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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7 이틀간 국립국악원은 종묘 정전서 조선조 이후 최초로 종묘제례악 일무를 전바탕 연주하였다.
 10월 16,7 이틀간 국립국악원은 종묘 정전서 조선조 이후 최초로 종묘제례악 일무를 전바탕 연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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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에 뜻밖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조선 이후 최초로 5월 종묘대제 아닌 때에 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 정악단 70여명과 무용단 40여명이 연주하는 종묘제례악이 정전에 울려 퍼졌다. 세계문화유산 중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국내 무형유산 중 가장 먼저 1995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종묘제례악은 왕에게 바치는 제사음악이다. 때문에 그동안 매해 5월 종묘대제 때에만 종묘제례악과 일무(종묘, 문묘 등에만 추는 독특한 제의 춤)를 볼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아예 중단된 적도 있었으나 조선조에는 1년에 다섯 번씩 제향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비록 제례가 빠지긴 했으나 이번 10월 공연에는 곱씹어볼 의미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최초로 종묘제례악의 중요한 한 축 일무(佾舞) 전 바탕을 모두 추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종묘대제에는 국악고등학교 학생 등이 주축이 되어 64명의 규모는 있었으나 부분만을 조금씩 선보이는 정도였다.

종묘 정전에서 16, 17일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종묘제례악 공연은 숙명여대 송혜진 교수의 사회와 해설로 열렸다. 실제 조선왕조 신위를 모신 정전 공연은 특히 주말인 토요일에 관광객과 학생들이 많이 관람했다. 열린 공연 형식이고 관광객과 학생들 모두 관람에 짜여진 시간 탓인지 오래 머물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빠지고 채워지기를 반복했다.

종묘제례악 일무보존회 회원들이 일무 중 무무를 추고 있다. 일무는 종묘, 문묘제례악에만 추는 춤으로 보통 무용을 보는 감흥은 찾기 어려우나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우리나라에 중국 등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고 있다.
 종묘제례악 일무보존회 회원들이 일무 중 무무를 추고 있다. 일무는 종묘, 문묘제례악에만 추는 춤으로 보통 무용을 보는 감흥은 찾기 어려우나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우리나라에 중국 등의 부러움과 시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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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궁궐의 관광자원화 정책 일환으로 종묘제례악의 유장한 아름다움을 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현장에서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근래 들어 고궁음악회 등도 자주 열려 궁궐을 찾은 시민들에게 의외의 즐거움을 주기도 했지만, 사실 연주되는 곡들이 고궁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일각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종묘 정전에서 듣는 종묘제례악은 그야말로 적음적소(適音適所)의 공연이었다. 지난여름 화제가 되었던 국립국악원 창경궁 새벽공연처럼 장소에 알맞은 음악을 비로소 찾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세상에 수많은 경계가 무너지고 크로스오버가 횡행하지만 전통은 그런 조류와 한 발쯤 떨어져 있어도 좋다. 그렇지 않았으면 종묘제례악은 물론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제주 칠머리당굿 등 세계무형유산은 나오지 못했다.

종묘제례악의 기원은 고대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의 아악을 기반으로 15세기 조선의 전통음악이 조화된 창작품이다. 본원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은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자취를 감췄다 최근 복원을 꾀하고 있고, 대만도 우리나라에서 배웠다. 때문에 우리나라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에 유일하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종묘제례악은 연주 위치와 악기 편성에 따라 등가와 헌가로 나뉜다. 즉 2개의 연주단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등가 집박(지휘개념)과 두 집사 모습
 종묘제례악은 연주 위치와 악기 편성에 따라 등가와 헌가로 나뉜다. 즉 2개의 연주단으로 구성된다. 사진은 등가 집박(지휘개념)과 두 집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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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악은 한국음악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것을 기반으로 해서 이후 다양한 궁중음악이 탄생했다. 때문에 국립국악원에서는 매년 몇 회씩 무대 연주를 해오고 있었으나 역시 제자리를 찾아 연주한 이번 연주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국립국악원 박일훈 원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종묘는 물론이고 고궁에서 정례적인 연주가 이루어지면 관광객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우리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해줄 수 있어 서울의 또 다른 명물로 전통음악 벨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문화부로서는 1차시도 정도의 의미로 접근했으나 전통과를 중심으로 국립국악원, 문화재청, 서울시 등과 협의하여 내년에는 정기연주형태로 매달 종묘제례악을 만날 가능성도 보인다.

종묘제례악 연주 전경. 주말인 17일에는 이른 아침 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학생, 관광객들이 연주 장면을 신기한 듯 지켜보았다.
 종묘제례악 연주 전경. 주말인 17일에는 이른 아침 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학생, 관광객들이 연주 장면을 신기한 듯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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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 #세계문화유산, #종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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