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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태안 신진항에는 최근 출몰한 숭어를 잡기 위해 낚시꾼들이 몰려들었다.
▲ 태안 신진항, 숭어낚시꾼들로 북새통 주말을 맞아 태안 신진항에는 최근 출몰한 숭어를 잡기 위해 낚시꾼들이 몰려들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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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낚시를 하면서 50센티미터가 넘는 물고기는 처음 잡아봐유."

대전에서 관광 온 박시영(36, 대전 가양동)씨는 56센티미터급 숭어 한 마리를 낚시대를 담근 지 채 5분도 안 돼 건져 올렸다.

묵직한 손맛을 느낀 박씨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대어를 낚아 제대로 된 손맛을 본 박씨가 새우를 매달아 다시 낚시대를 던지자 이번에도 50센티미터는 될 법한 대형 숭어 한 마리가 올라온다.

이렇게 박씨처럼 숭어낚시를 즐기기 위해 신진항을 찾은 낚시꾼들은 어림잡아 200여 명이다. 항구 주변을 둘러싸고 무리지어 낚시를 즐기고 있는 낚시꾼들의 입에서는 연신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물 반 고기 반' 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진항과 마도방파제, 안흥항에는 고등어 낚시를 즐기려는 낚시꾼들로 북새통을 이루더니 수온이 내려가자 고등어떼 대신 출몰한 숭어가 낚시꾼들의 손맛을 자극하고 있다.

대어급인데다 힘도 좋아 한참만에 끌어올려지는 숭어의 모습
▲ 대어 출현 대어급인데다 힘도 좋아 한참만에 끌어올려지는 숭어의 모습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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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숭어 낚시는 고등어 낚시와 마찬가지로 낚시대와 새우 미끼만 준비되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보통 대어급이 많이 잡혀 낚시대를 자극하는 손맛이 묵직해 인기를 끌고 있다.

더군다나 항포구 근처 어디서나 자리를 잡고 앉아서 낚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곳을 지나다가 구경하던 관광객들도 한 번 잡아보겠다고 낚시에 가세해 항구길을 따라 낚시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그야말로 신진항은 요즘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박시영씨는 "관광도 하고 꽃게가 풍년이라고 해서 싸게 구입할 겸 태안에 왔는데 숭어가 쉽게 잡히는 것 같아서 낚시를 하게 됐다"며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정말 숭어가 잘 잡히더라, 오늘 숭어를 잡으면서 느낀 손맛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노부부의 숭어잡이 "낚시하면서 금슬 더 좋아졌어요"

노부부가 함께 숭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할아버지가 숭어를 낚아 올리자 할머니가 숭어가 문 바늘을 빼내고 있다.
▲ 노부부가 사는 법 노부부가 함께 숭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할아버지가 숭어를 낚아 올리자 할머니가 숭어가 문 바늘을 빼내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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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포인트를 정해 한 곳에 몰려들어 시끌벅적하게 숭어낚시를 즐기고 있는 한 켠에 한 노부부가 금슬 좋게 앉아 있다.

숭어 한 마리 낚아 올릴 때마다 환호성이 터지는 다른 곳과는 달리 말없이 묵묵하게 숭어낚시를 즐기고 있다. 부부가 같이 낚시대를 던졌지만, 우연찮게도 할아버지 낚시대에만 숭어가 걸린다. 워낙 묵직한 놈이 걸려서인지 옆에 앉아있던 할머니까지 가세해 대형 숭어 한 마리를 건져 올린다.

타 지역에서 관광차 신진도를 찾았다는 이 노부부는 다른 사람들이 숭어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급히 낚시점으로 달려가 낚시대를 구입했다고 한다.

50센티가 넘는 숭어. 어망이 작아 숭어몸을 접어 집어 넣었다. 어망안에는 이미 두마리의 숭어가 들어있다.
▲ 손 맛 제대로... 50센티가 넘는 숭어. 어망이 작아 숭어몸을 접어 집어 넣었다. 어망안에는 이미 두마리의 숭어가 들어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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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이상하게 내 낚시대에만 걸려들어서 아내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손맛 하나는 기가 막히다"며 "힘이 달려서 아내와 함께 건지니까 왠지 금슬도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이 노부부가 한 시간 남짓 건져 올린 숭어는 어림잡아 대여섯 마리는 돼 보였다. 크기도 대어급이어서 잡은 물고기를 넣어두는 어망에도 휘어져 들어갈 정도다. 더 이상 어망에 채울 공간이 없어지자 이 노부부는 "다음에는 자식들하고 한 번 더 와야겠다"는 말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떼로 몰려다리는 학꽁치, 망둥이 낚시도 인기 절정

학꽁치 낚시도 낚시꾼들을 태안으로 불러들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 대낚으로 학꽁치를 잡아 올리고 있는 낚시꾼 학꽁치 낚시도 낚시꾼들을 태안으로 불러들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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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신진항을 포함한 태안 곳곳의 바다낚시 명소에는 숭어뿐만 아니라 학꽁치, 망둥이도 낚시꾼들을 바다낚시의 매력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학꽁치와 망둥이는 5천 원이면 낚시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작은 대나무 낚시대와 작은 전용 바늘, 미끼로 새우나 갯지렁이만 있으면 남자에 비해 힘이 약하고 낚시경험이 전무한 여성과 어린 아이들도 쉽게 손맛과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망둥이 낚시도 간단한 대낚시대만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고, 또 잘먹는 습성탓에 먹잇감을 잘 물어 지루하지 않게 낚시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 망둥이 낚시 망둥이 낚시도 간단한 대낚시대만 있으면 쉽게 즐길 수 있고, 또 잘먹는 습성탓에 먹잇감을 잘 물어 지루하지 않게 낚시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 태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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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망둥이는 이맘 때가 가장 살이 오른 시기이고 체구에 비해 입이 큰 데다가 식탐이 많은 성격 탓에 먹잇감을 잘 물어 다른 물고기에 비해 비교적 쉽게 잡힌다. 1시간 남짓 낚시질만 해도 학꽁치나 망둥이를 10-20마리는 족히 잡을 수 있다.

한두시간 정도 학꽁치 대낚을 하면 냄비에 가득찰 정도로 많이 잡히고 있다.
▲ 학꽁치 풍어 한두시간 정도 학꽁치 대낚을 하면 냄비에 가득찰 정도로 많이 잡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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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몸집을 자랑하는 숭어는 보통 회나 매운탕으로 즐겨 먹는데 반해 학꽁치는 조림으로 김치와 곁들여 찌개로도 먹기도 하고 초밥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 등 요리방법도 다양하다. 또한, 망둥이는 회나 매운탕으로 먹기도 하지만 튀김 요리도 일품이며, 내장을 빼고 말려 밑반찬용으로 만들어 먹으면 아이들의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꽁치는 요즘 태안반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손맛을 볼 수 있지만, 갯벌에서 서식하는 망둥이는 근흥면 채석포, 마금리를 비롯해 안면도 황도리, 이원면 당산리, 원북면 청산리 등 주로 갯벌이 위치하고 있는 장소에서 잘 잡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태안, #숭어, #학꽁치, #망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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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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