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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에서 월드컵이 전세계를 달구던 시절, EBS 지식채널ⓔ에서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4~5분 남짓의 "축구공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세계인의 축구 축제, 월드컵의 이면에 있는 어두운 현실을 고발하였다.

축구공은 1000번이 넘는 손 박음질을 통해 오각형과 육각형 서른 두 조각을 이어 만든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인구였던 '피버노바'의 외피를 만드는 과정은 100%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숙련된 노동자가 8시간 동안 꼬박 만들면 겨우 2개를 생산할 수 있다.

"축구공 생산과 관련된 노동이 강요적이고 구속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1996년 FIFA는 발표했다. 하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공인구 '트리콜로'는 어린이 노동에 의해 생산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영상은 전세계 축구공 대부분을 생산하는 파키스탄의 시알코트 지방에 1만 5천명 이상의 아동이 노동하고 있다고 전한다. 

노동현장의 어린이들을 다시 가정과 학교로 

축구공 경제학(2006)  파키스탄에서 자행되는 축구공 생산 현장을 고발한 영상
▲ 축구공 경제학(2006) 파키스탄에서 자행되는 축구공 생산 현장을 고발한 영상
ⓒ EBS 지식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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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건강을 손상시키고,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며, 착취와 학대의 위험이 있는 경제활동을 '어린이 노동' 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노동을 하는 4~14세 사이의 어린이는 1억 58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어린이들은 흔히 생계를 돕기 위해 또는 가난한 부모의 빚 때문에 노동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하며, 형편 없는 저임금을 받고 노예처럼 혹사당한다. 어린이 노동자 중 공인된 산업현장에서 정당한 임금을 받는 경우는 5% 미만이라 한다. 노동착취 당하는 어린이들은 대개 농장이나 공장, 항구, 건축현장, 광산, 채석장 등에서 일하게 된다. 행상을 하거나 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어린이도 있고, 16세 미만의 여자어린이들은 대개 집안의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어린이 노동자의 수는 아시아가 전체의 61%를 차지하며, 아프리카가 32%를 차지한다. 노동자의 비율로 따지면 아프리카는 어린이 중 41%가 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아시아 어린이의 노동 비율은 21%이다.

국제노동기구, 유니세프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어린이 노동 근절을 위한 감시활동을 펼치는 한편 노예 상태에서 일하는 어린이 노동자들을 구출하여 집으로 되돌려 보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부모들이 자녀를 노동현장에서 학교로 되돌려 보내도록 보조금을 지원해 주며, 어린이 노동 근절을 위한 캠페인 등의 행사를 통해 어린이 노동문제에 관한 사회 인식을 일깨우고 있다.

끝나지 않는 어린이 노동의 역사 

어린이 노동 현장  집 근처 공장에서 벽돌을 만들고 있는 파키스탄 어린이
▲ 어린이 노동 현장 집 근처 공장에서 벽돌을 만들고 있는 파키스탄 어린이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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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노동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흑인노예무역이 성행하던 시기부터 보더라도, 흑인 노예제가 막바지에 이르면 흑인 어린이층이 공급되는 것이 수순이었다. 젊고 싱싱한 노예들의 공급이 모자라면 어린이들이 그 대용품이 되는 것이다. 1811~1867년 대서양을 건너온 전체 노예의 41%가 어린이였다고 한다.

이후 노예무역이 폐지되어 아프리카에서 노예들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자 무역상들은 그 대용품으로 현지의 빈민층 어린이들을 이용했다. 영국의 경우 본토가 산업화가 진전됨에 따라 공장과 탄광에서 여성과 어린이의 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초기 산업시대의 노동집약적인 공장과 농장들은 이제 제3세계로 자리를 옮겼고, 제3세계의 어린이들이 그 일을 맡고 있다. 현대화된 생산과정과 세계화는 이러한 상황을 더욱 공고히 한다.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은 제 32조에 "경제적인 착취를 비롯해 위험하거나, 교육을 방해하거나, 건강이나 신체적∙지적∙정신적∙도덕적∙사회적 발전에 유해한 모든 노동으로부터 보호 받을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들이 착취와 억압, 열악한 근무조건 아래서 일하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영국이나 현대의 파키스탄에서나 어린이들이 직업 일선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압박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가정에서 분리시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시키는 것은 21세기판 노예제도를 유지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어린이 노동자 이크발, 희망과 용기의 상징이 되다

이크발 마시흐는 어린이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어린이상'의 첫 수상자이다.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희생된 안네 프랑크와 함께 2000년도 공동 수상했다.

파키스탄에는 노예 같은 생활을 하는 어린이들이 7백만에 이른다고 한다. 이 어린이들은 벽돌가마와 카펫공장,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크발은 4살 때 카펫 공장에 팔려가 하루 1루피(우리 돈 25원)를 받고 10시간 이상을 일하는 노동자였다. 거듭되는 착취에 공장을 탈출한 이크발은 학대받는 어린이를 해방시켜 주기 위해 결성된 단체를 찾아간다. 그리고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이들의 실상을 고발하고 도움을 요청하였다. 이 후, 이크발은 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어린이 노동자들을 해방시키는 일을 도왔다.

변호사가 되어 힘든 상황에 있는 어린이를 돕겠다는 꿈을 키우며, 이크발은 불법 공장에 숨어 들어 그 공장의 실상을 파헤치거나 직접 연단에 서서 어린이 노동 착취의 실태를 고발하였다. 이크발의 이러한 용기있는 행동이 알려지면서, '리복'사에서 주는 '행동하는 청년상'과 보스턴에서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장학금도 받게 되었다. 스웨덴의 국제회의에 가서 미성년자 학대를 고발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활발한 활동을 하던 이크발은 1995년 부활절, 파키스탄의 라호르시 근처의 무리트케라는 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범인은 잡지 못했지만 카펫 마피아가 관련되어있으리라 짐작할 뿐이다. 그때 그의 나이 겨우 13세였다. 이크발은 비록 짧은 삶을 마감했지만, 어린이 노동을 세상에 알린 희망과 용기의 상징이 되었다.

이크발 마시흐(Iqbal Masih) 파키스탄에서 카펫을 만들던 어린이 노동자 이크발은 훗날 어린이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 어린이상'의 첫 수상자가 된다.
▲ 이크발 마시흐(Iqbal Masih) 파키스탄에서 카펫을 만들던 어린이 노동자 이크발은 훗날 어린이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 어린이상'의 첫 수상자가 된다.
ⓒ 구글 자료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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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노동 근절을 위하여

어린이 노동자의 70%에 가까운 1억 명의 어린이들이 농촌 지역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농촌지역은 대개 학교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거나 훈련된 교사와 교육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도시 지역에서도 가난하고 소외 된 계층의 어린이들은 비용과 사회제도 및 문화적인 이유 등으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성별 역시 교육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국내 사업장에서 일하는 어린이노동자의 90%가 여자 어린이이다. 3명 중 1 명의 어린이가 노동을 하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여자 어린이의 59%만이 초등학교에 다닌다.

지방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를 포함한 되도록 많은 어린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는 것이 어린이 노동을 위한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최소고용연령이 되지 않은 모든 어린이들은 무상으로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노동이나 사회적 차별을 강요 받는 어린이들에게는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배울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어린이에게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과 잘 훈련된 교사들의 직업 교육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해마다 6월 12일은 '세계아동노동근절의 날'로 지켜지는데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가난과 어린이 노동이라는 악순환을 근절하기 위해 전세계가 함께 행동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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