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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백운초등학교 인근에 설치된 송전탑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백운초등학교 인근에 설치된 송전탑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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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 십정동 고압(354킬로볼트) 송전선로 이설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으나, 관계기관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평구 십정동 송전선로 이설은 송전탑을 이설하지 않으면 재건축할 수 없는 목화연립 재건축조합에 의해 추진됐다. 이곳 송전선로는 인천 서구 가좌변전소에서 광명시와 시화공단,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연결돼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목화연립 재건축조합은 2005년경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송전탑 이설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대학교 측으로부터 협조를 얻어냈다.

그러나 송전선로 이설을 위해 설치한 송전탑 인근 백운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이설될 송전선로가 가까이로 지나가는 빌라 주민들이 "송전선로 이설 시 전자파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설 불가 입장을 밝혀 난관에 처했다. 결국 선로 이설을 위한 송전탑을 설치했지만 백운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집단 등교 거부 등으로 선로 이설은 하지 못했다. 

그 후 목화연립 재건축조합과 송전선로 이설에 이해관계가 얽힌 백운2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이 발전기금을 내놓는 조건으로 송전선로 이설을 백운초등학교 측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운2구역의 용적률은 2종일반주거지역은 250%, 준주거지역은 300%까지 가능하지만, 송전선로로 인해 계획한 용적률은 210.31%에 불과하다. 만약 한전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송전선로 이설이 그대로 실시되면 백운2구역의 용적률은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여 세대가 늘어날 것으로 조합 측은 내다보고 있다.

합의에 따라 송전선로 이설이 다시 추진돼 지난달 20일경부터 백운초등학교 인근과 부평도서관 뒤편 송전탑을 잇는 송전선로 이설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설될 송전선로가 지나갈 인근 주민들이 고압선로로 인한 위험성과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사 중지를 요구하며 농성과 함께 집단 시위에 들어간 상태다.

집단으로 반발하는 주민들은 "주민들과 인근 초등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압선로 이설 공사를 한전, 부평구, 공사 업체 등이 주민설명회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몰래 추진했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대 주민들 "실시계획변경 인가조건 무시하고 공사"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일부 주민들이 부평도서관 인근에 설치된 송전탑에 올라 송전탑 이설 반대를 주장하며 몇 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일부 주민들이 부평도서관 인근에 설치된 송전탑에 올라 송전탑 이설 반대를 주장하며 몇 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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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부평구는 이 '신인천 송전선로 이설 공사'와 관련, 실시계획변경 인가조건을 통해 한국전력공사 등에 '민원 해소대책을 강구하고 민원을 해결한 후 사업을 시행할 것'을 내세웠다. 지자체는 인가조건의 미이행 등 기타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인가권자(승인권자)는 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평구가 올해 2월 한국전력공사 인천전력관리처장 앞으로 보낸 '도시계획시설 사업 실시계획인가 변경고시 처리통지'란 공문을 보면, 부평구는 "송전선로 이설 인근 지역에 해당하는 용우빌라, 백운초등학교 학부모, 신동아아파트, 동부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우려되는 바, 민원 발생 시 민원해소 대책을 강구하고 민원을 해결한 후 사업을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전과 목화연립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이설 하청을 받은 공사업체는 민원 해소를 위한 사전 작업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

해당 지역 주민 100여명은 10월 1일부터 부평서중학교 인근 송전탑에 올라 천막 농성과 함께 공사 진행을 막고 나섰다. 6일 오전 7시경에는 공사를 강행하려는 업체와 주민들이 심하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부평경찰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병력을 배치해 주민과 업체 직원 간의 충돌을 막고 있는 상태다.

공사업체는 '송전탑 이설 반대 주민 공동대책위원회' 대표자 5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공동대책위의 한 주민은 "부평구가 민원 해결을 실시계획변경 인가조건으로 내놓고도 이에 대한 확답 없이 공사를 진행하게 한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지자체에 책임을 물었다.

이에 대해 부평구 관계자는 "실시계획변경 인가조건이 되지만, 주민들이 요구하는 공사 중지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요건이 되는지 논란이 되고 있어 법률적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며, "(공사 중지) 효력 여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해결책 지중화, 한동안 어려울 듯

 주민들은 송전탑 이설보다는 지중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지중화 사업은 녹녹해 보이지 않은 실정이다
 주민들은 송전탑 이설보다는 지중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지중화 사업은 녹녹해 보이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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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정동 송전탑 문제는 지중화 이외에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목화연립 주민 입장에서는 송전선로 이설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백운2구역 주택재개발 조합 역시 용적률 상향을 위해서는 송전선로 이설이 필요하다.

반면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고압전류로 인한 위험성과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 한전 등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이는 한전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한전 인천전력관리처 송전운영부 관계자는 올해 초 <부평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전의 경영 여건이 매우 좋지 않아 예산확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십정동 송전선로 지중화 추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목화연립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한전 등에서 지중화를 꺼려하지만, 정치권에서 의지를 갖고 추진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고압 송전탑으로 인해 재건축뿐 아니라, 십정동 인근 주민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지중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진형(부평갑) 국회의원은 송전선로 이설을 반대하는 주민과 목화연립 주민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조 의원은 어렵더라도 국비 등을 끌어와 지중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계속적으로 견지해왔다. 하지만 한전 측이 지중화 사업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당장 국비 지원을 보장할 수 없어 주민 간 갈등의 고리인 송전선로 이설문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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