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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이동통신사업자 3사(SKT·KT·LGT)의 '초당 과금제' 도입, 가입비 인하, 장기가입자에 대한 요금 인하 등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이 지난 9월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이동통신사업자 3사(SKT·KT·LGT)의 '초당 과금제' 도입, 가입비 인하, 장기가입자에 대한 요금 인하 등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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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휴대전화 이동통신사의 가입비를 27% 내리는 것을 주축으로 하는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방안'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이번 방안에 '초당 과금제', '장기가입자 요금 인하' 등이 도입됨에 따라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통신비 20% 인하'가 사실상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에서는 방통위와 이동통신사업자 3사(SKT, KT, LGT)가 함께 내놓은 이번 방안이 대체로 불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가장 많은 지적은 청구서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금들을 전혀 내리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인하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통화료나 기본료, 문자메시지 요금은 전혀 손대지 않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 부담이 줄어든 것을 느끼기 힘들다.

도입하기로 한 내용도 '통신비 20% 인하'를 거론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소비자가 쓴 통화량을 초단위 계산해 요금을 부과하는 '초당 과금제'는 그나마 요금인하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됐던 항목. 그러나 3사 중 SKT만 2010년 3월부터 '초당 과금제'를 시행하기로 했고 KT와 LGT는 계속 10초당 과금하는 기존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가입비 인하 부문도 마찬가지다. 3사가 공통적으로 가입비를 인하했지만 시장 1, 2위인 SKT와 KT는 기존 사용자가 해지 후 재가입하더라도 가입비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했기 때문에 반드시 소비자에게 이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장기가입자 요금 인하방안 역시 마찬가지다. 단기간 안에 통신비를 줄여주는 효과가 나지 않을 뿐더러, 소비자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한 통신사간의 경쟁을 막는다는 점이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폭 낮춰진 일본의 휴대전화 요금, 비결은 '경쟁'

"왜 한 회사도 요금을 내리지 않지?"

추석을 맞아 귀국한 일본 유학생 김정은(25·여)씨가 핸드폰 요금 인하 뉴스를 보다가 가장 먼저 떠올린 의문이다. 유학 4년차인 김씨가 1년 중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은 약 2개월. 그때마다 가장 아깝게 느끼는 지출이 바로 휴대전화 요금이다. LGT의 기본요금제를 사용하는 그녀가 한국에서 생활하며 내는 요금은 월 6만 7000원 상당. 

"친구들이랑 통화를 많이 해도 일본에서는 무료혜택이 많아서 거의 통화료를 안 내거든요. 한국에서는 쓰는 대로 내니까 너무 아까워요. 한국에서나 일본에서나 요금이 비슷하게 나와요."

 소프트뱅크모바일의 화이트플랜 요금제 설명
 소프트뱅크모바일의 화이트플랜 요금제 설명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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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일본에서 사용하는 것은 '소프트뱅크모바일'의 '화이트플랜' 요금제. 이 요금제를 사용하면 세금을 포함해 기본료가 월 980엔에 가족끼리는 통화료 무료, 새벽 1시부터 21시까지 소프트뱅크 휴대폰끼리 통화료가 무료고, 우리나라의 문자 역할을 하는 '휴대폰 메일'도 역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김씨는 1년 전, 2년 동안 이 요금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무료에 가까운 가격에 '아이폰'을 구입했다. 그녀가 매달 부담하는 요금은 기본료 980엔에 무제한 인터넷 요금 4400엔과 기타 옵션을 더해 5800엔 정도.

"소득이 낮은 사람이나 학생, 핸드폰을 2개 쓰는 사람들이 이 요금제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학생(대학생까지)은 기본료의 50%를 더 할인해 주는 상품도 있다고. 소프트뱅크모바일은 화이트플랜 요금제로 지난 6월까지 26개월간 자사 서비스 순가입자 증가 1위를 유지해왔다.

가입자가 4700만 명을 넘어, '포화상태'인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적인 가격 인하가 시작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웃나라 일본에 비슷한 예가 있다. 소프트뱅크가 '화이트플랜' 요금제를 출시하자 포화시장에 가깝던 일본 이동통신 사업계에는 일제히 요금인하 경쟁이 벌어졌다. 시장 점유율 1위인 'NTT도코모'와 'KDDI'는 같은 해 9월부터 가입기간에 상관없이 기본료를 반액 할인해주는 요금제를 내놓았다.

이러한 요금 경쟁의 결과 '화이트플랜'이 등장하기 전에는 평균 3770엔이던 일본의 휴대전화 기본료는 1년 만에 3분의 1수준인 평균 1231엔으로 떨어졌다. 이런 경쟁적인 시장의 소비자인 김정은씨에게 한국의 이동통신 시장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일본의 휴대전화 요금인하 경쟁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최근 소프트뱅크모바일은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5개월간 기본요금을 면제해 주는 상품을 내놓은 상태다. 3개월 평균 요금이 1만엔을 초과하면 추가로 다음 10개월간 기본요금을 면제받기 때문에 소프트뱅크모바일로 번호이동을 할 경우 소비자는 최대 15개월 동안 기본료(월 980엔)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 1위인 NTT도코모와 2위 KDDI에서도 곧 이와 비슷한 수준의 파격적인 요금인하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소비자들 '기본료 50%, 통화료 40% 인하' 원해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 요금 비교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소량, 중량, 다량 전 사용자 범위에 걸쳐 요금 수준이 높았다.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떨까. 지난 7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이동통신요금 국제비교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가입자당 월평균 휴대전화 통화시간이 180분 이상인 15개 국가 중 요금이 가장 비싸다.

특히 음성통화 요금은 국제 추세에 홀로 역행하는 모습이다. 조사 대상인 15개 국가의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통화 요금은 2004년 32.80달러에서 2008년 28.84달러로 줄어들었으나 우리나라는 2004년 43.32달러에서 2008년 45.60달러로 오히려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하는 이동통신 요금수준 역시 이미 상당한 상태다. 지난 9월 23일 소비자시민모임이 서울 거주 20∼50대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이동통신 요금 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다'고 답변한 사람은 전체의 66.3%. '매우 비싸다'라는 답변은 전체의 27.5%였다. 또한 기본료를 지금보다 '50% 이상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28.0%로 가장 많았고, 통화요금은 '10초당 10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42.6%로 나타났다. 특히 망내 할인이나 결합할인 등 요금 할인제도에 가입한 사람은 응답자의 33.2%였지만, '할인제도가 효과가 없거나 효과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이 55.8%였다.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기획본부 본부장이 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가계통신비 경감 및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요금인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기획본부 본부장이 지난 9월25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가계통신비 경감 및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요금인하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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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T의 '플러스 3500'요금을 사용하는 안형선(22·여)씨는 이번 방통위의 요금인하 방안에 대해 "눈에 띄게 요금이 내려갈 것 같지 않다"며 "통화료, 기본료가 어렵다면 다른 나라처럼 문자라도 무료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달한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맞게 데이터정보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KTF의 '문자사랑 600'을 쓰는 이진영(29·여)씨는 "이동할 때 인터넷 서핑을 하는데 데이터 정보 요금이 비싼 것 같다"며 인하가 필요한 요금으로 문자 서비스와 데이터정보 요금을 꼽았다. 김준범(29·남)씨도 "내가 쓰는 통신사만 유독 다른 곳보다 데이터요금이 비싸다"며 "통화료와 데이터정보 요금을 일괄적으로 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요금 인하 안 되면, 부당이득반환소송을 할 예정"

지난 2008년 감사원이 작성한 '통신사업자 불공정 행위 규제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06년사이 국내 이동통신 통신 3사의 당기순이익 평균은 11조 1174억이다.

3사 중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T의 독점초과이윤은 매년 2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간단히 말해 SKT가 내는 이익수준이 항상 시장 독점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다. SKT는 지난 2009년 2/4분기에만 3조 679억원의 매출 중 순이익 3116억원을 남겼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SKT와 KT, LGT 세 회사가 각각 5:3:2의 비율로 차지하고 있으니 KT와 LGT역시 사실상 과점과 다름없는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동언 참여연대 간사는 "이번 방통위와 이동통신 3사의 요금 인하안은 여러 가지로 미흡한 수준"이라며 "결국 이동통신 요금이 인하되지 않으면 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거나 3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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