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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속행공판이 열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PD수첩> 조능희 책임프로듀서(오른쪽에서 첫번째)와 제작진들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편에서 오역 논란이 일었던 부분들은, 내부고발자를 자처한 번역자 정지민씨가 직접 번역하거나 감수한 것이며, 이 과정에서 정씨가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씨는 그동안 자신은 제대로 번역을 했고 감수 과정 때도 문제가 없었는데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바꿔서 방송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PD수첩> 제작진의 변호인측은, 자막 제작 과정이 시간별로 정리된 자료를 공개하면서 "의도적 왜곡이 아니라 감수 과정에서 정지민이 걸러내지 못한 부분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PD수첩> 제작진이 이미 오역을 인정하고 사과한 영어단어 '서스펙트'(suspect)는 정씨가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의심된다'가 아닌 '걸렸다'로 초벌 번역했고 정씨가 감수한 후에도 그대로 '걸렸다'로 되어있다. 결국 실제 방송에서도 '걸렸다'로 자막이 나갔다.

 

또 논란이 됐던 '우리 딸이 걸렸던'이라고 번역된 'could possibly have'의 경우도 번역자 최아무개씨가 '걸렸을지도 모르는'이 아닌 '앓았던'으로 잘못된 초벌 번역을 했고, 이를 토대로 한 자막 의뢰서에도 '걸렸던'으로 기재됐다. 하지만 정지민씨가 이를 감수한 뒤에도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다.

 

이밖에 '딸이 인간광우병에 감염됐다면 어떻게 감염됐을까 생각했어요'(if she contacted, how did she)라고 된 초벌 번역이 자막의뢰서에서는 '아레사가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수정이 됐지만 역시 감수 후에도 오류가 수정되지 않았다.

 

자막의뢰서를 작성한 보조작가 이연희씨는 "이 부분은 '감염됐다'라는 말이 반복돼 줄이는 과정에서 내가 실수를 했다"며 "하지만 정지민씨는 감수 과정에서 수정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부분뿐 아니라 문제가 됐던 오역 부분을 감수할 때 정씨로부터 어떤 수정 지시도 듣지 못했다"며 "정씨가 이야기를 했으면 보조 작가인 내가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제작진 주장 부인

 

하지만 정씨는 이런 제작진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4시간에 걸쳐 감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수도 없이 지적을 했고 그 지적을 이연희씨가 듣고 반영하는 줄 알았다"며 "내가 근시이고 노트북 화면을 보면 눈이 피곤했기 때문에 제대로 수정됐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최아무개, 오아무개 번역가는 "감수는 오역이 없는지 살피고 오역이 있을 경우 수정해야 할 부분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렇지 않은 경우 제대로 된 감수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와 정씨를 동시에 출석시켜 대질신문까지 벌였지만 두 사람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정씨는 "감수 과정에서 다우너소(주저앉는 소)를 광우병소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더니 작가는 그런 식으로 하면 방송제작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고 밝혔지만, 이연희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아레사 빈슨 인간광우병 진단 받았다" 변호인측 관련문건 공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속행공판이 열릴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PD수첩> 조능희 책임프로듀서(오른쪽에서 첫번째)와 제작진들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편 공판에서는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vCJD)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변호인측은 이같은 내용이 적시돼 있는 아레사 빈슨 유가족의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공개했다.

 

이는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는 딸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진단을 받았다고 했으나 <PD수첩> 제작진이 이를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로 왜곡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다른 내용이다. 또 '소송에서 아레사 빈슨의 유가족이 인간광우병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그간의 검찰 주장과도 배치된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기 4일 전 아레사 빈슨의 유족이 위 절제수술에 참가한 메리뷰 병원 의료진과 주치의로 알려진 A. J. 바롯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의료소송 소장과 재판기록 등을 확보했다며 소장과 재판 기록을 보면 고소인과 피고소인 측 모두 'vCJD'(인간광우병)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같은 주장은 6월 15일 <중앙일보>에 그대로 보도됐고 <중앙일보> 보도 후 <조선일보>가 <조선닷컴>을 통해 인용보도를 하기도 했다. 정지민씨도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의료소송에서 병원이 CJD로만 진단했고 위 수술에 따른 후유증에 대해 올바른 대처를 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변호인단이 공개한 유가족의 소장에는 아레사 빈슨이 vCJD로 진단받고 퇴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보면 "빈슨양이 보통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 진단을 받고 2008년 4월 4일 퇴원했다"(Miss Vinson was discharged to home on April 4 2008 with the diagnosis of variant Creuzfeldt-Jakob disease, commonly reffered to as 'mad cow disease')고 적시 돼 있다.

 

검찰은 원래 이 소송 기록을 증거자료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기소시에는 이 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그 내용은 아레사 빈슨의 부모가 주장하는 일방적인 내용이며 의료진들은 모두 그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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