 대한 토론이 공론의 장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만 진보진영은 향후 현명한 전략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장집 사단의 주장에 반론할 내용은 많지만 그 중 선거결과 해석과 유권자 투표행태에 대해서만 먼저 다루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7년 대선 직후 실시한 선거연구회의 여론조사결과를 인구학적 변수와 정당지지, 지역 등을 통제하고 분석한 결과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명박후보의 당선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후보의 당선에 영향을 미친 변수는 정당지지, 연령, 지역으로 드러났다. 물론 우리 분석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후보에 대한 평가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 왜 최장집 사단의 주장과 달리 노무현정부에 대한 평가가 이명박 후보의 당선과 무관한 것으로 나왔는지 살펴보겠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열린 시민주권모임(가칭)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참석자들이 연단에 올라 박수치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에서 열린 시민주권모임(가칭) 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참석자들이 연단에 올라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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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해석 전문성 필요해

사회과학에서 특히 투표 결과의 해석에 있어서 인과 추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게다가 선거 결과의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태도와 행태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 선택에 관한 경제학적 이론 등 강도 높은 이론적 훈련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가설을 경험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정치학자면 누구나 선거결과를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정치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전문성을 상당히 훼손하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 할지라도 99% 진실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과학철학자 포퍼가 말했듯이 어떤 가설이 틀렸는지를 밝히는 것이 학문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일지 모른다. 이 글의 목적은 지난 대선결과에 대해 명확한 진실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최장집사단의 주장이 이론적으로 경험적으로 왜 잘못 되었는지만 밝히고자 한다.

최장집사단의 주장은 기존의 연구결과 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을 전후로 한, 경험적 자료 분석결과에도 전면 배치된다. 이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아래 네 가지 가설이 모두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1) 우리나라의 상당수 유권자(특히 서민)들이 정책을 중심으로 투표하거나 최소한 자기  이익에 기초한 경제적 투표를 한다.
(2) 과거에는 민주정부에 투표를 했던 서민들이 2007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으로 이탈했다.
(3) 만일 중산층이 참여정부 탄생에 기여했으나 양극화 때문에 이탈했다면 이들은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양극화를 심판하고자 하는 도덕적 이유에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4) 유권자는 과거의 실적을 평가하는 회고적 투표를 주로 한다. 따라서 이명박에 대한 투표는 노무현에 대한 심판이며 정동영에 대한 투표는 노무현에 대한 지지의 표시이다.

위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007년 12월 대선 직전 실시한 R&R의 여론조사결과를 분석해보았다. 유권자를 다음 표와 같이 네 집단으로 분류했다.

(1)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투표를 했고 2007년에도 여전히 지지하는 집단은 23.6%로 나왔다.
(2) 2007년 대선에서 노 후보에게 투표했으나 2007년 지지를 철회한 집단은 32.8%로 나온다.
(3) 200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를 했으나 노 대통령의 새로운 지지자가 된 집단은 6.3%
(4) 2007년 대선에서 이 후보에게 투표했고 여전히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집단은 37.3%로 나온다.

이 분석은 표본의 수를 감소시켜 통계적 유의미성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유형파악에는 도움이 된다. 분석결과 가장 각 유형을 대표하는 사회경제적 집단을 다음 표의 각 칸에 기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층 분석

저소득층 과거에도 한나라당 지지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위에서 제시한 최장집 사단의 가설(가정)의 타당성을 검증해보았다.

첫째, 150만 원 이하 서민과 고소득자 중에 노 후보에게 투표도 하지 않았고 후에 지지도 하지 않는 사람의 수가 가장 많이 발견된다. 이는 최장집 사단의 첫 번째 가설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2007년 저소득층 서민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저소득층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한나라당의 가장 중요한 지지층이다. 서민들이 보수정당에 투표하는 것은 계급투표가 존재하지 않는 대부분 나라에서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는 매슬로우의 위계적 욕구이론으로 설명된다. 저소득층은 생존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크기 때문에 질서와 안정을 보장해주는 보수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하나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에 위험 감수보다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기득권 편에 서는 경향이 있다.

진보에 대한 지지는 경제적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자아실현의 욕구와 함께 등장한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결과이다. 유럽처럼 시민혁명을 겪은 나라에서 오랜 계급투쟁의 결과 형성된 계급의식과 계급투표가 한국사회에도 존재할 것이라는 가정은 좌파 교수들의 순진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둘째, 중산층 서민이라고 할 수 있는 가구소득 150만에서 250만 원 사이의 유권자의 투표행태를 살펴보았다. 이들의 수가 작기는 해도 새로운 지지층으로 가장 많이 유입되었다. 또한 노 후보의 충성스러운 지지층은 이 집단에 가장 많다. 따라서 이들의 두 번째 가설 또한 틀렸음이 증명되었다.

셋째, 고소득자는 원래부터 주요 지지층이 아니었지만, 250만에서 400만 사이의 중산층은 가장 많은 사람이 지지층에서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결과는 2008년 8월 <내일신문> 조사에서도 뚜렷이 발견된다. 소득이 올라갈수록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었다. 과거에 소득이 투표 행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한국의 선거 연구에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발견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고소득자가 도덕적 이유에서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을 심판했을 가능성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세금을 올린 노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을 가능성이다. 어느 쪽이 더 그럴듯한 설명일까? 필자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2002년 대선은 '새로운 정치'라는 공약으로 선거연합을 구성한 '정치적 진보'의 연대였다. 경제적 진보를 약속한 선거가 아니었다. 만일 그랬다면 노무현 후보는 당선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인 중산층 다수가 선거연합에 포함되어 있었다. 선거 직후 필자는 참여정부가 경제적 진보를 추구하면 소수정부로 전락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우리 유권자의 압도적 다수가 성장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기 때문에 참여정부가 그러한 벽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선자금 수사, 2004년 깨끗한 선거혁명 등으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성취되면서 선거연합이 급속히 해체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는 임기 중반 '양극화'를 의제화하면서 복지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선거에서 복지주의 쟁점이 정치화되어 수단을 위임받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학을 나와도 '성공의 문'은 너무나 좁다.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다. (사진은 지난 8월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취직 좀 시켜주면 안 되겠니'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지난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예비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취직 좀 시켜주면 안 되겠니'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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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지식인과 언론 반성해야

노 대통령의 정책방향은 옳았지만 기간이 짧다보니 새로운 지지층으로 끌어들인 유권자에 비해 잃은 유권자의 수가 더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 길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믿었기에 노 대통령은 소수정부가 되는 것을 감수하고 복지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진보진영이 참여정부가 제시한 비전2030으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유권자가 정책에 반응하기 위해서는 항상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가장 흥미로운 현상은 250만-400만 사이의 중산층이 지속적 지지와 이탈로 양분된 것이다. 이는 이들의 선택이 경제적 이익(부동산 소유)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설득과 더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진보지식인과 언론이 참여정부를 비판할 시간에 참여정부의 복지주의의 성과와 정당성을 이들을 상대로 설득했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을지 모른다. 좌파 지식인과 진보 언론은 얼마나 그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참여정부 비판에 앞서 먼저 반성해야 한다.

민주사회에서는 여론이 정책을 결정한다. 민주정부가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같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다수 의석도 갖지 못한 채 어떻게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단 시일 내에 이루겠는가. 루즈벨트도 실제로 경제를 회복한 건 2차 대전 이후라고 한다. 국민의 다수(60% 이상)가 성장모델을 지지하는데 국민이 원하지 않는 복지정책을 더 확실히 추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독재를 하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양극화 해결 노력으로 중산층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노 대통령 덕분에 최초로 우리사회에서 소득이 중요한 정치적 변수로 등장했으니 좌파교수들이 가장 감사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결과적으로 이들의 세 번째 가설도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넷째, 노무현의 실패가 이명박정부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투표는 노 대통령 반대집단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정동영 후보(각각 22%, 23%)보다는 이명박 후보(26%, 30%)에게 표를 더 던졌다(앞의 수치는 R&R조사, 뒤의 수치는 내일신문 조사). 정동영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이명박 후보는 적어도 선거운동기간에는 노 대통령을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라는 것이 일정 정도 과거 정권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클린턴의 경제 실적으로 따지면 고어는 부시에 비해 20% 정도의 표 차이로 당선되었어야 정상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도와 무관하게 당선된 노 후보의 2002년 승리도 대선에서 후보의 자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네 번째 가설도 틀렸다. 이들의 주장을 반증하는 더 많은 증거를 보여줄 수 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하겠다.

만일에 최장집 사단의 주장대로 민주정부 10년이 개방도 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정책을 추진했다면, 기득권의 반발로 성공하지도 못 했겠지만 대통령의 지지도는 아마 민노당 수준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좌파정당, 진보언론, 좌파지식인이 왜 소수 중의 소수에 머물러 있는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대안은 노 대통령이 어느 집단에서 왜 지지를 잃게 되었는지 정확한 진단에서 나와야 한다. 2008년 8월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자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수도권, 고학력자들도 노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던 것으로 나온다. 수도권 고학력자들이 주로 신문의 정기 구독자임을 감안한다면 조중동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원래 수구언론이야 차치하고 진보언론과 지식인의 '반노 프레임'이 수도권 고학력자 중도층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 자산관리 성공해야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색 모자에 노란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29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색 모자에 노란색 풍선을 든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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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30, 40대 고학력자들이 노 대통령 서거 직후 가장 먼저 민주당 지지로 돌아선 것도 이런 가설을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지금처럼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좌파지식인의 폄훼가 계속되고, 이를 방치한다면 여론의 향배는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한나라당은 민주정부의 실패로 집권한 것도, 대안을 가지고 집권한 것도 아니다. 박정희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성장이데올로기와 지역주의)과 이명박 후보의 업적과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환상이 겹쳐서 승리한 것이다(이는 경험적 검증으로 확인된 결과이다).

김대중, 노무현이라는 두 지도자 덕분에 그나마 진보진영이 집권이라도 해봤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진보진영도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처럼 자산관리를 해야 한다. 민주정부 10년의 자산을 긍정적으로 평가, 홍보하지 않고 진보진영이 또 집권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커다란 착각과 오만이다. 진보진영의 자산관리를 가장 방해하는 것이 지식인들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수많은 시민이 추모하자 엘리트들이 깜짝 놀랐다. 자신들의 주장이 틀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미 2008년 8월 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45%를 넘어섰고 그 후에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추모와 평가는 별개라고 주장한다. 엘리트들에게는 별개일지 몰라도 민초들은 대통령의 업적을 직관적으로 그리고 총체적으로 파악한다.

신념과 과학은 별개다. 지식인이 과학으로 접근해야 할 현실 진단을 근거 없는 신념으로 주장해서야 되겠는가. 오늘날 진보진영의 위기는 지적 리더십의 위기에 있다. 정치인들이 오판을 하고 원인진단을 제대로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데에는 진보 지식인과 언론의 책임이 매우 크다.

사회적 책임감은 정치인이나 기업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 논평을 하는 학자나 논객도 이미 정치행위를 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담론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논평가는 정치인보다 더 책임 있게 말하고, 더 크게 책임져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조기숙 기자는 <시민주권> 상임운영위원입니다. 이 글은 <시민주권> 홈페이지(www.peopledream.or.kr)에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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