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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한다. 단풍을 찾아 산을 오르기도 하고, 물빛 고운 바다로 달려가기도 한다. 또는 가을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을 찾기도 한다. 난 가을이 되면 발길을 재촉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즐겨찾는 가을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특별한 만남을 갖기 위해서다.

문화재 답사를 하면서 가장 멋있는 자료를 담아올 수 있는 시간은 역시 가을이다. 사시사철 문화재의 소중함이야 다름이 없겠지만, 그래도 가을에 담아놓은 사진을 보면 남다르기 때문이다. 단풍이 짙게 물들었을 때 담는 사진은 문화재의 멋을 더해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단풍철이 되면 조금 더 걸음을 재촉하기도 한다. 또 날이 선선해 여름철 내내 나를 괴롭히던 땀냄새가 조금은 가시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화재는 마음으로 보고 즐겨라

창덕궁의 후원에 있는 정자. 1707년에 지은 택수재를 1792년(정조 16)에 고쳐 지으면서 부용정이라 했다
▲ 부용정 창덕궁의 후원에 있는 정자. 1707년에 지은 택수재를 1792년(정조 16)에 고쳐 지으면서 부용정이라 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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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보면 만지고 싶어한다. 아마 아름다운 것을 보면 만지고 싶다는데, 그것과는 조금 다를 것이다. 우리같은 사람이야 문화재 하나하나에 미쳐서 산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은 굳이 만지지 않아도 그 중요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재에 함부로 쓴 낙서, 그리고 무엇인가 날카로운 것으로 훼손을 한 흔적. 이런 것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 문화재는그저 마음으로 보고 느낄 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마음으로 즐기는 사람만이 진정한 그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먼저 그 내용을 알고 만나자

국보 제242호.높이 204㎝. 건립연대는 524년(법흥왕 11)이다.
▲ 신라비 국보 제242호.높이 204㎝. 건립연대는 524년(법흥왕 11)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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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답사하면 그냥 그 모습만 보고 그 앞에서서 사진을 찍거나, 한바퀴 돌아보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어느 문화재이거나 그 앞에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은 그 문화재의 얼굴이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떤 이유로 조성이 되었는지, 또는 특징은 무엇인지가 세세하게 기록이 되어있다. 일종의 자기소개서와 같은 맥락이다. 문화재 안내판을 보고 답사를 하면 그 재미가 배가가 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답사길 꼭 필요하다

보물 제27호. 김제 금산사 경내에 있다. 이 탑은 흑백의 점판암으로 만든 육각다층석탑이다.
▲ 육각다층석탑 보물 제27호. 김제 금산사 경내에 있다. 이 탑은 흑백의 점판암으로 만든 육각다층석탑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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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학교에서 문화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가 않다. 요즈음은 현장교육을 하는 어린이들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에게 그런 내용을 제대로 인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허다하다. 가을철, 아이들과 함께 문화재를 찾아보고, 문화재의 내력을 아이들에게 알려준다는 것은, 아이들이 자긍심을 일깨우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우리민족의 문화적 우월감을 심어주어 올곧은 성장을 할 수 있기도 하다.

잘못된 문화재와의 만남, 꼭 짚어주길

보물 제267호 임실 용암리석등.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며 석등의 전체 높이는 5.18m이다.
▲ 보물 임실 용암리 석등 보물 제267호 임실 용암리석등.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며 석등의 전체 높이는 5.18m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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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답사하다가 보면 낙서에 훼손이 이외로 심각함을 알 수가 있다. 국보인 금산사 미륵전 벽 등을 보면 낙서로 심각한 훼손이 되어 있다. 이러한 훼손의 현장을 만났을 때는 아이들에게 그런 행동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인가를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몰상식한 행위를 하는 것은 반 도덕적이고, 비문화적인 인간이라는 점을 인식시켜, 아이들이 그런 짓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시켜야 한다.

광한루(廣寒樓)라는 이름은 세종 16년(1434) 정인지가 고쳐 세운 뒤 바꾼 이름이다. 지금 있는 건물은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인조 16년(1638) 다시 지은 것으로 부속건물은 정조 때 세운 것이다.
▲ 보물 제281호 남원 광한루 광한루(廣寒樓)라는 이름은 세종 16년(1434) 정인지가 고쳐 세운 뒤 바꾼 이름이다. 지금 있는 건물은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인조 16년(1638) 다시 지은 것으로 부속건물은 정조 때 세운 것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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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에는 여행길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져보자. 아이들에게 더 많은 자긍심을 일깨워주고 우수한 민족임을 깨닫게 해주면, 아이들이 성장을 하는데 있어 월등한 자신감을 갖게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가을여행. 아이들과 함께 길을 나서면 돌아오는 길에 좀 더 으젓해진 아이들을 볼 수가 있다. 


태그:#답사, #문화재, #안내판, #자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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