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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부 10년간 제각각 흩어져 살던 시민운동가들이 다시 모이고 있다. MB정권에 맞선 대안적 정치세력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이 그들의 화두다.

 

이명박정부의 일방적인 독주에 문제의식을 느낀 120명의 시민사회 인사들은 '희망과 대안'이라는 이름으로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에 이어 2010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형태의 정치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이른바 '시민공천심사위원회' 성격으로 인물대안을 발굴해 추천하는 '신 정치운동'에 본격 나서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로써 현실 야권만으로는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국민적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제3의 시민세력에 의한 정치권 지각변동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생겼다. '뉴 페이스'로 정치권 인물교체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도 새로운 관점에서 정치를 국민스포츠로 즐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좋은 후보 만들기 운동

 

시민운동은 지난 10년간 부지런히 정책대안을 내고 정치권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MB정권은 하루아침에 제도적 진전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삽시간에 민주주의 시계가 20년 전으로 후퇴하는 걸 목격한 이들은 더 이상 정치권을 앉아서 관망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국정원이 정치에 관심 없던 박원순 변호사를 이끌어냈듯이, 이명박 정부도 시민운동가들을 정치무대로 불러내 점점 정치주체로 세워주는 꼴이 됐다.

 

일단 이들은 지방선거를 계기로 좋은 정치세력을 형성해 희망과 대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시민사회 내부 소통을 위한 통로도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따라서 이 같은 고민을 함께 해온 120명의 시민운동가들이 우선 총대를 멨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고'를 치겠노라 나선 거다. 정치 안 한다고 소문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필두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함세웅 신부,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시민운동 명망가들이 개인 자격으로 결합했다.

 

이들은 오는 19일 창립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사업계획은 크게 4가지다. 첫째, 사회적 의제 및 메시지 형성, 둘째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도로서의 정치연합, 셋째 좋은 정치세력 형성을 위한 지원, 넷째, 시민사회운동과의 협력 등이다.

 

▲다양한 싱크탱크와 협업을 통한 사회적 의제와 정책 개발, ▲정치현안 등에 대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은 물론 ▲한국정치의 새로운 비전으로서 정치연합을 위한 협상기구 제안, ▲지방선거에서 좋은 정치세력의 토대가 될 만한 인물의 지방정치 진출 지원, ▲좋은 후보 만들기 운동, ▲좋은 후보의 기준 마련 등 다양한 일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무엇보다 이들은 야4당 대표와 시민사회인사들이 함께 만나 대안을 모색하는 원탁회의 등을 구성해 기존 정치의 수준을 넘는 활동을 펼 생각임을 내비쳤다.

 

 

낙선운동은 부패정치인 청산운동이었다

 

14일 오후 서울 안국동 종로경찰서 기자실에서 '맛보기'식 기자회견을 연 '희망과 대안'의 운영주체 하승창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2000년 낙선운동 이후 시민운동이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심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대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좋은 정치세력이 많이 들어가는 게 좋겠"으나, "시민사회가 바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좋은 후보를 발굴하고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동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희망과 대안은 우리의 다짐"이라며 "그동안 우리사회의 민주화,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단체 활동가, 사회원로 등이 우리 사회의 대안적 가치나 정책, 희망을 만들자는 취지로 결성된 것"이라고 창립취지를 설명했다.

 

남 대표는 또 "지방선거에서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선 목표일 수 있겠지만 그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2000년 낙선운동은 부적절한 부패정치인에 대해 시민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운동은 좋은 후보가 좋은 정치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포지티브 활동"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현 정부의 중도서민정책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야당의 정책이라고 해서 다 찬성하는 것도 아니라고 선을 분명히 밝혔다.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운동은 아니다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표는 "현 정부의 일방독주식 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절망하는 부분에서 희망을 찾고 그 대안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부에서는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운동'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자성도 나왔다고 했다.

 

하승창 위원장은 "우리사회가 부딪치는 여러 문제 속에서 정치에 문제가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며 "선거공간이 열리면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한국 민주주의에 보탬이 되는 방법으로 활동을 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그동안 제도개선운동을 중점적으로 벌이던 시민운동이 부패한 정치인을 청산하기 위한 낙선운동과는 별개로 희망과 대안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정치개혁운동에 나서는 것"이라며 "120명의 참여인원 가운데는 단체의 직위를 맡고 있고 집행책임자이기도 하지만 개별적 차원의 모임결성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다가오는 10.28 재보선과 관련해서는 이미 후보와 정당의 참여가 결정됐기 때문에 먼저 나서기 어려운 점이 있기는 하나, 이 역시 동일한 문제의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국민에게 희망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인가, 정치지형이 제대로 돼 있는가 등에 대해 국민과 정당들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지만, "후보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우선 참여를 선언한 120명 명단 가운데 24명의 명단이다.

 

권미혁(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김민영(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상근(목사, 6.15남측위 상임대표) 나승구(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남윤인순(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민만기(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박순성(동국대 교수) 박영숙(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진섭(생태지평 부소장)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백승헌(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수경 스님, 양길승(6월포럼 운영위원장) 이남주(성공회대 교수) 이용선(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 이학영(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전민용(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협의회 대표) 정상덕(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정현백(성균관대 교수) 진우(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 하승창(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함세웅 신부 현각 스님(이상 2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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